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10_1015_금요일_04:00pm
관람시간 / 09:00am~10:00pm / 주말_10:00am~07:00pm
인천아트플랫폼 INCHEON ART PLATFORM 인천시 중구 해안동1가 10-1번지 Tel. +82.32.760.1005 www.inartplatform.kr
바닷바람이 가져다주는 짠 냄새와 습한 공기, 그리고 여기에 더해 정지된 듯 남아있는 역사와 시간의 흔적들, 인천의 독특한 분위기는 이방인들의 발을 붙잡곤 한다. 이곳의 서부지역은 19세기말 근대 개항기의 거점으로 전성기를 구가한 바 있으며 이후 일제가 떠나고 그 자리에 한국전쟁의 상흔을 갖게 되었다. 또한 70년대 성장 위주의 도시정책이 이룬 장밋빛과 그늘의 공존, 세계화와 국제도시라는 슬로건에 맞추어 조성된 신도심과 정체된 옛도심의 대조적 모습에 이르기까지, 인천의 다양한 면모들은 예술뿐 아니라 사회, 역사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흥미로운 주제가 되고 있다.
이곳 인천에 2009년 문을 연 인천아트플랫폼은 작가들이 머물며 창작활동을 하는 레지던시에 기반을 두고 있다. 현대예술에 있어 작가들이 어느 공간에 일정기간 상주하며 그 지역의 역사와 환경, 사람들을 배경으로 작업하는 것은 그리 특이한 일이 아니다. 이러한 유목민적 창작행위는 레지던시 프로그램과 창작스튜디오가 곳곳에 들어서면서 동시대 미술의 주요한 한 흐름이 되고 있다. 창작스튜디오는 본래적으로 그 지역의 역사와 환경에 기반을 두고 있는 만큼 예술적 영감을 가져다 줄 풍부한 자원을 갖춘 창작스튜디오라면 작가들은 한번쯤 머물고 싶어한다. 그러하기에 인천의 서부 끝, 도심과 바닷가를 잇고 현대성과 역사성이 공존하는 곳에 위치한 인천아트플랫폼은 레지던시 공간으로서 주목될 많은 가능성을 갖고 있다.
이번 인천아트플랫폼 기획전시『접속』에는 인천아트플랫폼의 1기 입주작가 6명과 해외초청작가 5명 등 모두 11명(팀)이 참여한다. 이들은 2010년대 인천의 도시 한 구역을 접속하고 경험하며 이를 모티브로 작품을 제작하였다. 인천아트플랫폼 입주작가들은 입주기간동안 이 지역에 갖고 있던 흥미와 관심을 깊이있는 연구와 작품으로 연결시켰다. 한편 그동안 세계 각지에서 주변의 환경과 이미지를 바탕으로 작업해 온 초청작가들은 9월 중순부터 10월 중순까지 한달간 인천아트플랫폼에 머물며 작업하였다. 이곳의 다양한 면모만큼이나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작품은 폭넓은 주제에 걸쳐 있다. 전시작품은 인천의 역사와 과거 사건으로부터 모티브를 얻은 작품과 현재의 모습과 그 속성에 대한 관찰로부터 나온 작품 등, 크게 두 개의 카테고리로 나뉠 수 있다.
기억, 상상의 숲 ● 과거의 흔적과 매개체를 통한 기억과 상상의 힘은 작품활동의 중요한 원천이 된다. 그룹 DNA는 인천 예술가들에 대한 오마주를 담은 상호 인터렉티브 작업을 설치하여 관람객과 실존인물과의 간접적인 만남을 이끌어낸다. 바다와 그에 얽힌 내러티브를 바탕으로 한 지민희의 작품은 그물망처럼 연결되는 이미지를 통하여 상상의 지평을 열어놓는다. 인천아트플랫폼 인근의 오래된 건물들을 묘사한 장진은 근대와 현대라는 두 시간의 축에 중심을 두고 그 순환을 보여준다. 그동안 설화나 역사적 이야기들에서 길어올린 이미지를 바탕으로 벽화를 제작해온 일본작가 이시하라 노부히로 Nobuhiro Isihara는 이곳의 바다와 연결된 이야기의 원형을 보여준다. 중국에서 온 작가 자우빈 ZhouBin와 리핑후 LiPinghu는 인천의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작품을 제작하였다. 자우빈은 인천상륙작전을 배경으로 퍼포먼스를 진행하였고 이 과정을 담은 영상작품과 관련 자료들을 설치한다. 리핑후의 작품은 지역에 세워진 기념비들을 조사하고 이로부터 발췌한 글자를 조합한 것으로 현대소비사회의 언어를 매개로 역사적 사건을 상기시킨다.
실제와 현존 ● 예술가들은 현존하는 사물과 사건의 외형으로부터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읽는다. 박혜정은 간척을 통해 달라져가는 인천의 지형적 특성과 이와 연결된 건축의 구조에 대한 작가의 관찰을 담은 설치작업을 선보인다. 현대사회 이미지의 홍수 속에서 현실과 가상의 의미에 대해 의문을 제기해온 정흥섭은 대리운전이라는 모티브를 통해 인천이 위치한 사회적, 문화적 특성을 짚어본다. 영상, 설치, 퍼포먼스 등의 장르를 아우르며 작업해온 이탈은 현대 최첨단 도시의 모습을 꿈꾸며 쌓아지고 있는 건축물과 이에 내재된 메커니즘을 포크레인의 형상으로 은유한다. 그동안 세계 각지에서 건물의 모형을 떠온 프랑스 작가 막스 샤르볼렌 Max Charvolen은 이번 레지던시 기간동안 천을 이용하여 인천아트플랫폼 건물 외벽의 모형을 뜨고 현재 시점을 기록하는 작업을 진행하였다. 피에르 파브르 Pierre Fabre는 오래된 가옥과 신도시의 고층빌딩 사이의 대조적 이미지를 바람결에 흔들리는 그물 형상에 담아 전시장 내부 및 외부공간에 설치하였다.
레지던시에 기반한 이번 전시는 국내외 예술가들이 서로 다른 시각과 관점들, 예술의 언어들을 상호 교환하는 가운데, 이곳 인천의 모습을 현재의 시점에서 통찰하고 나아가 과거, 현재, 미래의 문맥 속에 그 의미를 새롭게 바라보는 기회가 되고자 한다. ■ 인천아트플랫폼
Vol.20101018f | 접속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