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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10_0910_금요일_06:00pm
서울시립미술관 SeMA신진작가지원프로그램
관람시간 / 10:30am~06:30pm
노암갤러리_NOAM GALLERY 서울 종로구 인사동 133번지 Tel. +82.2.720.2235 www.noamgallery.com
현대인은 도시라는 테두리 안에서 반복되는 일상의 삶을 살아간다. 매일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함께 생활하지만, 마음을 터 놓거나 깊이 관계하지 않는다. 그저 스쳐지나갈 뿐이다.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의식하지도 못한 채 바쁘게 일하고 서로 경쟁한다. 제각각 삶의 방식이나 이야기가 서로 다르다 할지라도, 획일화 된 도시의 삶에 반응하고 적응하며 살아간다. 민재영 작가는 도시의 삶을 사는 사람이라면 한번은 경험해 보았을 일상적이고 반복되는 삶의 순간을 포착하여 우리에게 보여준다. 또한, 화면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특정집단이나 계층의 특성을 드러내기도 한다. 어느 시간에 어떤 장소에 존재하느냐에 따라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 다르다. 그리고 그 무리 안에서도 인물들은 각각의 개별적인 특성을 가진다. 민재영 작가는 우리가 미쳐 신경 쓰지 못하는 뒷모습이나 옷의 주름등을 통해 군중 속의 개인을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하지만 섬세한 묘사는 사실적 묘사가 목적이라기보다 집단이나 계층의 특징을 더욱 잘 드러내는 요소로 작용 한다. ● 민재영 작가는 표현 방법에 있어 전통적 동양화와는 조금 다른 방식을 취하고 있다. 동양화에 있어서 선적인 표현은 평면적이면서도 삽화적으로 보일 수 있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민재영 작가는 중첩된 가로선을 화면에 사용하였다. 선의 중첩된 정도에 따라 명암이 생기며, 다양하고 풍부한 색감이 표현되어 대상의 부피감이나 실재감을 효과적으로 드러낸다. 중첩된 가로선으로 표현된 이미지는 영상화면의 주사선과 같은 느낌을 주며, 미세한 떨림과 잔영의 효과를 갖게 된다. 관람자의 관람위치에 따라 이미지는 더 모호해지기도 하고 더 명확해지기도 한다. 이 모호함과 명확함 사이에서 우리는 우리의 경험과 일상을 되돌아보고 우리의 삶을 반추 하는 계기를 갖게 될 것이다. ■ 노암갤러리
『適應-민재영』展 ● 민재영은 도시 속 인간을 그리는 작가이다. 단순히 인간의 겉모습만을 탐색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 간의 유기적 관계를 건조한 시선으로 좇고 있다. ● 작가는 서로 간에 원하든 원치 않든 끊임없이 영향을 주고받으며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지켜나가기도, 스스로를 변화시켜가기도 하며 사회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내면의 모습까지 화면에 담아내고자 면면히 애쓰고 있다. ● 민재영의 작품을 처음 대하면 독특한 시점이 눈에 띈다. 그의 작품은 도시건물 위쪽에서 응집된 군중들을 내려다봄으로써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는 멀리 떨어져 바라보는 객관적이고 냉정한 시선이다. 그가 자주 택하는 소재인 양복 입은 회사원들, 교복 입은 학생 무리 등의 경우를 보면, 같은 제복을 입은 채 같은 환경 속에 처해 있다고 하더라도 각자 사연을 안고 있을 뿐더러 자의로든 타의로든 규제에 얽매여 있음으로 인한 처연함까지 느껴진다. 이처럼 그가 작품에 담고자 하는 의미를 드러내는 수단은 비단 시점뿐만이 아니다. 시점만큼 유다른 점은 그가 한결같이 사용하는 점도 선도 아닌 가로로 중첩된 짧은 선들이다. 민재영은 한국화 종이에 적묵법(積墨法)을 택함으로써 공간의 두께를 드러내고 있다. 한국화적인 기법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서양화의 원근법을 혼용하고 있으며 그와 더불어 캠코더라는 현대 영상장비를 이용해 작품의 소재가 되는 군중들의 모습을 찍은 뒤 정지시켜 놓고 그 화면 그대로를 구현시킴으로써 전통적면서도 동시에 현대적인 그림을 만들어 내고 있다. 스틸사진을 그대로 그림으로 옮긴 듯한 매끈한 선이 아니라 영상장비를 의도적으로 멈췄을 때 보여 지는 영상 수신 주사선 같은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 구태여 진동을 주어 짧은 선을 긋는 것이다. 작가만이 독자적으로 써 온 색색가지의 주사선은 단 한 번도 수직으로 겹쳐지는 법이 없이 평행한 형태로 쌓여 가는데 이는 무리에 속해 있어도 느껴지는 고독감을 소리 없이 표출하며 서로간의 무관심함에서 비롯된 소통불가의 상황을 드러내는데 효과적인 도구로 보인다. 이와 더불어 작가는 한국화적인 매체에서 오는 한계를 극복해 내기 위해 색색의 주사선으로 대표되는 자기 나름대로의 묵법을 발전시켜 왔는데 이는 평면적이라는 한국화의 한계를 넘어서 공간감을 주고 전통을 탈피하여 나아가 하드보일드적(hard-boiled) 이미지를 담아내고자 함에서 비롯된 것이다.
2004년도부터 지속하여 온 작품을 쭉 살펴보면 추구하는 소재나 기법에 있어서 큰 변화는 없으나 2009년작까지는 냉정한 시선으로 도시를 바라보며 현실상태를 있는 그대로 화면에 옮기는데 치중하였다면 2010년 신작들은 좀 더 새로운 변화를 보여준다. 이미지와 소재를 확장하여 현대적 특성을 가미한 작품들을 선보이고자 하는 것이 그것이다. 또한 파격적인 소재를 통해 변화를 추구하기 보다는 재료적 특성을 통해 전통화의 한계를 뛰어넘고자 하였다. 원색에 가까워 생소하기까지 한 색감을 바탕으로 하여 적묵법을 통해 깊이 있는 공간감을 나타내는 것이 그러하다. 그가 택하는 소재는 현대인의 모습이 대부분인데 모델을 세워 동영상 촬영 후 정지시켜 사용하거나 길을 가다가 필요한 장면을 포착하여 그림으로 옮기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나 요즘 작품의 소재는 보도자료에서 원하는 이미지를 찾아 변형하는 경우까지 추가하게 되었다. ● 또한 특이할 점은 2010년작 「기념촬영」을 보면 관료주의의 상징인 줄지어 있는 양복군단을 표현하였는데, 이는 모임의 목적이나 의미에는 상관없이 기념촬영을 하여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기에 혈안인 우리사회의 단면을 꼬집고 있다. 이는 작가의 반사회적의식을 드러내려는 새로운 시도의 일환으로 보인다. 그의 작품을 처음 보면 1차적 기록 장치에 입각한 현대적 기록법으로 보인다. 그러나 다시 한 번 들여다보면 기록만을 위한 작품이 아님을 알 수 있다. ● 칠하는 족족 발색되는 서양의 바탕재와 물감과는 달리 장지는 색을 바르면 스며드는 종이의 특성상 수많은 붓질 후에야 색을 드러낸다. 그에 작품에 담겨있는 수많은 붓자국들을 보면 작가가 구도자적 마음과 태도로 한 획 한 획 그으면서 현대인이 처한 인생이라는 미로 속에서 자아를 찾아가려는 끊임없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또한 관람자는 그저 그렇게 매일 똑같이 흘러가는 평소의 순간들 속에서 의도치 않게 나의 또다른 면을 발견하는 수확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 민재영의 시도는 새로움을 추구하면서도 먹 맛을 살린 작품으로 한국화의 맥을 이어나가는 소중한 징검다리가 될 것임과 동시에 어쩌면 나의 모습일 지도 모르는 작품 속 무표정한 군상의 모습을 통해 바삐 흘러가는 매순간의 선택과 변화를 돌아 볼 수 있게끔 하는 계기를 제공함이 분명하다. ■ 박이선
■ 서울시립미술관 SeMA 신진작가전시지원프로그램 본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시행중인 2010 SeMA 신진작가 전시지원 프로그램의 선정작가 전시입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전시장 임대료, 인쇄료, 홍보료, 작품재료비 및 전시장 구성비, 전시컨설팅 및 도록 서문, 외부평론가 초청 워크숍 개최 등 신진작가의 전시전반을 지원하는 SeMA 신진작가 전시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Vol.20100920f | 민재영展 / MINJAEYOUNG / 閔才暎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