초대일시_2010_1210_금요일_06:00pm
관람시간 / 12:00pm~06:00pm / 월요일 휴관
스페이스 15번지_SPACE 15th 서울 종로구 통의동 15번지 Tel. 070.7723.0584 space15th.org
『Journey Through the Mind』展은 스페이스15번지에서 기획한 2인전 이다. 자기 안에서부터의 감정과 심리상태를 이미지화시키는 이화진 작가와 특정한 자기 주변의 것들을 선택하여 설치하고 사진을 찍는 칼 오마슨작가를 소개한다. ■ 스페이스 15번지
여러 곳에서 만난 수많은 이미지들과 형상들 ● 몇 년 전부터 여행을 했다. 어떤 시간 어떤 장소에서 우연적이나 필연적으로 만났던 환경은 나의 감정의 기복에 따라 때로는 즐겁고, 귀여운 기운을 때로는 공포, 두려움의 기운을 나에게 느끼게 했다. 다른 사람의 눈에는 즐거운 장면이 나에게는 불안정한 기운으로 다가오기도 하고 볼품없이 버려진 사물이나 쓰레기 더미에서 즐거운 기운을 받기도 했다. 지나쳐온 풍경들과 사람들, 동물들, 조형물에서 느껴지는 기운들과의 만남이 작업으로 끌어 들이는 실마리를 나에게 제공해준다. 그것들은 내가 머물고 서있는 그 장소와 시간, 향기, 기분까지 나의 감정을 대신해준다. ● 내가 느끼는 소소한 일상들 속에서 나의 현재 나의 상태와 내 감정의 기복들을 이입시켜 작업으로 이야기 했다. 때로는 어둡고 불안정한 오늘의 나의 심리 상태를 때로는 막연히 기대하는 미래의 희망들을 이야기 하고 날 스쳐지나가고 둘러싸고 있는 지루한 일상 속에서 나만의 고독의 즐거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 어떤 상황이 내뿜는 기운과 그것을 찾아내고 내 감정을 이입시켜 그 상황을 대신해서 이야기하고 표현하는 것은 내가 그 속에서 느끼는 감정이 이 전과는 다른 환경에서 오는 외로움과 자유를 때론 소통과 단절을 때로는 아침까지 잠을 못 이루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괴로움과 두려움의 표현이다. ● 익숙한 세상과의 단절은 내 속의 또 다른 눈과 감각을 열어 주었고 자신에게 물어보고 이야기 했던 수없이 많은 답이 없는 질문들은 매일 나를 괴롭히며 또 따른 답이 없는 질문들을 만들어 냈다. 나는 그 답을 찾기 위해 목적지 없는 길을 나섰고 그 길 안에서 만난 것 들은 나의 현재 심리상태와, 기운들을 대변해주는 매개체가 되었다. ● 어떤 곳에 있던 내가 바라보고 내가 밟고 있는 땅이 현실이고 그 곳에서 느끼고 소통했던 것들은 현실과 비현실의 세계를 넘어선 알 수 없는 힘과 이미지들은 내 작업에 담았다. ■ 이화진 LEEHWAJIN
장소가 생성하는 작업 ● 「밀물과 썰물 (Ebb and Flow)」 시리즈는 특정한 장소에 대한 반응으로 제작한 설치작업을 찍은 극히 세밀한 대형 사진입니다. 그 오브제들은 치밀하고 의도적인 방식에 의해 선택된 것들입니다. 우연히 발견된 오브제들로 이루어진 일상적인 조각이나 설치가 아니라 치밀하게 구성된 이미지들입니다. 그래서 그 구축물은 겉보기엔 아주 임의적으로 보일지라도 실은 아주 정교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저의 이전 작업은 시적이라고 할 수도 있는 다소 은밀한 제스쳐로 이루어졌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번 시리즈는 환경과의 관계에서 볼 때 훨씬 침입하는 듯한 느낌, 심지어 전혀 경우에 맞지 않는 부적절한 성격까지 지닙니다. 또한 매우 거칩니다. 왜냐하면 환경 자체가 그런 성격을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고양 주변의 환경은 아주 역동적이고 흥미진진한데, 제가 자란 곳과도 비슷합니다. 고양의 주변환경은 시골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도시도 아닌, 일종의 "사이의 존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실체가 고정되지 않은 "되어가는" 장소 같은 것입니다. ● 작품 제작과정은 그야말로 설치작업 같은 것이었습니다. 「밀물과 썰물 No. 3」을 제작하는 실제 과정은 사진을 만드는 게 아니라 일종의 조각을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그 장소를 관찰하면서 관심을 두었던 개념 중의 하나는 자연-문화라는 이분법이었습니다. 불은 물론 문화의 요소입니다, 불의 사진 또한 확실히 문화의 한 부분이지요. 하지만 불은 훨씬 기본적인 혹은 원초적인 문화 같은 것이어서 자연의 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바로 이것이 그 장소에 대한 저의 반응이었습니다. 자연과 문화의 중간 지점 같은 곳. 그런 장소가 먼저 오고 거기에 대한 반응이 따라 온 것입니다. 이 곳 바로 옆에 건축 현장이 있는데, 이 설치작업은 그런 전체적인 맥락과 환경 속에서 나온 반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밀물과 썰물 No. 2」의 장소도 건축 현장입니다. 그 장소에 저의 침대보와 그 주변에서 발견한 화분을 가져다 놓았는데, 이미 얘기한 바와 같이 그 오브제들은 단순히 우연히 발견된 것들이 아닙니다. 그 장소에 대한 저의 반응에 따라 그 오브제들을 찾고 특별히 선택한 것입니다. 따라서 그 오브제들은 장소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이라기 보다는, 사실 이후에 사후적(事後的)으로 발생한 계획적이고 치밀한 구조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체 과정은 분명히 장소에 의해 생성되는 것입니다. 이 작업들은 고양이라는 장소 때문에 존재하게 된 것입니다. 또한 이 작업은 한시적이고 과도적입니다. ● 「밀물과 썰물 No. 1」에서 볼 수 있는 유형의 항상성은 실제로 영원한 것이 아닙니다. 그 오브제들은 일시적으로만 그런 형태로 존재하다가 결국 완전히 자연의 일부가 될 것입니다. 이 설치작업을 위해 전(全)과정에 걸쳐 (버려진 가구들을 산중턱까지 직접 옮기면서) 굉장히 많은 육체노동을 하였는데, 사진 자체는 단 한 순간만을 담고 있죠. 사진은 창작의 전체 과정을 결코 담아내지 못합니다. 하지만 다른 어떤 매체를 쓴다 해도 실제과정 전체를 담을 수는 없습니다. 만약 누군가가 이 사진 이미지들에서 자기 나름대로의 어떤 의미를 찾아낸다면 저는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저는 관람자가 제 작품을 어떤 식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명령하거나 지시하지 않습니다. 과거에는 전체 과정을 전달하기 위해 애썼지만 이제는 거기에 대해 좀 더 자유로운 상태입니다. ■ 칼 오마슨 Kalli Omarsson
Vol.20101212d | Journey Through the Mind-이화진_칼 오마슨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