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10_1022_금요일_03:00pm
참여작가_노민경_박성대_장윤희_정한교_채민아_하교린
관람시간 / 11:00am~06:00pm
미술광장창작스튜디오 DAEGU ART SQUARE STUDIO 대구시 달성군 가창면 정대리 273-1번지 Tel. +82.53.653.8121 www.dgartsquare.co.kr
확장(擴張)을 경험하는 열린 공간 ● 전국에 레지던시 프로그램이 활성화되면서 오픈스튜디오도 여러 가지 방식에서 대중과의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 오픈 스튜디오는 창작의 결과뿐 아니라, 창작의 산실에서 창작과정까지 볼 수 있어 갤러리나 미술관 전시에서 보는 것과 달리 가깝고 친근한 방식으로 미술과 만날 수 있게 한다. 이러한 시도는 개인적인 영역인 창작의 산실이 사회적인 장으로 확장되는 것이자, 반대로 사회적인 영역을 작가의 창작 공간으로 끌어 들이는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도시 내·외각의 유휴공간을 창작공간으로 활용하면서 작가에게는 창작공간을 지원해주고, 시민들에게는 문화예술향유와 소통의 즐거움을 제공해 준다. 창조와 재생 그리고 소통이라는 사이클을 통해 경계를 허물고, 예술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려는 일련의 시도는 미술문화의 생태계를 변화시키는 중요한 일이다.
대구시에서 지원하고 미술가협회에서 운영하는 '미술광장 오픈스튜디오'는 올해로 2회째다. 2008년 12월에 1기 작가들(구재홍, 안동일, 안유진, 정성원, 조시현)이 입주한 이후, 2010년 4월에 새로 입주한 2기 작가들(노민경, 박성대, 장윤희, 정한교, 채민아, 하교린)의 창작공간이 공개(10.22~11.7)된다. 입주 후 2 개월간의 환경적응시간을 가지고난 후, 6월에는 작가와 평론가를 초청해서 공개 프리젠테이션의 시간을 가졌다. 필자 역시 참석해 입주 작가들의 작품에 대한 발표와 이후의 계획에 대한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공개 프리젠테이션 이후부터 창작스튜디오의 핵심적인 프로그램인 작가와 평론가 매칭 프로그램은 평론의 결과만이 아니라, 창작의 프로세스를 집중적으로 토론하는 것으로 이루어졌다. 이러한 시도는 개인의 창작과 소통의 확장이라는 면에서 미묘한 여운을 남겼다. 릴레이 개인전을 통해 이루어진 토론 방식은 입주 전의 작업과 입주기간 동안 작업한 내용으로 평론가와 동료나 선배작가들의 조언을 들을 수 있어 작가들에게는 창작의 동기와 의욕을 새롭게 다질 수 있는 시간이었을 것이다.
무엇보다 참신했던 시도는 입주 작가와 1:1로 매칭(matching) 되었던 김동섭(쿤스트독큐레이터), 김미형(미술평론), 박성원(북촌미술관큐레이터), 배태주(미술평론), 조현정(독립큐레이터), 하윤주(미학)로 구성되었던 멘토(mentor)가 다양한 시각에서 토론을 만들어 갈 수 있는 역할이 되었다는 점이다. 릴레이 개인전 오픈이나 전시기간 중에 진행되었던 작가와 평론가 매칭 토론은 작가와 평론가 모두에게 창작의 의미와 소통방식에 대한 숙제를 남겼을 것이다. 각자의 입장에서 안게 되었을 숙제야말로 이러한 시도가 지속적인 발전을 담보하는 핵심적인 성과일 것이다. 그 이유는 창작 스튜디오에서 작가와 평론가 매칭이 갖는 의미가 남겨진 숙제에 대한 질문에 스스로 응답할 수 있는 바람직한 실천을 통해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창작스튜디오의 프로그램 운영에 있어서 보다 실천적인 시도는 작가들이 여타의 공간이나 작가들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스스로 진화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렇기에 창작 스튜디오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소통의 길을 열어가야 한다. 입주 작가들이 릴레이 개인전에 이어 타 문화 공간에서 그룹전을 했던 것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작업적 성과에서보다 서로의 작업을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반성의 시간이었을 것이며, 감상자에게는 풋풋한 창작의 열매를 보는 기회를 제공했을 것이다. 또한, 미술광장 창작스튜디오 입주 작가를 위해 국내 혹은 중국과 독일의 창작스튜디오 입주경험이 있는 작가를 초청해서 국내의 다른 창작스튜디오나 중국과 독일 등 해외의 창작스튜디오에 대한 지원방식과 프로그램을 발표하고, 질의의 시간을 가지게 했던 것은 처음 입주한 작가들에게 유익한 시간이었을 것이다. 상하이 M50스튜디오와 청주 창작스튜디오 그리고 현재는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운영하는 양산동 창작스튜디오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도현은 작가가 스스로 프로모션도 하고 열심히 작업해야 하는 현 상황에서 젊은 작가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얘기했다. 그리고 10년이 넘는 세월을 독일에서 공부하고 작업 활동을 하다가 2~3년 전에 귀국해 대구에서 두 번의 개인전과 그룹전으로 작품을 선보였던 김건예작가는 독일에서의 참가 경험담을 들려주는 시간을 가졌었다. 아쉬운 점은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국·내외의 창작 스튜디오에 대한 생생한 체험이 담긴 발표를 더 많은 작가들이 참가해서 들을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었다.
올해 11월에 새롭게 시도되는 「저탄장 프로젝트」는 미술광장창작스튜디오 2기 입주 작가 6명중 5명(노민경, 장윤희, 정한교, 채민아, 하교린)과 외부 섭외작가 6명(김종희, 김형철, 윤동희, 이소진, 전리해, 정재훈)으로 구성된 작가들이 석탄을 저장하는 장소로 쓰였던 공간에서 황현호(작은공간이소 운영)의 기획으로 진행되고 있다. 대구 미술광장 창작스튜디오의 특화전략이 발휘되는 이 같은 참신한 시도가 대구미술의 발전적 방향을 모색하는 청년정신의 발현일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프로그램들이 운영되면서 2기 입주 작가들에게 창작에 대한 의욕을 고취시키고, 동시에 개인전이나 그룹전을 통해 소통의 가능성을 열어가기 위한 여러 가지의 방법적 전략을 취하고 있음을 본다. 이 같은 시도는 용도 폐기된 공간을 단순히 창작만을 위한 공간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창작의 선순환을 만들어 내고자 하는 입장에서 바람직한 시도가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전국적으로 창작 스튜디오가 경쟁적으로 생겨났고 또 이를 운영하기위한 여러 가지 모색과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시점에서 특성을 고려한 차별화를 시도해야하는 당위성 역시 없지 않다. 이러한 시기에 창작 스튜디오가 장기적으로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 나가야 할 것인지 장기적인 비전을 꼼꼼하게 살펴 나갈 필요가 있다.
2004년 정부의 '새 예술 정책'발표 이후부터 창작 스튜디오는 꾸준히 증가하고 2009년인 작년만 해도 대규모의 창작공간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여러 곳에서 생겨났다. 창작공간의 양적 팽창을 통해 미술의 지형도가 변화되고 있는 현재의 시점에서, 창작 스튜디오는 작가들의 실질적 요구에 부응하는 다양성을 가지고 운영되지 않으면 존재 이유를 잃어버릴 것이다. 창작 스튜디오는 창작의 주체인 작가의 창작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일차적인 목표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안정적인 지원과 특화된 운영은 문화예술이 경쟁력인 시대에 필수 불가결한 것이다. 창조적인 재원인 지역의 미술가들이 대구를 거점으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창작 환경은 대구미술발전을 위한 전제조건일 것이다. 때문에 창작 스튜디오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은 작가들의 안정적인 창작활동뿐 아니라, 창작의 산실이 이웃에 있어 작가와 평론가, 작가와 지역민간의 상호소통으로 삶을 확장하는 문화 생태를 만들어가는 길이다. 2010년, 이 깊어가는 가을 속에서 대구미술광장의 오픈 스튜디오가 지역민의 삶에 창조적 확장을 경험하는 열린 공간으로 거듭나길 바래본다. ■ 김옥렬
■ 대중교통안내 버스 : 가창2(정대방향) 승용차 : 가창파출소 우회전, 가창댐 방향 6km 소재지 : 대구광역시 달성군 가창면 정대리 273-1번지 ■ 행사문의 Tel. 053. 653. 8121(대구미술협회)
Vol.20101021j | 미술광장창작스튜디오 2기 입주작가 오픈스튜디오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