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10_0908_수요일_06:00pm
기획_김성열
관람시간 / 10:30am~09:00pm
갤러리 밥_GALLERY BOB 서울 종로구 관훈동 38번지 쌈지길(아랫길 B1)(구 갤러리 쌈지) Tel. +82.2.736.0900
나와 타자의 관계에서 내가 타자를 흡수하거나 타자가 나를 흡수하는 것 이외에 내가 타자를 흔들거나 타자가 나를 흔드는 관계가 있다. 내가 타자를 흔들 때 흔들리는 것은 타자의 존재와 의미이며 타자의 동일성이다. 마찬가지로 타자가 나를 흔들 때 흔들리는 것은 나의 존재와 나의 의미이며 나의 동일성이다. 타자가 나를 흔드는 것은 그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나의 감각이 알지 못하고 나의 감정이 알지 못하며 나의 지성이 알지 못하기에 두려운 것이다. ● 타자가 나를 흔드는 사이에 나에게 중요한 변화가 일어난다. 시선의 방향이 나를 흔드는 타자에서 흔들리는 나에게로 옮겨지는 것이다. "이게 도대체 뭐지?"라는 타자를 향했던 질문이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으로 바뀌는 것이다. 삶이라는 다양한 사건의 생성 속에서 타자는 차이로서 나에게 문제를 던진다. 그리고 그 차이라는 문제를 통해서 나는 기존의 동일성을 버리고 새로운 동일성을 확보함으로써 전혀 새로운 나로 생성되어 간다. ● 『Sway』는 작품에는 드러나지 않지만 세 작가가 자기를 탐험하게 되는 계기로 작용했을 것으로 추론되는 타자를 함께 상상할 것을 제안한다.
김소희의 『Wings of Desire』 ● 김소희는 자기로 하여금 자기의 욕망을 발견하도록 자기를 흔들었던 그 무엇을 찾고자 한다. 그녀가 발견한 자기의 욕망은 하얀 "욕망의 날개"에 흰색 원피스에 맨발을 하고 있다. 사진 속에서 욕망은 장소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등장"한다. 보거나 보지 않거나 보여지거나…, 서거나 앉거나 누워있거나…, 한다. 작가는 자기의 욕망을 다양한 상황 속에 놓아봄으로써 자기로 하여금 자기의 욕망을 보도록 만들었던 그것을 찾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박경아의 『내 안의 창』 ● 하나의 신체가 다른 신체와 접촉해 變樣되는 것을 감각이라 한다. 고개를 돌리면 눈에 비치는 像이 변하고 찬물을 마시면 몸이 차갑게 변하는 것이다. 그러나 감각의 출처를 알 수 없는 경우가 있다. 내 몸에 변화를 야기했던 그 무엇인가가 틀림없이 존재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것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내 안의 창』은 바로 그 무엇을 찾고자 한다. 나의 몸에 그리고 나아가 나의 마음에 변화를 가져왔지만 그것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는 그것을 찾고자 하는 것이다. 박경아로 하여금 자기의 감각을 보도록 만들었던 그것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원성원의 『Tomorrow』 ● 타자와의 만남에 의해서 변양되는 것은 우리의 감각이나 감정만이 아니다. 우리의 생각도 그렇다. 원성원에게 타자는 그녀로 하여금 그것에 대해서 상상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타자로 인해 기억 속에서 이미지들이 길어 올려지고 사진에 의해 기록된 이미지들이 불러내어진다. 기억에서 길어 올려진 이미지들이 사유의 공간에서 움직이기 시작하고 사진 이미지들이 스튜디오의 작업 공간에서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미지들이 계열을 이루어 하나의 이야기가 생성된다. 그것은 타자에 의해 촉발된 나의 이야기이다. 그것은 불가해한 즐거운 상상의 이야기이다. 그것은 타자를 타자로 남겨둔 채 과거의 기억을 미래의 상상으로 생성해가는 나의 이야기인 것이다. ■ 김성열
Vol.20100918b | Sway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