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10_0929_수요일_06:00pm
2010 HIVE Camp Asian Residency 인큐레이터쉽(Incuratership) 프로그램
주최/주관_HIVE Camp 후원_충청북도_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시간 / 02:00pm~07:00pm
하이브 스페이스 에이_HIVE Space A 충북 청주 상당구 내덕2동 201-31번지 첨단문화산업단지 내 2층 Tel. +82.43.211.6741 club.cyworld.com/hivecamp
『옷입히』展은 배정진 작가의 첫 개인전으로서 이번 전시에는 배정진 작가의 취향과 개성이 명확하게 드러나는 작품들이 선보여져 그녀를 확실하게 각인시킬 수 있는 전시회가 될 것이다. ●『옷입히』전의 의미는 말 그대로 옷 입히기를 나타낸다. 어린 시절 종이인형에 다양한 옷들을 입히던 기억을 떠올리면 그녀의 작품들을 쉽게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린 시절에 하던 인형 옷 입히기와는 다른 점이 있다. 기존의 인형 옷 입히기는 인형과 옷들이 서로 조화로웠다면 배작가의 작품 속 옷 입히기는 부조화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배작가는 진지하거나 근엄한 표정을 짓고 있는 인물에 여성스럽거나 귀여운 의상을 입혔다. 키치적 형태로 유명인사들은 배작가의 작품 속에서 기존에 갖고 있던 이미지가 허물어지고 희화화 되어 다가온다. ● 주로 대중매체에서 영감을 얻는 배작가는 매체를 통해 많이 봐오던 친숙한 인물을 소재로 하여 관객과 즐거운 소통을 이루고자 한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등장인물들은 대중들이 미디어를 통해 알고 있는 하나의 아이콘을 의미한다. 배작가는 평소에 좋아했던 애니메이션, 캐릭터, 혹은 피규어 인형들과 대중적인 인물들과의 접합으로 놀이를 하듯 또 다른 즐거움을 창출한다. 우리는 인형이나 스타들을 소장하고 싶어하고 간직하고 싶어하는 속성을 갖고 있다. 컬렉터들이 하나하나 소중히 모아 진열해 놓은 모습에서 착안하여 [소장하고 싶은 그들]은 작품 주제의 모티브 중 하나이다. 또한 유명인사들을 적용하여 그들에게 박혀있던 고정된 이미지를 탈피시켜 좀 더 친근하게 다가오도록 한다. 그녀의 작품들 중 「이상한 나라의 고흐」란 작품 역시 그녀가 좋아했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화가 '고흐'의 얼굴이 접목되었으며 고흐가 입고 있는 의상은 굉장히 여성스럽고 소녀스러운 옷이 입혀져 보는 이로 하여금 웃음을 자아낸다. 또한 평소 배작가가 좋아하는 초코송이, 수박맛바 등의 군것질 거리로 이상한 나라를 표현해 내고 있는데 이는 마치 헨젤과 그레텔처럼 과자 집을 만난 것 같은 느낌을 표현하고자 한 것이다. 누구나 동화 혹은 만화를 통해 어렴풋이 판타지를 갖고 현실에서도 동화나 만화 속의 모습이 나타나기를 꿈꿔본 일이 있을 것이다. 그 꿈을 작품을 통해 실현하는 그녀로 인해 보는 이들은 대리만족을 하게 될 것이다.
초기작업에서 배작가는 대중인물이 아닌 캐릭터를 소재로 하였고 캐릭터를 소재로 하다 보니 더 평면적이었으나 작업이 배작가만의 특별한 상상으로 구성되었다는 점은 계속 이어져 오고 있다. 어찌 보면 캐릭터나 유명인사들이 작품의 소재로 쓰이는 것은 이미 많이 봐온 것으로 식상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배작가는 그저 대중인물의 이미지를 적용시키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과감하게 변형을 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배작가는 작품 작업 시 재미있는 소재나 상황이 생길 때마다 에스키스를 하고 자료들을 모아둔다. 그리고 싶은 인물이 생기면 각각의 에스키스에 맞춰보고 좀 더 정확히 에스키스를 한 후 캔버스 밑 작업을 하고 유화로 스케치부터 시작해 들어간다. 배작가는 작업을 하면서 재미있는 상황표현을 연출하기 위해 고심하며 인물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하나의 표식과도 같으므로 인물의 표현에 가장 신경을 쓰며 중점을 둔다. ● 배정진 작가의 작품 장르는 팝아트로 분류될 수 있다. 데이비드 매카시(David McCarthy)는 그의 저서 '팝아트'에서 팝아트에 대해 시각적이면서도 설명적인 미술, 구상적이면서도 추상적인 미술, 창조적이면서도 차용적인 미술이라 언급한 바 있다. 창조적이면서도 차용적인 미술이라는 부분은 배작가가 기존의 대중인물들을 적용시켜 하나의 창조물을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 배작가의 작업의 특징과 맞아떨어지고 있다. ● 관찰대상을 개인적인 관점으로 새롭게 재구성하는 작업을 통해 대중인물과 캐릭터의 접합 혹은 조합으로 또 다른 오락성과, 새로운 즐거움이 발생된다. 그들을 당혹스럽거나 유머스럽게 표현하여 작품을 본 관람객들은 기존에 알고 있던 이미지에서 희화화된 인물들을 보면서 재미를 느낀다. 그리하여 배작가가 지향하는 즐거운 소통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배작가의 작품으로 인해 이루어지는 자유롭고 즐거운 소통, 이것이 바로 배정진 작가의 모토이다.
실제로 옷을 이용한 오브제 작품들은 평면작품들과 내용이 크게 다르지 않으며 형식적인 부분에서만 차이를 두고 있다. 하지만 오브제를 이용함으로써 평면 작품에서와는 달리 작품 속 상상으로만 그치지 않고 입체감으로 인해 좀 더 현실감 있게 관객들에게 다가올 것이다. ● 하비에르 바르뎀 (Javier Encinas Bardem)은 배정진 작가가 봤던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서 잔혹한 킬러 '안톤 시거' 역을 맡은 바 있다. 이 영화 속에서 보여 졌던 그의 모습은 무표정한 얼굴에 어두워 보이는 분위기로 무채색의 느낌이었다. 배작가는 이 작품에서 과감하게 그의 영화 속 이미지와는 상반되는 메이드 복을 입혀 희화화시켜 재밌게 다가오도록 하고있다. 다소 위협적이기도 한 그의 무뚝뚝한 표정에도 불구하고 관객은 메이드 복을 입은 그의 모습이 당혹스러우면서도 재미있을 것이다. ● 하비에르 바뎀과 함께 벽에 배치된 조셉 고든-레빗(Joey Gordon-Levitt)은 역시 배정진 작가가 최근에 본 영화 '인셉션'의 등장인물로 영화 안에서 '아서'역을 맡은 바 있다. 배작가는 주인공은 아니었지만 그의 연기를 인상깊게 보았고 그리하여 그를 작품에 적용하게 되었다. 조셉 고든-레빗에게는 여고생 교복을 입혀 역시 기존 영화 속 이미지에서 탈피하도록 하고 있다. ■ 주미란
Vol.20100930g | 배정진展 / BAEJEONGJIN / 裵貞珍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