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10_0909_목요일_06:30pm
참여작가_고명근_임태규_홍상식
관람시간 / 10:00am~07:00pm / 공휴일 휴관
오페라 갤러리_OPERA GALLERY 서울 강남구 청담1동 118-17번지 네이처포엠빌딩 1층 Tel. +82.2.3446.0070 www.operagallery.com
오페라갤러리는 2007년 말 서울에 문을 열면서 지속적으로 한국 작가들에 대한 관심을 기울여왔으며, 드디어 그 성과를 모아 처음으로 한국작가들로만 구성된 단체전 『REformers』 전시를 기획하였습니다. 『REformers』라고 명명되어진 이번 전시는 독특한 작업 방식 혹은 독특한 재료로 새로운 미술의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는 고명근, 임태규, 홍상식의 작품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고명근은 2차원의 사진으로 3차원의 입체를 창조한 '사진조각' 작품을 통해 관람객에게 환영을 보여주고 있으며, 임태규는 전통 동양화의 기법으로 소외된 현대인의 모습을 재치 있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홍상식은 빨대라는 흔한 재료를 이용하여 입체적인 부조 조각을 만들어 실상과 허상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작품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들 작가들은 모두 한가지 재료 혹은 한가지 쟝르에서 출발하되, 다른 형태로의 전이를 꾀함으로써 재료가 전달하는 물성을 극대화시키고 작품의 주제로 잘 녹여낸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들은 모두 형태를 재구성해내는, 또 다른 차원으로 승화시키는 연금술사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명근 ● 서울대학교 조소과 졸업 후 뉴욕 프랫 인스티튜트에서 사진을 전공하였다. 1998년부터 2007까지 국민대학교 예술대학 교수로 재직했으며, 현재 서울에 거주하며 전업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의 작품은 사진을 ohp 필름에 전사하고, 이를 다시 플렉시글라스에 붙인 방법을 사용하여 '사진 조각 (photo sculpture)' 이라는 독특한 영역을 형성하였는데, 2차원의 평면적 이미지가 펼쳐지면서도 각각의 입면이 시각적으로 중첩되며 다양한 표정을 만들어내는 것이 특징이다. 사진의 각 면이 가지는 투명성은 보는 각도에 따라서, 또한 빛과 조명에 의해 얼마든지 다른 모습으로 변화하며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작품은 하나의 고정된 실체이지만, 이미지는 마치 육체 없이 부유하는 환영성을 띄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고명근의 작품은 순간의 이미지를 포착한 사진의 찰나성과 조각의 양감이 각각의 고유의 성질을 버리지 않으면서도 교묘하게 결합되어 있다. 작가의 보물창고는 평소에 찍어 놓은 사진들이 8만여 장이 넘는 아카이브다. 작품을 구상하고 나면 이에 맞는 적합한 이미지를 선택하고 조합하는 과정을 거쳐, 조합된 플라스틱 면들을 인두 이어 붙이는 조합을 통해 고명근의 작품이 완성된다. 뉴욕 유학시절 낡은 부룩클린의 건물들을 찍으면서 시작된 그의 사진조각은, 점차 시간의 흔적을 담고 있는 고대 로마시대의 조각들, 유서 깊은 박물관의 모습들로 나아가게 되었고, 그 모든 것을 포함하고 있는 자연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면서 오늘날에는 크게 자연 (nature), 삶 (building), 그리고 인간 (body) 의 세가지 주제로 정리되고 있다.
임태규 ● 1976년 생으로, 서울대학교 동양화과 및 중앙대학교 대학원 회화과를 마쳤으며, 현재 베이징에 거주하며 작업하고 있다. 동양화를 전공하였으나 임태규는 일찍이 현대적이고 만화적이기까지 한 이미지들을 그림으로써 새롭고 젊은 한국화를 이끌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장지에 먹을 듬뿍 묻힌 후 먹이 마르기 전에 얇은 한지인 순지를 덮고 그 위에 재빠르고 거친 필치로 연필이나 날카로운 도구를 사용하여 일러스트와도 같은 강렬한 느낌의 그림이 완성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검은 먹을 칠한 밑의 종이에서 먹이 위의 종이로 배어 나오게 되어 어떠한 부분은 진하게, 어떠한 부분은 엷은 선이 드러나면서 자연스럽게 강한 윤곽선과 속도감이 나타난다.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에 대해 작가는 '주변인 (marginal man)'이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그들은 정해진 일상의 순환고리를 탈피하여 꿈꾸는 이상향을 향하여 질주하며, 폭발할 것 같은 모습으로 스피드를 즐기고 있고, 유아적 유희나 성적 판타지를 즐기며, 어느 것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분방함을 지닌 이들이다. 이들은 자신들을 규제하는 사회에서 부유하지만 나름의 꿈을 가지고 삶을 즐기는 이들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현대인들은 모두 이 시대를 표류하는 주변인이며, 여러 문화 속에서 정체성을 잃고 방황하는 바로 우리들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홍상식 ● 1974년생으로, 목원대 조소과를 졸업하고 현대 대전에서 거주하며 활동하고 있다. 작품의 특징은 무엇보다도 빨대라는 재료로부터 기인한다. 작품의 아이디어는 잘 묶여진 국수다발의 단면을 손가락으로 밀어 여러 가지 모양을 만들어 놀던 작가의 어린 시절의 놀이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마치 국수다발처럼, 빨대를 하나의 덩어리로 묶어 배면에서 밀어내고 요철의 깊이를 조절하면서 아웃라인 없는 형태가 만들어진다. 빨대는 게다가 속이 비어있어 그 사이로 배면의 색을 반사시킬 수 있다. 작가는 이와 같은 특성을 활용하여, 배면에 그라데이션 효과를 줌으로써, 보는 각도에 따라서 작품의 이미지가 달라 보이도록 하고 있다. 작품에 변화를 주기 위해 몇몇 작품들은 LED 조명을 이용하기도 하고, 배면에 이미지를 넣어 더블이미지가 되도록 만들기도 했다. 정면에서 보았을 때 빨대는 마치 낱낱의 픽셀처럼 수 많은 작은 원형공간들의 집합으로 구성된 벌집과도 같은 형상이 된다. 또한 비어있는 중앙의 구멍덕분에 마치 비누거품이 부유하는 듯 보이기도 한다. 측면에서 바라본 홍상식의 작품은 세밀하게 각도를 조절한 덕분에 마치 대리석을 깍아놓은 듯 부드럽다. 작품을 보는 각도를 달리하면 빨대구멍의 보이는 정도가 달라지고, 따라서 작품의 색도 마치 렌티큘러처럼 변화하게 된다. 그의 작품은 보는 위치에 따라서 수없이 다양한 모습을 드러내며 실상과 허상의 경계를 오가는 것이다. 이러한 실상과 허상의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작가는 소재마저도 눈, 입술, 하이힐, 여인, 꽃 등 욕망을 대변하는 것들로 선택했다. 이처럼 홍상식의 작품은 관객의 관심을 유도하고, 계속 바라보게 만들지만, 결코 그 대상을 포착하거나 파악할 수 없게 만드는 묘한 힘, 그 자체를 형상화하고 있는 것이다. ■ 오페라갤러리
Vol.20100909j | REformers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