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070608b | 고경희展으로 갑니다.
초대일시_2010_1027_수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가나아트 스페이스_GANAART SPACE 서울 종로구 관훈동 119번지 3층 Tel. +82.2.734.1333 gana.insaartcenter.com
내면의 거울(The mirror of inside) ● 내게 있어 회화란 손을 통해 회화재료라는 물질에 마음을 담아내는 것이다. 손은 감정의 즉각적인 소통수단이며 몸짓과 행위를 통해 사람의 체온을 전달한다. 그리고 지우는 행위의 반복 속에서 드러나는 그 흔적의 이미지들은 나의 마음을 끄는 내 주변의 사물이나 풍경 속으로 자연스럽게 나를 이끈다. 그 이미지들은 마치 공기처럼 다가와 순간적인 에너지를 만들어주며 마음과 물질이 만나 자극적인 관계로 서로 작용하고 화면 안에서 울려 퍼진다. 칸딘스키가 말했듯이 예술작품은 자립적인 생명력을 갖고 정신적 기운에 의해 활기를 띠며 물질적인 삶을 영위하는 하나의 인격체, 독립적인 주체가 되는 것이다. 모든 생명체가 스스로 자라듯이 생명과 재료에 흐름을 내맡기는 방식을 통해 나의 그림은 네모난 프레임 안에서 생기있는 회화적 공간으로 환원된다. 그 공간은 나만의 은밀한 장소이며 외부와 만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이다. 장애물이 없는 곳은 어디든지 배회하는 물의 자연스런 움직임처럼, 의식적인 신중함에서 자유로워졌을 때 나는 비로소 스스로 고요해지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그곳은 조용히 내면을 비추는 거울이 된다.
호흡하다(Breathe) ● 나의 그림은 신체적인 행위를 통한 자유로운 붓질이나 드로잉과 얼룩을 통한 흔적들로 이루어져 있다. 얼룩은 물감의 유동성, 천의 흡입성, 물감을 투사할 때의 격렬함과 방향, 화면의 경사에 따라 만들어지며 건조시간을 결정짓는 주변공기의 특성, 기다림의 시간과도 연관되어있다. 흔적이란 말 그대로 남겨진 자취이다. 그린다기보다는 순화된 형태를 남기려는 끊임없는 내적충동의 표현이며 물감이란 매개를 통해 호흡한 자국들이다. 천이라는 매체와 물감이라는 재료가 만나 서로를 어우르며 만들어내는 우연적 형상들은 나의 회화적 상상력을 자극하며 잊혀 졌던 사물이나 생각을 환기시켜 주는 이미지, 느낌 혹은 기억의 촉진제가 된다. 재료의 서로 스며듬과 번짐 그리고 흘러내림은 순수한 우연과 의도성의 과잉사이에 존재한다. 있다가 없어지고 칠하고 지우고 닦아대는 모든 과정은 의식적인 모든 것을 제외하고 남겨진 시간의 주름이며 무언의 대화를 통한 흔적들로 남는다. 이렇게 반복되는 작업 속에서 이미지의 비어있는 부분, 덜어진 부분들은 나머지 공간을 채우고, 확장과 여운을 부여하며 움직임 속의 정지된 순간을 보여준다. ■ 고경희
Vol.20101022i | 고경희展 / KOHKYUNGHEE / 高京希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