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템포러리 아트 저널 CONTEMPORARY ART JOURNAL 서울 종로구 안국동 63-1번지 Tel. +82.2.722.7258 www.cajournal.co.kr
옛 것을 오늘날 다시, 우리의 시대를 돌아보고 이야기하는 자리는 많을수록 좋다는 생각이다. 이미 문학판-『계간 창작과 비평』, 『문학동네』등-에선 앞 선 세대와 젊은 세대와의 깊은 담론들이 지속적으로 오간다. 이번 가을호 특집은 젊은 미술인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컨템포러리아트 저널』의 피플란이 한국현대미술을 이끌었던 선생님들의 육성을 듣는 자리라면 이번 가을호는 미술계에 입문한 젊은 미술인들의 소리를 듣는 자리다. 지면을 통해 세대간 대화를 해보고자 기획해 본 것이다.
일단 편집부에서 선정한 20대 후반에서 30대 초·중반의 작가, 큐레이터, 갤러리스트, 인턴, 대안공간 기획자, 공공미술기획자를 무작위로 선정해서 동일한 질문을 던졌다. 그 중 13명이 답을 해왔다. 4개의 질문은 현재 하고 있는 일을 가급적 구체적으로 물었고, 자신이 속한 세대를 특징짓는 요인, 국내 미술계 환경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 현대 직면한 가장 어려운 점이다. 첫 번째 질문은 현재 하고 있는 일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을 요구했다. 스스로 정체성을 규정하는 질문이며 모든 직종이 그렇듯, 그 직종에 적합한 일만 하는 게 아닐 것이기에. 작가가 작업만 하지 않고, 큐레이터가 큐레이팅만 하지 않을 것이기에. 물론 질문의 이면을 속 깊게 적어 준 몇 분이 있다. 두 번째와 세 번째 질문이 사실은 젊은 미술인들에게 듣고 싶은 고갱이다. 자신이 속한 세대의 특징과 국내 미술계의 환경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이들은 자신이 속한 세대를 특징짓는 건 '개인성', '자본과 제도', '글로벌화'로 특징지어지며 여기서 생산된 '개인적이고 일상적인 소재', '고독감' 등을 작품의 소재로 삼는다는 답을 했다. 스스로 자본과 시장에 노출되고 정보와 미디어가 만들어낸 환경 속에서 네트워킹을 하지만 고독하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자동화와 기술적 상상력의 위기'라든가 '비평의 게토/방언화', '디지털 러터라시의 위기'라는 답도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이런 답들이 기성 담론을 다시 읊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것 역시도 젊은 미술계의 현상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여기서 작가 송수영의 답은 귀담아 들을 만한데, 윗세대가 가진 사회적 조건과 미술에 대한 열정은 자신이 속한 세대와 다르다는 점을 조목조목 짚으면서 삶과 미술에 대한 태도가 어떻게 작품의 형식 자체를 변하게 하는지 진솔하게 답하고 있다. 국내 미술계에 대한 자기 자신만의 진단에 대해선 '비평의 부재', '작가 지원프로그램의 편중 현상', '창작자 중심의 제도', '급변하는 창작 환경' 등을 들었다. 작가로서 레지던시 프로그램이나 창작지원금 프로그램을 위해 소비하는 물리적 시간과 정신적 에너지가 많다는 답변도 있었다. 꾸준하고 지속적인 작품 숙성을 위한 경제적 문제에 대한 불안을 지적한 사람도 있었다. 무엇보다 이번 특집에서 젊은 미술인들은 공히 대부분 자본의 탈영토화와 금융화로 대변되는 신자유주의와 이를 추동해 낸 인터넷 환경의 수혜와 제약을 인식한다는 점이었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 인식이 작품의 형식과 전시기획, 담론으로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개인으로서 미술시장과 제도를 이해하는 속도가 빨라지고 쉬어진 만큼 그것에 대한 부작용, 그러니까 속도와 자본, 시스템에 함몰될 위험도 많아졌다. 그리고 이러한 환경은 개인으로 살아남는 방식을 강요한다. 팝, 의사-내러티브, 짜깁기 등의 형식, 틈, 모호성을 내세우는 존재론, 더 이상 공공적이지 않는 공공 프로젝트의 범람 등이 그러한 결과물일 것이다.
불안과 고독감을 정치화하고 예술화하는 방식, 실체를 비가시화하는 온갖 제도적 시스템과 정치·사회적 환경에서 탈주하는 방식에 특별히 해답은 없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이 드러날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을 만드는 노력, 진솔한 대화는 지속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하겠다. 머뭇거리지 않고 묵묵히 가는 젊은 미술인에게.
판형은 219×280mm, 국/영문, 권당 가격은 8,000원.(1년 구독료는 30,000원) 정기 구독문의는 홈페이지www.cajournal.co.kr이나 02-722-7258로 연락하면 된다.
■ 목차순서
에디토리얼 '아픔'과 '초대'의 감각_심상용 피플 "예술도 행정도 교육도 모두 삶으로 소급되지"_김정헌 특집 - 젊은 미술인의 초상 1. 머뭇거리지 않고 묵묵히_정형탁 2. round table : 젊은 미술인에게 듣다 3. 이즈음 예술계의 후배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우리 몸 굴림의 근원적 취지를 새삼 돌보게끔 하는, 드넓고 크고 깊어 활달한 경치 넷_김학량 4. 류병학과 '친구들'_류병학 5. 답변들 리뷰 1. 미래의 기억을 이렇게 색다르고 흥미롭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_현지연 2. 수보드 굽타의 현재를 읽는 한 전망_심상용 3. 예술과 상품, 그리고 사물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건들_이선영 트렌드 - 변화하는 창작환경시스템을 만나다 큐레이터's 노트 2010년 여름, 4개월간의 기록_황진영 연재 차가운 예술창작, 왜곡된 미술애호를 넘어서_심상용
Vol.20101201g | CONTEMPORARY ART JOURNAL 2010년 가을 / 4호 / 젊은 미술인의 초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