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없는 바람

2010_1126 ▶ 2010_1229 / 일요일 휴관

초대일시_2010_1126_금요일_04:00pm

참여작가_구명선_김나리_김은진_노석미_박문종_박용남_백지희_신민주_윤남웅_이강일_이단_이진경

전시코디네이터_박영택_이진경

관람시간 / 10:30am~07:00pm / 일요일 휴관

지비잉 갤러리_g_being 서울 강남구 신사동 549-7번지 반석빌딩 4층 Tel. +82.2.541.3116 blog.naver.com/g_being

강남 신사동 가로수 길 옆으로 작은 공간, 'g-being'이 생겼습니다. 전시공간이기도 하고 복합적인 문화공간의 역할도 할 예정입니다. 아기자기한 오브제와 작품, 가구 등이 어우러진 공간입니다. 미술인들의 사랑방구실도 하고 작은 모임도 가질 수 있습니다. 이곳에 모여 작품도 구경하고 작가가 만든 테이블에서 차도 마시며 미술에 관한 수다를 마음껏 떨어도 됩니다. 간간히 진지한 예술에 관한 담론도 오가겠지요. 작품을 둘러싼 다양한 논의와 동시대 미술에 관한 여러 의견들이 교환될 것입니다. 사실 오늘날 예술은 조금 시들해졌고 농담이나 유희의 차원이 되었습니다. 가혹한 자본의 힘 앞에 조금은 위축되기도 했죠. 그러나 여전히 우리는 예술을 필요로 하고 그에 대한 뜨겁고 진지한 마음들도 쉽게 가시지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미술이 논의되고 감상되고 자극적으로 부딪치는 공간은 여전히 유효하고 필요로 합니다. 감각을 벼리고 놀라운 안목을 접하는 작품 또한 요구될 것입니다.

구명선_타들어가는 것은 담배뿐만이 아니겠죠_종이에 연필_103×73cm_2010 김은진_목욕충만도_The little God in a Bath_캔버스에 채색_194×130cm_2007
노석미_small fabric people-you are so brave!_천에 바느질, 아크릴 채색_가변크기_2004~10 김나리_푸른 꽃_세라믹_32×39×46cm_2010

전시공간은 많고 다양한 아트페어도 넘쳐나지만 정작 미술인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일반인들과 함께 작품을 즐길 수 있는 곳은 부재한 편입니다. 이곳 'g-being'은 그런 작은 공간이고자 합니다. 이곳에 여러 작가분들의 작품을 모았습니다. 동시대 작가들의 뛰어난 작품이 일상의 사물들과 함께 가득한 자리입니다. 올 한해 전시한 작가들의 작업에서 엄선해서 뽑았습니다. 그러니까 올해 접한 작품 중 '베스트'를 선정한 것 입니다. 전시 사정상 모두 15명의 작가들이 참여했습니다. 회화와 사진, 조각 분야에 걸쳐 흥미로운 작업들을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동시대 미술의 상투적인 시류와 동떨어진 자리에서 자기 감성의 극한을 밀어올리고 있는 작품들입니다. '말없는 바람'으로 다가오는 힘이 있습니다.

박문종_드로잉Ⅱ_장지에 먹, 흙물_76×49cm_2010 박용남_팝콘_Popcorn and Pa×_대리석_57×50×20cm_2010
백지희_Bittersweet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유채_146×112cm_2010 신민주_-4 objet series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20×7cm_2010
윤남웅_새팜니다_아크릴 채색_140×91cm_2010 이강일_소나무_종이위에 먹, 아크릴채색_30×21cm_2010

연필로 이루어진 구명선의 어두운 드로잉은 여자의 내면과 복잡한 심리상태를 기이하게 발산한다. 노석미는 일러스트레이션에 유사한 그림/ 문장을 통해 현실을 살아가는 개인의 내밀한 정서를 간결하게 표명한다. 이강일의 드로잉은 인간을 대상으로 이른바 조형과 구조에 대한 일련의 시도, 학습의 진지함으로 가득한 선의 궤적을 유연하게 증거한다. 이진경은 드로잉, 회화를 통해 이 세상의 모든 사물과 풍경에 대한 사시적 비틀기와 유니크한 미감을 찾아나서는 여로를 보여준다. 박문종과 윤남웅의 동양화 작업 역시 투박하고 정직한 붓질과 검은 먹 색 아래 비근한 일상과 삶의 정서를 천진하게 풀어나간다. 조헌의 인물화는 대상의 왜곡과 표현적인 붓놀림으로 강렬한 정서를 전율처럼 안기는 힘 있는 페인팅이다. 이단비의 사진은 이른바 자화상으로 이념적 도상인 불상과 자신의 화려하고 관능적인 누드를 겹쳐놓아 그 이질적인 충돌의 대비를 극화한다. 해서 성과 속이 한 자리에서 흔들린다. 김은진의 강렬한 채색화 역시 주술적이고 기복적인 색과 도상의 의미를 개인적인 서사의 풍경 안에 풀어놓는 작업이다. 김나리가 빚은 얼굴상은 조합토를 1,000도 이상으로 구워 빚은 것이다. 삶에서 비롯된 상처와 고통, 죽음과 비극 같은 것들을 죄다 삼키고 응고된 표정 하나를 안긴다. 홍승일은 사진과 회화, 독특한 화면 연출을 통해 시멘트 벽 자체를 놀랍게 재생시켰다. 그 벽은 우리네 삶의 그늘을 반사하고 한 개인의 트라우마를 반영하는 동시에 그 안으로 스며들어가 희망을 피우는 치유의 모습 또한 보여준다. 박용남은 대리석으로 김밥과 닭, 쌀알 등 음식물을 차갑게 굳혀놓았다. 일상의 음식물에 기생해 이를 단단한 돌로 새겨 묘한 공포심과 유머를 동시에 부려놓고 있다. 황혜선 역시 일상에서 접하는 사물을 확대해 선으로 남는 조각으로 벽에 부착시켰다. 그것은 벽에 그림을 그리며 동시에 입체로 자존한다. 사물을 색다르게 위치짓고 또 다른 존재로 전이시킨다. 백지희의 섬세한 색채추상은 작은 단위들이 집적, 떨림, 흘러내림 등으로 자기 감정의 미세한 영역을 풍경화하고 있다. 신민주 역시 주어진 화면에 물감, 색채를 감정적으로 얹혀놓아 어떤 결, 층을 만든다. 그것은 감정의 응고이자 자신의 삶에서 겪은 모든 것들이 불현듯 흘러내린 자취를 확인하는 일이다.

이단_Quantity of matter#89_디지털 C 프린트_135×100cm_2008 이진경_벽_광목천에 꼴라쥬 아크릴채색_53×45.5cm_2008
조헌_우울_캔버스에 유채_53×40.9cm_2009 홍승일_빛과 물의흔적_패널에 혼합채색_36.5×91.2cm_2010
황혜선_Drwaing-Sculpture_알루미늄_98×81cm_2010

이들 15명의 작가들의 작품도 구경하고 테이블에 앉아 차 한 잔 마시며 조용히 관조도 하고 오신 분과 함께 대화도 나누면서 미술에 대해 많은 상념을 품고 가시기를 바랍니다. 2010년 한 해가 저무는 자리에 마련한 이번 전시/행사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g-being'이 어떤 공간이며 무엇을 하려는지 오셔서 봐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박영택

Vol.20101130d | 말없는 바람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