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 Happy Day!

2010_1211 ▶ 2011_0111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김경민_김래환_김영주_김주호_변대용_양태근_최수환_최혜광

책임기획_나민환

후원_롯데백화점 안양점

관람시간 / 10:30am~08:00pm / 금~일_10:30am~08:30pm / 백화점 휴무시 휴관

롯데갤러리 안양점 LOTTE GALLERY ANYANG STORE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안양1동 88-1번지 롯데백화점 7층 Tel. +82.31.463.2715~6 www.lotteshopping.com

그림이 과연 즐거울 수 있을까. 우리는 종종 고통 속에서 진정한 창작이 나온다는 이야기를 하고, 예술은 배고픈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무엇을 그렸는지 한 눈에 알 수 없는 현대미술 작품들은 다른 세상 이야기 일 뿐, 마음 속에 깊이 와 닿지 않는다. 나의 일상과 전혀 상관없는 듯한 그림은 고통스러운 산물이라고 느껴져서 여유로운 여가시간에 굳이 "머리 아프고 힘든" 그림을 보러 미술관을 가게 되지 않는다. 즉 아무리 경제가 발달하고 그에 따라 미술에 대한 인식이 나아지고 있다고 해도 우리가 그림을 보러 가는 대부분의 이유는 아이의 교육적 측면, 혹은 각자 미술관이라는 "우아하고 고급스런" 이미지를 소비하는 것에 그칠 뿐, 그것이 그림을 소비하는 진정한 즐거움으로는 연결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그림을 많이 보며 감상해 보라는 말을 하지만, 어떻게 해야 느낄 수 있는지 알기 어려워서 그냥 피해버리는 경우도 많다. ● 하지만 편견을 버리고 가만히 생각해보면, 누구나 쉽게 사진을 찍고, 사진 위에 그림을 그리며 감정을 표현할 수 있게 된 시대에 그림이 즐겁지 않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그림이 줄 수 있는 내 집 같은 따뜻함은 바로 일상성에 있기 때문이다. 점심에 먹은 비빔밥 위의 오색찬란한 나물은 색면 추상이 될 수 있고, 영화관의 팝콘은 신인상주의 점묘가 될 수 있다. 범람하는 이미지 속에서 회화의 개념은 점점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작가와 관객 간에 발생하는 커뮤니케이션의 축소판은 우리 일상에서도 나타난다. 우리는 때론 처음 만난 사람의 인상착의를 친구에게 설명하기 위해 언어로 묘사하지 않고 쉽게 그림을 그린다. 그리고 친구는 이 그림을 읽어낸다. 이 과정을 다시 말하면, 화가는 마치 우리가 친구에게 하듯이 하고 싶은 말을 쉽게 전달하기 위해 말 대신 그림을 그린 것이고, 관객은 그것을 읽어내는 것이다. 그리고 만약 그림이 아직 정확히 마음에 와 닿지 않았다면 우리가 친구에게 추가적인 질문을 하듯이, 작가의 다른 그림을 보고 작가노트를 읽어봄으로써 한층 더 가깝게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림은 작가와 관객 사이의 조형언어이기 때문에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것일까 귀를 기울이는 정도의 노력만 있다면 더 이상 그림이 머리 아프고 힘든, 고통의 산물로만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 다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보자. 그림은 과연 즐거울 수 있을까. 많은 답 중에서 아마도 분명한 것은, 그림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이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작은 온기가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림은 소통이다. 나의 일상에서 그림을 만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모르는 사람과 그것으로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 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여름에 시원한 바람을 찾아 은행에 가본적이 있다면, 이번엔 따뜻한 온기를 느끼기 위해 겨울, 그림을 찾아보자. 그리고 속으로 외쳐보자. 'Oh! Happy day!' 라고.

김경민_기타치고 싶은 날_브론즈, 스텐레스스틸_160×350×120cm_2009

김경민 ● 작가는 여성작가 특유의 감각으로 삶 속에서 체험하고 있는 내용들을 해학적이면서도 풍자적인 구성으로 많은 작품들을 발표해 왔다. 우리 동시대의 어떤 작가도 흉내 내기 힘든 탁월한 모델링 역량을 바탕으로 자신이 겪고 있는 삶의 내용들을 일기 쓰듯 쉽고 재미있게, 그러면서도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표현함으로써 주목 받고 있는 작가이다. 코믹한 연출과 자유자재로 변형하고 재구성하는 모델링 감각, 평범한 소재를 섬세하고 재치 있게 구성하는 상상력과 표현 능력, 극적이고 동적인 등장인물들, 회화에 필적한 만한 다채롭고도 강렬한 색채, 치열하고도 부단한 창작 에너지 등이 이 시대 가장 주목 받는 조각가로 부상하게 만든 원동력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작가의 작품이 우리에게 웃음과 기쁨을 주는 것은 단순히 코믹한 설정이나 연출만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작가 특유의 상상력과 감수성이 결집된 결과라는 사실이 중요하다. 단순한 대상을 대면하면서도 작가의 상상력은 자신의 작업을 보다 기발하고 풍부한 교감과 메시지가 가능하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는 것이다. 작가의 상상력이란 무엇보다 삶 자체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보다 아름다운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하는 의지로부터 분출되는 것이기도 할 것이다.

김래환_자리찾기_폴리우레탄채색_120×60×140cm_2009

김래환 ● 사람들은 산업사회 이후로 그들이 몸담고 있는 사회나 조직에 빨리 적응하며 유연한 관계를 맺어가고 있다. 그 속도와 기교는 더욱 정예화되고 학습되어져 또 다른 유전인자로 자리매김할 만 하다. 그것은 개인으로서 가지는 순수한 자유에 대한 기만일 수 있지만 그것은 거부되고 거세되어 진지 오래다. 오히려 그들은 미끈하고 유연한 자세로 세상사에 침잠(沈潛)하여 미끄덩거리는 몸집으로 비집고 들어와 안주한다. 항상 밤과 낮처럼 두 종류의 삶을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우리들은 오늘도 그들 눈으로 또 다른 모습의 자기를 투영하며 두리번거리고 있다.

김영주_가을에 편지를_steel,painting_가변설치_2010

김영주 ● 내 작품에 등장하는 누꼬들은 항상 웃는 모습, 익살적, 풍자적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한다. 누꼬들의 모습이 누군가에는 행복으로, 평화로 자유로 다가설 수 있으리라는 막연한 기대를 품고서……산바람 살랑 불어오는 허름한 작업장에서 작업하는 것 자체로도 충분한 행복이며, 오늘도 콧노래 장단 맞춰 망치 두드린다.

김주호_사랑스런 Lovable_질구이 재벌_68.5×21.5×19cm_2009

김주호 ● 김주호는 현대미술의 흐름이나 스타일화 되고 제도적으로 구축된 화단구조에서 스스로 일탈하면서 만든 독립된 아웃사이더의 주변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작가로 활동한 지난 30년 동안 어떤 단체에도, 어떤 상업적 구조에도 편입하지 않고 고집스럽게 독립된 작가적 입장을 견지해온 그의 이력에서 도전의 미덕은 더 크게 느껴진다. 인체의 원통 안쪽으로 깊숙이 들어가는 구강구조는 여러 가지 조각 재료 중에서 흙을 손으로 말아 올리며, 그 자체가 직접적 작품이 되는 질구이방식이 유일하다. 이 통(筒)으로부터 손과 팔처럼 외부공간으로 확산되거나, 구강구조를 통해 원통의 내부로 진입하는 공간구조는 그 형태의 단순성을 극복하며 김주호의조각이재미있고아기자기한형상과캐릭터를구축하게끔한다. 아마도 김주호질구이작업의최대매력이이것일터인데, 최근 작업에서는 더욱 입모양의 변화를 통한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변대용_장화신은 두루미_레진_200×58×110cm_2008

변대용 ● 변대용은 우화를 만들어 내는 데에 능숙하다. 그의 '동물―인간'은 두 가지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하나는 '인간의 동물화'이고 다른 하나는 '동물의 인간화'이다. '인간의 동물화'는 인간적 삶에서 갖추어야 할 가치, 이를테면 타자에 대한 윤리 등이 자본주의 교환체계에 함몰됨으로써 인간이 동물화되는 현실을 보여준다면, '동물의 인간화'는 문명에 의해 파괴된 자연이 도리어 문명에 폭력적으로 전유되어 자연이 문명에 종속되어버린 현실을 폭로한다. 변대용의이조형언어를귀중하게여겨야하는것은이때문에비롯된다. 조형적 텍스트의 의미와 사회적 현실을 명백하게 연동시키는 이른 바, '알레고리'를 구사하기 위해서는 작가의 현실에 대한 비판적 인식이 필수적이니 텍스트와 현실이 연계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일 터이다.

양태근_불안정한 화합_스테인레스 스틸,나무_134×68×110cm_2007

양태근 ● 본인은 삶과 죽음의 숙명적 공간인 '터'를 찾는데 일관된 관심과 애착을 보여 왔다. 초기의 '터' 연작들은 우리의 잠재의식 속에 남아있는 원형으로서의 터에 대한 기억과 인간이 태어나고 자라나면서 생활했던 터에 대한 갈망이 표현되어 있다. 그렇다면 내가 찾아가려는 미지의 장소는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그것은 '존재의 근원(根原)'이라고 할 수 있겠다. 어느 누구도 정의 내릴 수 없는, 인간 정신의 근원지에 대한 끊임없는 갈망이 나의 작업 곳곳에서 보인다. 하지만 본인은 그 '존재의 근원'에 집착하는 것은 아니다. 그곳에 다다르고자 하는 몸부림을 주시하고 있을 뿐이다. 본인은 존재의 근원을 찾기 위해 혼란스러워 하고 방황하며 갈등을 일으키는 행위 그 자체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최수환_Christmas Tree_Glass, LED, Steel_250×154×154cm_2009

최수환 ● 초기 작업에서 최수환은그리기에서누구나시도해보는초상이나정물등주변의오브제를빛으로재현하였고, 이는 정교한 아라베스크 무늬 같은 장식적이면서도 평면적인 추상 작업으로 이어졌다. 최근에 작가는 본질의 실체성을 다루는 것에 더욱 주목하고 꽃이나 전구 등 이미지를 삼차원적으로 보다 섬세하게 형상화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최수환의 작업을 관통하는 것은 "시각공간(실제적 공간)과 비시각 공간(비실제적 공간) 사이의 관계"이자, 관객의 지각(감각의 종합)과 대상/현상의 실체 사이의 시각적 리얼리티를 탐험하는 것임에 주목해야 한다. 여기서 손으로 만질 수 없는 비물질적인 존재인 빛은 가장 실제적인 듯 보이면서도 비실제적인 매체이자 공간으로 사용된다. 그의 작업은 넓게 보면 디지털 영상시대에 범람하는 각종 이미지, 즉 픽셀 단위로 조합된 상과 무빙 이미지가 대상/현상의 실체인가라는 의문과도 연관된다. 실제보다 더 매혹적인 빛의 환영은 결국 작가가 하나하나 뚫어낸 수 많은 구멍들일 뿐인 착각의 이미지인 것이다.

최혜광_기린의 봄나들이_갤코트에 자동차용도료 채색_가변설치_2008

최혜광 ● 나의 작업은 즐겁고 아름다웠던 기억의 발자취를 더듬어 가는 것이다. 어린 시절 로봇태권브이를 보며 지구의 평화와 정의를 지키는 꿈을 꾸었고, 만화영화를 보며 상상 속에서 우주를 여행하였다. 심심했던 어느 오후 의자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쳐다보며 누군가 나와 놀아주길 원했던 그 시절을 「안녕하세요」라는 작품으로 제작하였고 「기린인척의 나들이」에서 기린인 척은 나의 아바타 역할을 하는데 소풍을 나온 척의 가족들이 사람들이나 동물, 식물을 신기한 듯 바라보는 모습으로 제작하였다. ■ 롯데갤러리

Vol.20101211a | Oh, Happy Day!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