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10_1013_수요일_05:00pm
주최_건국대학교 디자인 조형대학 회화학과 소속 "살미 창작 스튜디오"
살미창작스튜디오 충북 충주시 살미면 세성리 262-4번지 (구)소방서
살미면 세성리 262-4번지는 충청북도 충주시 소재의 예전 소방서가 있던 2층짜리 작은 건물의 주소이다. '살미(乷味)'라는 이름의 이 작은 마을의 화재를 책임졌던 소방서가 다른 곳으로 이전을 하면서 쓰임없이 비워진 건물을 건국대학교 디자인 조형대학 회화학과가 2009년부터 임대를 하여 졸업생을 중심으로 구성한 창작 스튜디오로 개조하였다. 어떻게 보면 작고 조용한 소소한 일상의 살미면에 살며시 다가선 문화적 '간섭' 혹은 자연스러운 '침투'라고 하겠다. 그곳에 거주하는, 이제 막 작가로서의 길을 시작한 이들에게 보내진 마을 주민들의 반응은 비워져 있던 건물에 불이 켜진 것에 대한 관심과 닫혀있던 문이 열리면서 그곳을 지나던 주민들과의 몇 마디 인사를 주고받는 작은 만남, 그리고 그 인사에 덧붙여진 "이곳에서 당신들은 무엇을 하는가" 라는 짧은 질문이 '예술'이라는 것에 대한 마을 주민들 반응의 전부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모든 것은 호기심과 관심에서 출발하고, 덕분에 마을 주민들이 보내는 따뜻한 눈빛에서 느낄 수 있는 예술로 전이된 '시선' 이다. 이 시선의 전이는 작가들이 드러내는 작업을 하는 생활의 꾸미지 않은, '보여지는 것'(작가)이기도 하지만, 그들(주민)에게는 '응시되어 지는 것'이기도하다. 이러한 '보여지고 응시되는 것'이라는 '시선'의 상황은 예술의 행위에 있어서 작가와 관람객 사이의 보이지 않는 하나의 '끈'과 같은 기능으로 생각해 볼 수 있으며, 이렇게 돌려진 시선이 하나의 '예술 행위'로서 어떻게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지, '그 주체는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바라보는 사람이다'라고 이 '시선'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르트(Roland Barthes)의 말을 떠올리게 한다.
사실상, 이 곳, 살미면 세성리에 체류하는 작가들은 아직은 이런 '과분한' 시선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이다. 그래서, 1년 반이란 기간 동안 이 창작 스튜디오로 개조된 공간에서 작가로서 작업을 했던 이들이 하루 동안의 작은 행사(Evenement)인 오픈 스튜디오를 열며, '여기(HERE)' 라는 제목을 내걸었다. '여기'는 흐트러진 시선을 모으는, 주목되어 지지 않았던 곳으로 향하게 하기 위한, 의미(signification)를 담고 있다. '여기'라고 지시하면서 시작될 주목되어질 시선을 작가로서의 길을 걷기 시작한 이들이 보아주길 바라는 '수줍은' 청원의 뜻을 이 행사에 담았다. ■ 서정배
Vol.20101017d | EVENEMENT (오픈 스튜디오) / "HERE" : 충북 충주시 살미면 세성리 262-4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