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공간 Between Spaces

사이공간 Between spaces ● 나는 휴지통에 무심히 버려진 쓰레기처럼 주변의 작은 사랑과 쉼의 순간들이 버려지고 있음을 깨닫고, 그 순간을 영원의 차원으로 끌어올리고자 하였다. 놓쳐버린 그 순간과 그 순간의 느낌이 내가 의식하는 공간들 사이의 잃어버린 공간 안에, 무의식의 공간 안에 존재한다. 즉 '사이공간 ' 이란 현재 자각하는 대상들 사이에 놓여있는 자각하지 못하는 사이의 공간을 말한다. 그리고 그림에 등장하는 대상들은 그 공간에 부유하고 있는 대상 가운데 존재한다. 그림 속에 등장하는 대상은 며칠 전 먹은 우동 한 그릇, 매일 사용하는 물건 혹은 친구의 얼굴과 같이 아주 일상적인 대상이다. 작지만 따뜻한 기억의 순간들은 내 머리 속에 짧은 기억으로 스쳐 지나가 내가 기억하려 하지 않지만 가슴속에 남아있다. '온몸에 힘을 빼고 나의 기억과 감정들을 종이 위에 쏟아내다 보면 의식할 겨를도 없이 수많은 대상들이 쏟아져 나온다. 그 기억의 더미 속에서, 나는 낚시를 하듯 사이공간에 버려진 스케치를 건져내어 캔버스 위에 재현한다.' 그림을 그려가며 그 순간, 그 사이공간 속 대상을 꽃으로 피어나게 한다. 그렇게 순간이 꽃으로 피어나듯 내 삶의 순간 그 차체가 얼마나 꽃처럼 아름다운지 스스로에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희경_Midori_광목천에 채색물감, 아크릴채색_55×50.5cm_2010

이희경_Untitled2_광목천에 채색물감, 아크릴채색_75×75cm_2010

나의 작업의 방식은 낙서와 같은 작은 스케치 중에서 무아의 순간의 흔적을 건져내는 것과 그것을 화면 위로 옮겨 확장하여 또 다른 충만의 상태로 치환하는 과정으로 이루어 진다. 의도성이 배제된 드로잉의 속도감은 대상과 일체의 순간을 포착한 것이며, 작은 드로잉을 확대 재편하는 과정에서 형태는 더욱 이완되고 자연스럽게 일그러진다. 대상물에 대입되는 색채는 톤과 뉘앙스가 '화사함 ' 혹은 '우아함 '의 형용사로 분류되는 색상이다. 이는 허구적 자아에 의해 개념화된 사소함(보잘것없이 작거나 적다)이라는 대상의 가치를 새롭게 이미지화 한다. 내가 규정한 '사소함 '은 주로 파스텔 계열의 화사한 색상으로 태어나면서 '특별함 '의 가치로 역전된다. ■ 이희경

이희경_Untitled1_광목천에 채색물감, 아크릴채색_140×140cm_2010

이희경_Untitled3_광목천에 채색물감, 아크릴채색_140×140cm_2010

이희경_Air_광목천에 채색물감, 아크릴채색_60×90cm_2010

이희경_The table_광목천에 채색물감, 아크릴채색_35×128cm_2010

I tried to uplift moments to eternity, realizing how certain instances of life and pieces of love are left behind indifferently. Feelings that I lost between spaces exist in those lost spaces and in my unconscious mind. "Between Spaces " refers to spaces that I was not aware of, which have been left behind between spaces I recognized. Objects that appear on paintings are some of things floating in those spaces. Objects on my paintings are everyday objects – a bowl of Udon for lunch, faces of friends, and just things I use daily. Pieces of warm memory stay in my heart although the moments pass by quickly, no matter how trivial they are. "I pour out pieces of memory and feelings on to the empty papers, then numerous things gush out unwittingly. I fish for certain pieces of memories poured out as sketches scattered in the spaces and things are alive again on the canvas. " The moment I start to paint, objects in the between spaces reappear blossoming. Such flowers of moments blossom to make me realize how small instances of life contain beauty and meaning. My working procedures are comprised of changing palm-sized graffiti sketches that I seized from moments of trances into increased and much fuller state of drawings. Speedy drawings without any intent are representing moments of objects and while I expand small sketches into bigger drawings, the forms are loosened and naturally distorted. Tone and manner of colors used on the objects are considered 'bright ' or 'elegant '. My fabricated ego conceptualized certain things as trivial (worthless and trifling) but the colors renew them into new images. The 'trivial ' things are reborn into 'special ' with pastel toned bright colors. ■ LEEHEEKYUNG

Vol.20101104k | 이희경展 / LEEHEEKYUNG / 李喜卿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