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10_1009_토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0:00am
뚝섬전망문화콤플렉스 자벌레 Ttukseom Culture Complex J-Bug 서울 광진구 자양동 97-5번지 뚝섬한강공원 7호선 뚝섬유원지역 3번출구 Tel. +82.2.3780.0760 hangang.seoul.go.kr
1.이상한 환상 ● 자본주의가 만드는 환상은 점점 사람들을 이상하게 만든다. 고급 외제차를 타고, 명품 옷을 입고, 값비싼 장신구를 두른 뒤, 거창한 자랑을 늘어놓는다. TV에 출연하여 노골적으로 자 신의 재력을 뽐내기도 한다. 소비문화에 심취한 삶이 우리의 파라다이스라고 믿게 만들고, 사회의 분위기도 이것을 조장하는 듯하다. 이들이 스타가 되고 사회의 아이콘으로 부각된 다. 분별없이 부화뇌동하는 사람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누군가가 명품자랑을 하는 동안, 흑진주 아빠(세 아이의 아버지)는 생활고를 이기지 못하고 자살했다. 우리가 물질만능주의 와 자본주의의 기이한 환상에 심취해 있는 동안, 소외된 이웃들은 잔인한 현실 속에서 극단 적인 선택으로 내몰리고 있다. 사람들의 시야가 나 로 좁아지고, 고통 받는 사람들은 보이 지 않는다. 화려한 인생만이 나의 것이고, 잔인한 현실은 영화 속 이야기다. 삶의 영역은 단절되고 서로는 피상적으로 이해된다. 소비사회는, 성실하지만 불운한 사람들마저도 루저 (loser)로 분류하여 소외시키고 있다. 패배자가 되지 않기 위해 사회 곳곳에는 온갖 편법들 이 판을 치고 있다. 과연 이러한 삶이 우리를 행복하게 할 수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 그렇 다면 아마도 모두가 실패하기를 두려워 할 지도 모른다. 누구도 넘어지는 사람을 일으키려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행복한 삶을 위한 우리의 방법인가? 길을 잘못 들어서 도 눈치 채지 못하고 우르르 집단으로 바다에 빠져죽는 나그네쥐가 연상되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삶을 살아가는 방식에는 모두 나름의 선택과 가치가 있지만, 이런 이상한 환상 들이 우리에게 완전한 행복을 가져다주지 못하는 것은 분명하다. *레밍효과(lemming effect): 핀란드 북부 노르웨이에 서식하는 레밍(들쥐의 일종)이라는 나그네쥐는 맹목적인 집단행동(herd behavior) 으로 유명하다. 선두 쥐가 무작정 뛰기 시작하면 다른 쥐들이 맹목적으로 우르르 따라 나선다. 선두의 뒤를 쫓아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달려 나가 결국 자살의 길로 들어서는 들쥐 레밍의 모습을 빗대어 레밍효과라고 부른다.
2.밤!밤!밤! ● 우리는 모두 낮과 밤을 맞는다. 나에게도 몇 번의 밤이 찾아 왔었는데 참 춥고도 길게 느껴 졌다. 그러나 내가 두려움의 늪 속에 가라앉지 않고 다시 일어나 꿈을 꿀 수 있었던 것은, 별빛이 잃어버린 길을 다시 찾을 수 있도록 길을 밝혀주었기 때문이다. 별빛들이 없었다면, 나는 아직도 어둠 속을 헤메고 있을지도 모른다. 누구나 밤을 맞는다. 가끔 길도 잃는다. 요 즘같이 길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밤이 혹독하게 춥고 깊어지는 때에는, 별빛이 더욱 간절 하다. 밤이 찾아왔는가? 울고 있으면 눈물 때문에 별이 잘 보이지 않는다. 눈을 크게 뜨고 찬찬히 살펴보자. 어둠 속의 작은 별들이, 처음에는 눈에 쉽게 발견되지 않는다. 그러나 자 세히 보고 있노라면, 점점 우리에게 가까워지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아마 진정한 별들은 이런 사람들이 아닐까? 화려하지 않아도, 유명인이 아니더라도 가장 낮은 곳에서 묵묵히 빛 을 비추는 사람들 말이다. 사람들은 별보다는 태양을 쫒는다. 그러나, 태양과 별은 같은 구 성 물질로 이루어져 있다. 나는 세상의 별에 대해 다시 생각하기 시작했다.
3.별과 거북이 ● 나의 그림은 별빛과 같은 사람들을 표현하고, 그들의 번영을 기원한다. 그림에 등장하는 육각형 은 거북이의 등껍질에서 착안하였다. 거북이의 등갑은 육각형의 배열로 이루어져 있다. 나는 이 육각형을 사람을 나타내는 기호로 사용하였다. 동양에서 용이나 거북은 예로부터 신령스러운 동 물들로 알려져 왔다. 중국의 설화에서는 거북을 세계를 떠받치는 버팀목, 또는 우주적 안정성의 기반으로 인식하는 관념이 강하게 남아있다. 여신인 여와가 허물어진 하늘을 떠받치기 위해 큰 거북의 네 다리를 잘랐다는 창세 신화나, 발해 동쪽의 신선들이 사는 불로의 다섯 섬을 떠내려가 지 않게 거북이 떠받치고 있다는 신선 설화에서 그 전형을 볼 수 있다. 용은 상상 속의 동물이지 만 거북은 현실 속에 존재한다. 나는 현대의 미디어가 만들어낸 환상 속의 별이 아닌, 내 주변의 이웃들을 그렸다. 별은 가족, 친구, 선생님 혹은 수위 아저씨, 이름 모를 할머니까지 다양하다. 내 눈 속에 그들은 그 어떤 별들보다도 빛나고 아름답다. 이솝우화의 토끼와 거북의 이야기에서 거북은 오랜 시간 끈기 있고 꾸준히 길을 가는 자를 상징하기도 한다. 우리의 이웃들은 이들의 모습과 무척이나 닮았다. 혹독한 시련이 와도,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삶의 고단함을 묵묵히 인내한다. 나의 작품 속 육각형의 사람들은 중력의 방해를 받지 않는 공간속에서 고요하 게 떠있거나 별처럼 빛을 반짝인다. 사람들은 서로를 부둥켜안고 더 뜨겁게 푸른 꿈을 품고 나아 간다. 육각형은 서로 모이고 더 밝은 빛이 되어 어두운 밤의 안내자가 된다.
4.별을 헤아리다 ● 별과 같은 사람들의 삶은 우리에게 감동을 준다. 진흙에서 향기롭게 피는 연꽃처럼, 많은 사람들 이 어려웠던 시절을 극복하고 우리의 마음속에 빛나는 사람들이 되었다. 별빛이 있어 우리는 어 두운 밤에도 꿈을 꾸고 길을 찾는다. 이번 전시가 별빛을 품은 이웃들을 돌아보고 감사하는 계기 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들처럼 사람들이 가슴에 반짝이는 꿈을 품고 세상에 당당히 나아가길 바 란다. 어제보다는 오늘이, 오늘보다는 내일이 더 행복해지는 것을 믿으며 모험을 떠나보자. 나는 오늘도 길을 떠나는 사람들을 응원하며 밤하늘을 바라본다. ■
Vol.20101010i | 최혜원展 / CHOEHAEWON / 崔惠園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