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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10_1111_목요일_06:00pm
주최_국민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 주관_국민대학교 일반대학원 미술이론전공 후원_김종영미술관
관람시간 / 10:00am~06:00pm
국민아트갤러리 KOOKMIN ART GALLERY 서울 성북구 정릉동 861-1번지 국민대학교 예술관 2층 Tel. +82.2.910.4465 art.kookmin.ac.kr/site/fine.htm
우리가 사용하는 문자가 선(線)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선은 인간에게 목소리, 몸짓과 함께 가장 널리 쓰이는 소통의 도구이며 인식의 지표이다. 동시에 선이란 가장 기본적인 회화의 요소이며 인간 감정의 본질적이고 직접적인 표현이다. 선과 여백이라면 동양화가 먼저 떠오르지만 다발 킴의 작업은 먹과 붓이 아닌 잉크와 펜으로 이루어져있다는 점에서 그것보다는 유럽 중세 수도승들의 필사본을 떠올리게 한다. 중세의 수도원이 서적을 수집하고 복제하여 지식의 수호자 역할을 했다면 다발 킴의 작업 또한 자신의 경험과 무의식을 수집하고 기록해나가는 거대한 수도원 같은 역할을 한다. 다른 점이 있다면 중세 수도승들은 기존의 책을 복제하여 공식적인 정보를 남기는데 목적을 두었지만 그녀의 작업은 세계와의 관계 속에서 일렁이는 개인적인 심상이며 무의식적인 자동기술법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그녀는 수집에 능한 수도승인 동시에 태초의 미술가인 선사시대의 주술사적인 면모를 가지고 있는데, 그녀의 치밀한 선묘는 무의식의 기록이자 예술가로서의 춤인 셈이다.
그녀 춤의 본질은 세계와의 만남에 있다. 세계는 그녀의 내부로 들어오고 그녀의 내부는 다시 세계가 된다. 그렇게 경계는 무너지고 그녀의 춤이 시작된다. 2009년 몽골의 고비 사막에서 이루어진 ‘국제 사막 프로젝트’의 경험은 그녀를 더욱 확장시켰으며 2009년 「The Passage」 연작에서 보이는 의식의 수집품들은 우리들을 환상의 여정으로 초대한다. 「The Passage」 연작 속에서 드러나는 풍경과 지형도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시간과 공간이 사라지고 그녀가 기록해 놓은 세밀한 선묘를 따라 고대의 풍경, 혹은 무의식의 신경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받을 것이다. 그녀가 새겨 놓은 환상의 지형도는 더 이상 그녀의 내부를 향한 통로에 그치지 않고 광활한 사막과도 같은 무의식의 세계를 우리에게 펼쳐 놓는다.
2010년의 「화려한 행렬」, 「21C 대동여지전도」, 「고대유물-뉴바디랜드」 등의 작업들에서 그녀의 춤사위는 더욱더 치밀하고 화려하게 현실과 무의식 간의 경계를 흐트러뜨리는데, 「화려한 행렬」은 우리가 마치 높은 하늘 위로 날아올라 거대한 산맥 위를 걷고 있는 동물들의 행렬을 바라보는 느낌을 받게 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 행렬 속에서 우리 자신은 과연 어디에 있는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다. 행렬하는 동물들의 모습 속에 데페이즈망 되어 있는 미사일이나 기관총, 잘려진 목과 다리를 지탱하고 있는 기계들에 대해서 작가는 옳고 그름의 판단을 내리지 않고 유희할 뿐인데 이는 여정에 임하는 동물들의 자연스러운 표정에서 느낄 수 있다. 때문에 그것을 보는 감상자들 또한 현실과 환상 간의 자유로운 경계 안에서 사유하게 된다.
다발 킴은 자신의 경험과 상상을 기록하고 유희한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 앞에 펼쳐질 때 그녀의 작업은 그녀의 것인 동시에 우리의 것이 된다. 그녀가 세계와의 경계를 허물고 그들의 파편을 의식의 주머니 속에 주워 담듯이 우리 또한 그녀의 작업 앞에서 시간과 공간의 경계를 허물고 그녀가 펼친 세상 속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그녀의 작업은 하나하나가 완결된 소우주이다. 그러나 모든 생명이 그러하듯이, 그리고 그녀의 이름처럼, 그녀의 소중한 수집품들이 모이고 그 안에 타인이라는 소우주가 다가섰을 때 그것은 비로소 생동하게 된다. 그리고 그럼으로써 그녀와 그녀의 작업, 그리고 관람자가 한 획의 선상에서 만날 때 비로소 그것은 진정한 우주가 되길 소망한다. ■ 국민대 미술이론전공
Vol.20101111i | 다발킴展 / DABALKIM / drawing.mixed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