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10_1129_월요일_12:00pm
관람시간 / 09:00am~05:30pm / 2,4째주 주말 휴관
샘표스페이스_SEMPIO SPACE 경기도 이천시 호법면 매곡리 231번지 Tel. +82.31.644.4615 www.sempiospace.com
때로는 말보다 한 장의 그림이 의미를 전달하는 데 훨씬 효율적일 때가 있다. 언어가 발달하기 전 원시시대의 동굴벽화를 시초로 신문, 잡지, 서적, 광고 등등 우리 생활 곳곳에 그림은 깊숙이 포진해 있다. 우리는 생활 속 의미를 전달하고 내용을 암시하는 등의 그림을 일러스트레이션이라고 일컫는다. 디자인 작업으로 분류 되었던 일러스트레이션은 점차 그 의미가 확장되어 장르의 경계를 허물어가는 선두 주자가 되어가고 있다. 순수 미술에서도 일러스트레이션의 분위기를 담아내는 작품이 많아졌고, 더불어 디자인 또한 회화 작품과 명확한 경계를 짓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점차 복합적인 개념을 갖춰가는 추세에서 장르를 분명하게 구분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이들의 공톰점은 선의 방향을 창조해내는 작가의 꿈, 열정, 영혼이 담겨 있다는 사실이다. 그들의 선 하나 하나에는 우리에게 전달 하고 싶은 메시지와 함께 화면 속에서 꿈틀 거린다. 시각적으로 형상화 되어 있지 않은 것들을 그들의 눈으로 흡수하여 손을 거쳐 선으로 그려나간다. 의식과 무의식을 넘나들며 그들의 손과 선은 화면 속에서 멈추지 않는다. 그들의 선에서 회화의 존엄한 자긍심마저 느낀다. 장르라는 단어가 무의미할 정도로 다양한 시도와 기법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곳곳에서는 회화의 본질이 사라질까 우려의 목소리도 들려오지만 여기 두 작가의 작품을 통해 장르 구분의 소멸 속에 회화의 본질은 여전히 건재하다는 사실을 증명해본다. ■ 김연희
그의 모든 그림들은 실존 인물을 대상으로 그려지는데 각 모델별로 나뉘어 시리즈화 되는 특징을 보인다. 대게 모델의 가명 혹은 시리즈명(주로 그가 그 시리즈에서 집중한 미술적 기교명)을 따 넘버링 형식으로 나뉜다. 넘버링은 제작순서대로 부여되며 이를 통해 관람객은 보다 쉽게 작품의 연차를 알 수 있다. 누드화의 경우 주로 크로키(속사화)형식으로 제작되는데 한 시리즈 당 적게는 약 100작에서 많게는 300작 이상 그려지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허나 많은 작품 수에 비해 전시작으로 셀렉팅 되는 것은 극히 적기 때문에 넘버링 사이가 멀다.
모델의 셀렉팅과 작업방식, 페인팅의 경우 ● 크로키와 달리 오랜 시간과 숙고가 필요한 페인팅에서는 그는 먼저 작품의 컨셉을 정한 뒤 그에 맞는 모델을 셀렉팅 한다. 그의 작가노트처럼 모델과의 충분한 대화와 교감을 통해 모델 자체의 내적 에너지와 이에 반응하는 화가의 감각을 최대한 끌어내어 오랜 시간 동안 작업하는 형식이다. 주로 아크릴로 작업되며 모델의 느낌에 따라 부가 재료가 선택되는 식이다. 부가재료로는 파스텔, 오일파스텔, 콘테, 목탄, 색연필, 금속물감, 한국화물감 등 거의 모든 미술재료를 망라한다. 그의 대다수 작품이 Mixed media 로 재료가 표기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크로키의 경우 ● 주로 서울 각지의 누드화실을 전전하며 작업하고 그 나름대로 모델별 시리즈를 준비한다. 모델이 갖고 있는 그 인물 고유의 느낌을 최대한 끌어내며 작업하기 때문에 모델별 재료선택, 표현기법 등이 모두 다르다. 작품간 그림의 느낌과 기교가 크게 다른 것은 이 때문이다. 크로키의 경우 짧은 작업시간으로 인해 페인팅과 달리 부가적인 재료의 수는 넓지 않으며 주로 콩테, 파스텔 등과 같은 짧은 시간 안에 다양한 효과를 줄 수 있는 재료들이 선택된다. ■ 샤르봉
당신의 꿈이 뭐냐고 물음을 던졌을 때, 타자들은 잠시나마 상상하고 생각한다. 나의 생각에 이끌려 그려지는 작품 속의 깨알 같은 꽃잎은 상상 속의 로망에서 시작되어 하나씩 퍼져나간다. 꽃은 만발했을 때, 찬연한 색과 그윽한 향기로움으로 사람들을 유혹한다. 이러한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싶은 '세속적 욕구'와 은은함으로 사람들을 이끄는 '내재적 아름다움'의 특성을 동시에 보여줄 수 있는 것이 꽃잎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렇듯, 공존하기 힘들어 보이는 두 존재 속에 우리는 늘 살아간다.
일상의 소소한 것에서부터 정치적 이슈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에 관심을 갖고 시야에 들어오는 개체의 한 부분을 담아, 꽃잎 드로잉을 통해 의식적인 선에서부터 무의식적인 선에 이르기까지 꽃잎들을 그려간다. 이렇듯 타자들의 생각덩이들은 모이고 모여 하나의 꿈덩이가 되고, 그 꿈덩이들은 또 다른 형상으로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낸다. 이처럼 우리는 의식적으로 세상을 살아가기도 하지만, 때로는 무의식적으로 세상에 몸을 던지기도 한다. 공존할 수 없을 것 같은 두 존재가 공존하는 것처럼 의식과 무의식을 넘나들며 꽃잎은 이어진다.
활짝 피어날 때가 있으면, 시들어버릴 때도 있는 것이 꽃이자 인생이다. 인생은 예술이 되고, 예술은 꽃이 된다. 고로 인생은 꽃이다. 내가 관찰하고 만들어가는 작업 속의 세상은 우리와 동떨어진 세계가 아닌 것이다. 동시에, 이러한 꽃잎들이 작업에서와 같이 서로 이어질 때, 비로소 나의 작업도 '세상'이라는 '조물주의 작품'처럼 '하나의 완성품'이 되어간다는 점을 은유적으로 드러내고 싶었다. 이는 인간의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꿈을 은유화하여 색면의 이미지와 초현실적인 표현의 복합된 뉘앙스로 형상화된다. 이렇듯 내면적 꿈의 형상인 꿈덩이를 드러내고 현실 속에서의 꿈을 억압된 것으로부터 자유롭게하고 싶은 욕망을 반영하고 싶었다. 본인은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적 진술을 통해 타자와의 이야기를 시도한다. 타자가 가지는 억압된 꿈에 대한 고민을 풀어나가며 관객의 내면의식을 일깨우고자 한다. 결국 본인의 작품은 우리 모두의 무의식 속에 잠재되어있을 다양한 꿈을 바라보고 상상하는 자기 고백적 치유의식과 상호작용을 위한 내적 심리세계의 발현이라고 할 수 있다. ■ 홍수정
Vol.20101205g | 언어의 한계 극복 – '멈추지 않는 선(線)'_샤르봉_홍수정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