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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ck of Electricity』는 두 가지의 질문을 던졌다. 첫째,"미디어아트, 전기 나갔을 때 대처방안(2009)" 둘째, "운동에너지의 액화 - 언제나 새로운 기술(2010)"이다. 전자는 반성적인 측면에서 전기가 나간다는 가정 하에 미디어아트의 의미를 찾는 것이었고, 후자는 최첨단 과학기술의 사용과 전기의 극대화가 미디어아트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를 살펴보는 질문이다. 그러나 기실 질문은 똑같다. '오류가능성의 예술적 가치'를 통해 미디어아트 분야에서 예술의 의미를 확인해보자는 말이다. 기술은 어느 시대, 어느 장소에서 언제나 새롭다. 그러나 발전의 메커니즘으로 새로운 기술을 바라본다는 것은 자기오류에 빠지는 길이다. 기술이 변화한다고 사람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기술을 바라보는 인간의 시지각에 변화가 일어 또 다른 새로운 기술들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Lack of ElectricityⅡ 운동에너지의 액화 - 언제나 새로운 기술』은 기술을 바라보는 예술가들의 관점에 대한 프로젝트이다. 여기서 기술은 발전의 메커니즘이 아니라, 예술을 위한 오류의 지점들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살펴보아야 한다. 전기가 부족하다고 예술이 퇴보하거나 혹은 아날로그로 회귀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새로운 기술은 만남을 요구한다. ■ 백곤
디지털-컴퓨터 기술이 발달하기 전에는 무조건 아날로그적인 매체들이 지배적인 힘을 발휘했다고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언어다. 매체로서의 언어가 과연 아날로그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는가 하는 물음을 던질 수 있다. 표음문자의 경우 목소리라고 하는 자연의 리듬을 아날로그적으로 반영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표의문자는 그렇지 않다. 표의문자는 표음문자에 비해 한 단계 더 추상적인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그만큼 더 아날로그적이다. 표의문자 중 많은 양을 차지하면서 그 원천이 되는 상형문자의 경우, 비록 추상적이라 할지라도 어느 정도 아날로그적이다. 하지만 표음문자와 비교해 보면 덜 아날로그적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오늘날 수학이나 물리학 및 자연과학에서 사용하고 있는 여러 인공 기호들은 아날로그적인 성격을 많이 벗어나 있다. ■ 조광제
미디어 아트 역시 예술의 흐름에 한 부분을 차지할 뿐 완전히 새로운 어떤 것은 아니다. 미디어 아트를 전통 예술과 완전히 새로운 어떤 것으로 규정하고자 할 때 오히려 미디어 아트를 협소하게 만들 수 있다. 가령 '상호작용'이니 '몰입'이니 하는 단어들을 미디어 아트 전체를 나타내는 개념처럼 사용하는 것이 그러한 사례일 것이다. '상호작용'이나 '몰입' 등의 용어는 미디어 아트의 등장으로 급부상한 단어들이며, 마치 미디어 아트를 전통 예술과 구분할 수 있는 전유물로 규정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는 설득력이 없다. ■ 박영욱
테크놀로지의 현대적 전략은 적극적으로 사람을 종속시키는 것이다. 기술적 가능성들과 작용원리는 사람의 공포를 자극하는, 의도적 은폐의 전략 너머로 사라지고 남는 것은 단순한 기계적 상호작용이 보여주는 환상이다. 반짝이는 불빛과 사람에 반응하는 듯 한 목소리(사실 이러한 상호작용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상호작용이라 보기는 힘들다.)는 관객들을 매혹시키고 호기심을 자극한다. 중요한 것은 테크놀로지가 아니라 테크놀로지가 보여주는 매혹의 스펙터클이다. 테크놀로지와 미디어의 결합은 이제 전 세계를 스펙터클로 바꿔 놓았고 사람들은 다양한 명목으로 거기에 참여하기를 강요당하고 있다. ■ 박창우
현대사회는 너무나 복잡하고 광범위해서 하나의 시선으로 모든 부분을 다 설명해내기 어렵다. 현실을 재현해내고자 하는 단순한 시도들은 다만 '현실에 대한 무엇도 말해주지 못한다'는 것만을 말해줄 뿐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필요한 것은 '구성하기'이다. 그래서 카메라의 영상과 편집 기술로서의 몽타주가 요청될 수밖에 없었다. 마찬가지로는 지금은 촬영과 편집으로 구성이 이미 끝난 영상으로는 다 설명되지 않기에, 구성을 기다리고 있는-완결되지 않고 열려 있는- 영상이 요청되고있는 것이 아닐까? ■ 한지은
이미지가 일종의 소비의 대상이 되고 우리의 눈을 무감각하게 만들고 있는 사실에는 발전된 디지털 미디어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손쉽게 이미지를 접하고, 소유하고 또 공유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많은 매체들이 우리의 주변에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이러한 기계적 복제와 생산의 흐름 속에서 우리는 오히려 인간의 손맛과 정성이 담긴 것에 대한 향수를 가지게 된다. 진보된 디지털 미디어에 익숙해지지 않으면 도태되기 쉬운 삭막한 시대 안에서 발전하는 기술에 감탄하면서도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옛것을 그리워하고 있는 것이다. ■ 최수진
화가가 좋은 붓을 사용할 때 표현력이 향상되고 창작의욕이 고취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붓을 사용하고자 하는 작가 본인의 의지와 그 이유이다. 마찬가지로 기술의 노예가 아닌 아티스트의 위치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법으로서의 그것의 발전은 반가운 것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이와 같은 기술의 속도전에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답을 생각해보는 시간은 필수적인 것이다. ■ 최희승
오늘날 사람들은 하루 24시간 온갖 매체들이 남발하는 감각적 자극에 노출되어 있다. 날로 첨단화, 감각화 되어가는 일상에서, 예술 또한 미디어아트라는 보다 직접적인 지각방식으로 관객들에게 예술을 제공하려는 작가들의 결과물일지도 모르겠다. 역사상 예술가만큼이나 꾸준히 '새로운 매체'를 제시해 온 직업군도 없다. 만에 하나 예전과 같이 전기가 없던 시절로 회귀한다 해도 작가들은 상황에 알맞은 방법으로 예술을 전달하기 위해 매체를 탐구하고 선보일 것이다. ■ 박유리
■ 기획, 엮은이_백곤 ● 서울시립대 환경조각학과와 홍익대학교 대학원 미학과 석사를 졸업하고 대안공간 루프, (사)비영리전시공간협의회, 토탈미술관, 스페이스 캔을 거쳐 현재 모란미술관 학예연구사로 활동중이다. 『선무_"세상에 부럼 없어라"』(2008), 『문앞에서 문앞까지 "Door to Door 6"』(2008), 『캔캔프로젝트 "Show me your potential"』 (2009), 『Lack of Electricity_"미디어아트, 전기 나갔을 때 대처방안"』(2009), 『오래된 집 재생프로젝트 2010 "삐걱거리는 문을 고치다"』, 『Lack of Electricity 2. "운동에너지의 액화 - 언제나 새로운 기술"』을 기획하였다.
■ 목차
4p. Project Preface Lack of Electricity Ⅱ 운동에너지의 액화 - 언제나 새로운 기술_백곤
20p. Artists & Works 「The Strongest Weapon In the World -I Love you」_송호준 「Drive to 0(zero)」 _유비호 「Stamp Mosaic-Hi Mr. Kim」_장우석 「REALITY」_전병삼 「Remove Mountains」_최종운
42p. Lecture 강연 미디어 아트에 관한 일 고찰_조광제 미디어 아트가 우리에게 주는 것은 무엇일까?_박영욱
76p. Artist's Workshop 미디어아트 연구
86p. Articles 관점들 송호준은 미디어아티스트인가?- 언제나 새로운. 기술._박창우 소통의 불확실성과 가능성-유비호 _한지은 디지털 이미지를 통해 차이와 오류 생산하기-장우석_최수진 발전하는 기술 속, 인터랙션을 향한 성장-전병삼_최희승 전기 '있음'과 '없음'사이: 미디어아트의 방향 재설정-최종운_박유리
136p. Curriculum Vitae 작가소개
■ 문의 Ambient Books 백곤 C.P._010.2819.5753 | [email protected]
Vol.20101125g | Lack of ElectricityⅡ / 기획, 엮음_백곤 / 앰비언트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