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10_1006_수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인_GALLERY IHN 서울 종로구 팔판동 141번지 Tel. +82.2.732.4677~8 www.galleryihn.com
한운성은 서울대 미대와 동대학원, 템플대학 타일러 미술대학원을 졸업하였으며 동아미술제 대상, 동아미술상, 서울국제판화비엔날레 대상을 수상하였다. 이번이 18번째 개인전인 작가는 쌍파울로 비엔날레, 까뉴국제회화제, 국립현대미술관 개관기념전, 예술의전당, 선재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개관기념전, 마드리드국립판화미술관 초대전, 한국현대미술순회전(헝가리 국립미술관)등 80년대부터 현재까지 굵직한 국내외 단체전에 수 백회 출품하였으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삼성미술관, 금호미술관, 대영박물관 한국관등 국내외 각처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현재 서울대 서양화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번 전시에는 작가가 1990년대 후반부터 작업해온 '과일채집'의 연작들을 선보인다. 감, 사과, 토마토, 호박 등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는 작가의 작품은 이전 '과일채집'에 비해 한층 강렬해 졌다. 주제가 되는 과일색에 대비된 보색을 배경으로 처리했기 때문이다. 얼핏 보면 세밀하게 묘사된 과일 덩어리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단번에 처리한 거친 붓 터치가 눈에 들어온다. 구도에서 작가는 거대한 크기의 과일을 정면에서 꼭지가 노출되도록 한다. 탯줄에 의해 잉태되는 생명체로써 과일의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함이다. 그 밑으로 각 과일들의 라틴 학명을 표기 한다. 예를 들어 우리가 알고 있는 호박의 영문표기는 'pumpkin'이지만 작가는 'Cucurbita Moschato'라고 표기하는 식이다. 이는 정물을 대하는 전통적 어법에서 벗어나 관찰과 기록의 관점으로 과일을 바라보며 관객으로 하여금 철학적이고도 과학적인 맥락을 통해 접근 하도록 유도 한다.
본래 채집이란 희귀하거나 사라져 가는 것들을 표본으로 만들어 연구할 목적의 행위로 보통 곤충이나 식물을 대상으로 이루어지는데 반해 한운성은 과일을 대상으로 선정한다. 작가는 인간의 전략에 의해 유전적으로 변형되는 과일의 외형에 관심을 가지고 잊혀 가는 원래의 모습들을 외피를 통해서나마 채집하고 보존하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사라지는 것에 대한 연민의 시선과 함께 하나의 생명으로써 과일을 바라보고 있다. 이렇게 한운성은 인간이 생명체에 가하는 유전적 변이에 관한 윤리적인 문제를 상징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나아가 생명의 원형, 본질, 느낌과 모양 등 생명체 근원에 대한 탐색을 과일에 빗대어 드려다 보게 한다.
한운성의 '과일채집'은 대상의 원형 묘사에 충실함으로써 먹는 과일이 아닌 생명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러면서 인간에 의한 무분별한 유전자 조작으로 본래의 모습이 왜곡되는 현상을 지적한다. 결국 작가는 생명체에 관한 우리의 인식을 자극 할 뿐만 아니라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서 우리의 시각을 자극하고 있다. ■
Vol.20101011f | 한운성展 / HANUNSUNG / 韓雲晟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