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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10_1123_화요일_05:30pm
관람시간 / 10:30pm~06:30pm / 월요일 휴관
류가헌_ryugaheon 서울 종로구 통의동 7-10번지 Tel. +82.2.720.2010 www.ryugaheon.com
사진가 윤명숙을 말할 때, '바다'라는 단어를 포함시키면 소통이 쉬워진다. 알만한 이들은 모두 '아 그 바다 사진' 하고, 사진가 윤명숙을 쉬이 연상하기 때문이다. 그녀는 10여 년 넘게 오직 바다만을 찍었고, 바다 사진만으로 세 번의 개인전을 가졌다. 대상 하나를 그렇게 긴 시선으로 바라보며 오로지하기란, 마치 바다를 오랜 시간 홀로 독대하는 만큼이나 쉽지 않은 경우다. 2003년 첫 번째 바다사진 전시에서 그녀는 어둡고 무거운 바다를 보여주었다. 검은 청색의 바다에 환한 윤슬들이 생채기처럼 빗금 그어져 있었다. 윤명숙 스스로 이야기 한 '극도의 절망과 간절한 희망'이 그 바다가 보여주는 심상의 풍경이다. 2008년 한 해에 이어진 두 번의 개인전 『바다, 빛을 탐하다』 와 『바다, 청색에 물들다』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환한 바다'지만, 역시 내면의 심상이 투영된 바다다. 이러한 심상은 작가 자신으로부터 출발해, 관자(觀者)에게 그대로 전이된다. 개인의 감정을 사진으로 표현함으로써 공적인 감정으로 만든 것이다. 2010년 11월 23일부터 12월 5일까지 「류가헌」에서 전시될 윤명숙의 바다사진전 『시간의 비늘>은 바다를 주제로 한 개인전으로는 네 번째에 해당하지만, 작가 자신은 이번이 '세번째 바다'라고 말한다. 전시 횟수로서가 아니라, 그녀의 바다가 어두운 바다에서 환한 바다로, 그리고 지금의 바다로 세 번의 변화를 맞았다는 의미다. "세 번째 바다는 바다 그 자체로서의 바다다. 전에는 나의 내면을 통해 바다를 바라보았지만, 이제는 바다를 바다로 인정하는 시각이다. 긴 시간을 통해, 그럴 수 있게 되었다." 바다를 바다 그 자체로만 볼 수 있게 되자, 바다의 시간이 보였다고 했다. 수심을 재듯 달빛을 받아들이고, 포효하듯 포말을 곧추세웠다가 혼자 고요히 출렁이기도 하는. 저 먼 과거로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이어질 장대한 바다의 시간. 마치 거대한 어류의 비늘처럼, 바다의 표면에 일어나는 현상들을 관찰자의 시선으로 담담히 기록한 것이다. 신 새벽이나 어두운 달밤에, 비바람과 눈보라 몰아칠 때조차 바다 앞에 마주서던 '바다 사진가 윤명숙', 그녀만의 방식으로. ■ 류가헌
바다의 시간 ● 바다의 시간을 표현하고 싶다. 현재가 아니라 이전의 시간도 포함하고 싶다. 인간이 존재하는 시간만이 아니라, 전과 후의 무한대의 시간이다. 바다는 그 시간을 지탱해 왔다. 시간은 모든 것을 변하게 하는 능력이 있다. 시간이 감에 따라 바다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진다. 전에는 나의 내면을 통해 본 바다라면 지금은 바다를 바다로 인정하는 시각이다. 그냥 바다다. 사람들의 생각 속에 있는 바다다. 남들과 내가 아는 바다다. 짧은 순간이 모여서 장대한 시간이 되듯이, 나도 짧은 시간을 모아 나의 테마를 이룬다고 생각한다. 시간을 지나고 나면 우리가 달려가는 곳을 결국 죽음이다. 나는 다만 행복하게 달려가는 방법을 찾고 있을 뿐이다. 바다도 시간처럼 스치듯이 지나간다. 어떤 것도 의식하지 않고 바다에 몰입한 순간을 이번 전시에 모았다. 어려운 철학이나 현란한 미사여구로 바다를 포장하기보다는 순수한 바다로 봐 주었으면 한다. 바다 앞에서 사람들이 쉬어 갔으면 좋겠다. 분명히 사진을 찍으면서 스스로 정화 되지는 않는다. 정화하려고 노력을 해야 한다. 그 일을 한 후에 쉼터이고 싶다. 사진에서 사람을 정화시켜 주는 신선한 바람이 나왔으면 하는 상상을 해 본다.
난 바다 바람을 쐬면 내가 존재한다는 사실에 놀라곤 한다. 지금 이 순간에 이 바다가 좋을 뿐이다. 이 바다를 바라보고 서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 만족한다. 왜 사진을 찍냐고? 스스로에게 질문한다. 분명 난 바다를 찍으면서 희열을 느낀다. 알 수 없는 에너지가 나를 감싼다. 그것이 뭔지 모른다. 그냥 좋을 뿐이다. 존재한다는 것이 대체 무엇일까? 내가 죽으면 아무도 나를 기억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냥 수많은 사람들이 사라져 가듯이 나도 사라졌으면 좋겠다. 사진을 신들린 듯이 찍다가. 시 간 뒤에 깔려 있는 속내는 나의 존재에 대한 끊임없는 의구심일 것이다. 나는 왜 존재해야 하는지, 사람이란 무엇인지, 알 듯 모를 듯하다. 사진은 전에 사진처럼 명상적이지 않다. 가슴이 훈련해지고 아주 더울 때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행복한 것처럼 글과 말들이 표현 할 수 없는 그런 사진이고 싶다. 아마도 내 사진이 너무 달라졌다고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바다를 다른 시각으로 봤을 뿐이다. 시간이 나를 이렇게 변화시킨다. (단풍나무에 노란단풍이 든 것을 보며 위로 받다.) ■ 윤명숙
Vol.20101128h | 윤명숙展 / YOONMYUNGSOOK / 尹明淑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