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ave n meet

윤경미展 / YOONKYOUNGMI / 尹卿美 / painting   2010_1103 ▶ 2010_1109

윤경미_leave n meet_순지에 수묵, 채색드로잉_100×100cm_2010

초대일시_2010_1103_수요일_06:00pm

제2회 뉴디스코스 우수작가 당선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일_01:00pm~07:00pm

사이아트 갤러리_CYART GALLERY 서울 종로구 안국동 63-1번지 B1 Tel. +82.2.3141.8842 cyartgallery.com

보다, 만지다-회복의 점 ● 우리는 '만남' 안에서 소통하며 존재와 세계에 대해 깨닫게 된다. 하지만 이내 이런 감정도 금방 수그러들고 만다. 나는 이 눈 깜짝 할 사이에 일어나는 번쩍임의 순간, 만남 속에서 일어나는 순간의 느낌을 깊고 오래 간직하고 싶다.

윤경미_leave n meet_순지에 수묵, 채색드로잉_100×100cm_2010

대상을 보고 느끼고... 기억하고... 그리는 것은 작가가 가진 에너지의 축복이다. 메를로 퐁티는 '무엇을 본다 함은 우리의 신체 속에서 진행되는 움직임이다'라고 하였다. 시각적 경험은 촉각적 경험과 깊은 연관이 있고, 촉각 또한 시각의 도움을 받아 지각할 수 있다. 보는 행위 속에 촉각적 경험이 짜여있고, 촉각은 시각적으로 형상화된다. 따라서 미술작품은 정신적 사유의 과정인 동시에 신체적 촉지의 과정이기도 하다. 질 들뢰즈는 회회란 형태의 변형이 아니라, '만지는 눈, 만지는 시각'을 획득하기 위한 활동이라고 주장하면서 시각의 만지는 기능을 회복하려 한다.

윤경미_leave n meet_순지에 수묵드로잉_100×80cm_2010

본인은 대상의 그 경계로부터 떠나서 생기는 자유로운 공감각, 특히 촉각의 시각화를 연구해 잊혀져가는 대상의 본질을 회복하고 의미 있는 관계로 들어서는 "떠나서 만나는 것"을 작품에 담아내고 있다. 「leave n meet」작품 안에는 화려한 색채도 놀랄만한 테크닉도 특이한 재료도 찾아 볼 수 없다. 오로지 '점'만이 존재할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방해 요소 없이 점으로만 강한 인상을 준다. 구축적인 스케치 과정 없이 규칙적으로 반복해 찍은 점은 마치 점자를 보는 듯 하다. 시각장애인이 손가락으로 더듬어 읽을 수 있게 한 특수한 부호글자를 떠올려 보라. 손끝으로 더듬는 행위는 대상과 의미 있는 관계의 회복을 원하는 몸짓이다. 본인은 만남의 연속인 일상에서 잊혀져가는 대상의 아름다움을 회복하기 위해 점을 찍는다. 점은 시작이기도 하고 끝이기도 한다. 점은 불완전하기도 하고 완전하기도 하다. 금방이라도 사라질 것 같다가도 응집된 채 움직이지 않는다.

윤경미_leave n meet_순지에 수묵, 채색드로잉_33×33cm_2010
윤경미_leave n meet_순지한지에 수묵, 채색드로잉_91×116.8cm_2010

우리는 무한대의 점 안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 속에서 스스로를 오늘도 견뎌내고 있다. 우리의 현실은 격하게 달구어져 있고 뜨겁게 흥분되어 있다. 과잉과 폭주의 시대에 예술 작품을 통해 내면의 잔잔한 성찰과 자신의 마음에 눈을 돌리게 되면 진정한 마음의 고요와 창의적 자아를 찾을 수 있다. 장자는 '무심의 고요함'에 안정이 있고, 그윽한 적막이 있고 만물의 근원이 있다고 했다. 기억을 더듬고 추억하는 손의 궤적과도 같은 이 작품을 통해 우리가 원하는 아름다운 세상의 본연의 식을 되찾기를 바란다. ■ 윤경미

Vol.20101104i | 윤경미展 / YOONKYOUNGMI / 尹卿美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