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10_1119_금요일_05:00pm_신축교사갤러리 도서관 입구
참여작가 강정석_김가연_김동규_김성환_김은혜_김혜원_남택경_박찬진_서리나_서민경 안재영_유모나_이승민_임건우_정아라_조가희_최지욱_한진_황벼리
주최_한국예술종합학교
관람시간 / 11:00am~06:00pm
한국예술종합학교 신관갤러리_미술원 뒷 건물 문화연수원 Korea National University of Arts 서울 성북구 예술길 120-3번지 Tel. +82.2.746.9000 www.karts.ac.kr
상식을 넘어서는 기이한 사랑 이야기는 문학작품의 단골 소재입니다. 소설 「폭풍의 언덕」에서 주인공 「히스클립」은 바람 많고 척박한 언덕위의 집 「워터링 하이츠」를 배경으로, 그의 연인 「캐서린」에게 스토커적인 집착을 보인 끝에 죽음으로 사랑을 이룹니다.
또 「오르한․ 파묵」은 그의 소설「순수박물관」에서 한 여자를 향한 30년 동안의 애절하고 집요한 사랑을 기술하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긴 세월동안 오로지 한 여자의 사랑만을 갈구하며 그녀의 무의미하고 하찮은 동작까지도 집요하게 관찰하고 의미를 부여합니다. 그녀가 만지고, 바라보고, 지녔던 물건 뿐 아니라 그녀의 주위에서 추억의 장면을 일깨울 수 있는 모든 사물을 수집합니다. 결국 그는 그녀가 죽은 후 이러한 물건들로 박물관을 세우고 사랑의 추억을 영원으로 승화시키려고 합니다.
사랑은 열병이라고 합니다. 파묵의 소설을 보면 열병보다도 더한, 지독한 광기가 느껴집니다. 그 광기, 집착은 예술가를 닮아 있습니다. 따라서 예술도 열병입니다. 병에 걸리지 않는 쪽에서 보면 예술가는 참으로 쓸데없는 집착으로 인생을 허비하는 이상한 사람으로 보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러한 지독한 집중력은 우리가 보지 못하던 다른 세계를 열어줍니다. 아마도 졸업전은 여러분이 그동안 얼마나 심한 열병을 앓았는지 병력을 공개하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시는 대변을 똥이라고 말하는 양식이다.」라는 말도 있습니다. 그것은 멋진 언어보다 강한 진실이 더욱 아름답다는 말일 것입니다. 졸업생 모두가 열정과 모험심과 진실을 가슴에 담은 좋은 예술가가 되었으면 합니다. 졸업 전을 위해 애써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더구나 바쁜 일정에도 선뜻 졸업 전 준비를 맡아주신 안규철 교수에게 특별한 감사를 드립니다. ■ 곽남신
Vol.20101119b |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조형예술과 제11회 졸업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