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쓸쓸함

서수경展 / SEOSOOKYOUNG / 徐琇卿 / painting   2010_1211 ▶ 2010_1231 / 월요일 휴관

서수경_2010년1월9일저녁_장지에 아크릴채색_150×110cm_2010

초대일시_2010_1211_토요일_05:00pm

후원_대안공간 아트포럼리

관람시간 / 12:00pm~08:00pm / 월요일 휴관

대안공간 아트포럼리 ALTERNATIVE SPACE ARTFORUM RHEE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상동 567-9번지 Tel. +82.32.666.5858 www.artforum.co.kr

오랫동안 바라보았던 것들을 그렸다. 어떤 공간, 사람, 상황. 그리고 그것을 마주한 나의 마음들... 무엇을 오래 바라보게 되었던가. 마음이 가 닿았던 것들... 스치듯 보았으나 마음을 떠나지 않고 오래 남아 있었던 것들,,, 명절 직전 쇼핑봉투를 잔뜩 들고 흥얼 흥얼 길을 걷는 사람, 내가 사는 동네에 가로등이 탁 켜지던 순간. 눈 덮인 산에서 만난 엷은 서러움..... 살아가는 것의 아름다움과 감사를 알수록 아픔에도 민감해진다. 애써 살았으나, 삶의 고달픔에 힘겨워 하는 이들, 만만치 않을 삶의 길목에 서 있는 이들. 변두리 마을의 모습들.

서수경_명절_장지에 아크릴채색_135×145cm_2010
서수경_나무에 앉은사람_장지에 아크릴채색_82×130cm_2010

세상이 무엇으로 지탱되고, 그나마의 아름다움을 간직할 수 있는지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던 것은 내가 살아오면서 얻은 가장 큰 선물이다. 힘없고, 낮은 곳의 사람들이 지닌 그 품위와 강인함을 알고 있다. 그 아름다움을, 그 아름다움과 품위를 훼손하는 세상의 질서에 대한 노여움이 내게서 엷어졌다고 느끼는 날은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괜히 서성이며 불안했다. 작업을 하며 가장 힘겨웠던 것도 그것이다.

서수경_밤_장지에 아크릴채색_150×105cm_2009
서수경_비박_장지에 아크릴채색_72×55cm_2009

오래전. 내가 스물 한 살 때. 열다섯 살쯤이던 한 야학 학생의 뒷모습을 보며, 노여워 울었던 기억이 있다 그녀는 미싱바늘에 찔려 퉁퉁 부어오른 손가락을 한 채 수업을 받고는 밤 늦게 공장 기숙사로 돌아가는 길 이었다.

서수경_산_장지에 아크릴채색_150×125cm_2009
서수경_해질무렵_장지에 아크릴채색_150×214cm_2010

무엇이었을까? 그때의 내 마음은... 그 마음은 지나간 시간 속에서 어떤 모양으로 남아있는 것일까? 그리고 내 그림들은 그 마음과 어떻게 만나고 있는 것일까? ■ 서수경

Vol.20101209e | 서수경展 / SEOSOOKYOUNG / 徐琇卿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