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 The Alleyways

신정룡展 / SHINJEONGRYONG / 申政龍 / photography   2010_1208 ▶ 2010_1213

신정룡_The Alleyways_디지털 프린트_120×150cm_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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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7:00pm

가나아트 스페이스_GANAART SPACE 서울 종로구 관훈동 119번지 3층 Tel. +82.2.734.1333 gana.insaartcenter.com

골목길 ● 어느덧 고층빌딩과 아파트 숲들이 둘러싼 서울의 도시 환경은 우리에게 익숙한 풍경으로 변해버렸고, 우리는 노후한 건물들이 헐리고 정형화된 빌딩들이 올라가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러기에 달동네의 골목길 들은 뉴타운 정책과 재개발로 인하여 당연한 듯 사라지고 있다. 그래서 우리들의 기억 속에서도 점차 잊혀지고 있는 이러한 골목길 풍경을 담아보고 싶었다.

신정룡_The Alleyways_디지털 프린트_100×125cm_2010
신정룡_The Alleyways_디지털 프린트_100×125cm_2009

서울의 골목길은 한국전쟁 이후 군사 개발기 때, 서민들이 삶을 위해 언덕과 비탈에 집을 지으면서 도로도, 공원도, 어떤 계획도 정해진 것이 없는 그곳에서 사람들은 스스로의 힘으로 길을 만들고, 집을 지어 지금의 동네와 골목길이 이루어지기 시작했으며, 이러한 골목길은 아이들의 놀이의 공간이며 동네 아주머니들의 친목의 공간이 되었다. 사람 한 명이 겨우 지날만한 좁은 골목길들과 경사진 골목 너머로 보이는 녹슨 양철지붕을 인 낮은 집, 골목길 따라 내어놓은 화분들, 흰 벽 위로 보이는 붉은 기와지붕 등 달동네의 다양한 집들이 어울려 있는 모습들은 골목길을 지나는 사람들에겐 익숙한 풍경이었다.

신정룡_The Alleyways_디지털 프린트_100×125cm_2009
신정룡_The Alleyways_디지털 프린트_100×125cm_2010

도심의 골목길이 도시 기능의 효율에 맞춰 계획된 직선의 공간으로 정비된데 비해, 달동네의 골목길은 직선이나 곡선 등의 일정한 형태로 규정지을 수 없으며, 길을 따라 가다보면 미로 속으로 들어간 듯 혼돈에 싸이기도 하고, 쭉 뻗은 길을 내려가다 갑자기 직각으로 꺾이는 길이 있는가 하면, 느닷없이 막다른 길에 이르거나, 높다란 담을 따라 둥글게 돌아가다 보면 갑자기 확 트인 달동네의 전경이 펼쳐지기도 한다. 골목길에서는 계단 역시 중요한 풍경이다. 흔히 계단은 소설이나 음악에서, 어떠한 장소로 우리를 인도해주는 도구로 자주 인용된다. 환상적인 계단의 모양들을 따라가다 보면 빛이 가득한 곳에서 마치 깊은 어둠의 세계로 빠져드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하며, 정상에 희망이 기다리고 있길 기대하며 올라보기도 한다. 그러나 반대로 현실에서의 이 계단들의 끝없는 연결은 가혹한 생활의 반영일 수도 있다. 이렇게 달동네에서의 계단은 서민의 삶의 애환과 함께 하고 있다.

신정룡_The Alleyways_디지털 프린트_120×150cm_2009
신정룡_The Alleyways_디지털 프린트_100×125cm_2009

그러나 이러한 서민들의 공간들은 쓰레기가 넘쳐나고, 치안이 불안하고, 차가 지나다닐 수 없이 비효율적이며 도시의 발전상에 저해가 되는 공간인 이른바 불량주택으로 규정되어 재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이곳은 고층빌딩이 들어오고 반듯한 모습으로 구역정리가 되는 등, 도시적이고 세련된, 편리한 환경으로 변화되겠지만 이 골목길들이 모두 사라지고나면 화분으로 만들어진 정원, 다양한 형태의 계단과 파란 하늘을 빌딩에 구애받지 않고 볼 수 있었던 아름다운 풍경을 사진으로만 보면서, 도시에서 걸러진 그때 그 골목길을 그리워 할 것이다. ■ 신정룡

Vol.20101208d | 신정룡展 / SHINJEONGRYONG / 申政龍 / photography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