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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10_0901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큐브스페이스_CUBESPACE 서울 종로구 인사동 37번지 수도약국 2층 Tel. +82.2.720.7910 www.cubespace.kr
나에게 예술가로 살아간다는 의미는 끊임없이 탐구하는 연구자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나는 사람들을 탐구하고 사물들을 탐구하고 나를 탐구한다. 이번의 전시는 나를 탐구하는 과정과 그 결과물들을 보여주는 것이다.
융(C.G.Jung)에 의하면, 페르소나는 개인과 사회가 어떤 사람이 '무엇으로 보이는 것'에 대해 서로 타협하여 얻은 결과라고 한다. 자신을 인식한다는 것을 두 단계로 나뉘는데 1단계는 나를 나 스스로 인식하는 에고의 확인이고 2단계는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 지는 나를 나로 인식하는 페르소나의 확인인 것이다. 그에 따라 스스로가 나는 어떤 사람이다, 어떤 모습이다, 라는 확신을 가지게 되면 그것을 바탕으로 사회적인 혹은 내면적인 다양한 페르소나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전시작품들은 나 자신이 다양한 대인관계 속에서 서로 끊임없이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가는 또 다른 나의 수많은 모습들에 관한 이야기를 직설적으로 혹은 은유적으로 풀어낸 것이다.
작품「공감」은 플라스틱으로 캐스팅된 나의 얼굴위에 거울필름을 조각내어 또 다른 나의 얼굴을 형상하고 있다. 거울이라는 것은 보이는 것 그대로를 비추는 것이지만 나의 얼굴에 붙어있는 거울은 내 스스로가 볼 수가 없고 타인에게 보여지는 내 얼굴인 것이다. 그것은 나의 에고와 타인의 에고가 만나서 만들어내는 나의 페르소나인 것이다.
작품「내가 나를 보는 방법」은 내가 작업하는 책상과 작업을 하고 있는 영상이 음악과 함께 보여진다. 작업책상은 내가 실제 사용한 것으로 캐스팅에 사용한 실리콘 틀, 끄적거린 낙서, 각종 도구와 재료들이 그대로 놓여져 있다. 이것은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전시장에서도 전시가 끝나고 돌아올 공간에서도 이 글을 쓰는 작업실에서도 나의 페르소나가 형성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라텍스, 철, 돌 등의 다양한 재료로 만들어진 가면형상들은 내가 사람들을 대할 때 쓰는 또 다른 나의 모습이며 나의 여러 페르소나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것은 무표정을 지은 나의 본 얼굴 즉 내면의 에고를 가려버린다. 따라서 페르소나가 나의 모습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내가 만든 가면형상들을 통해서 페르소나를 표현하고 내가 본적 없는 내 진짜 얼굴을 끊임없이 찾고 있는 것이다. ■ 이지숙
Vol.20100903c | 이지숙展 / LEEJISOOK / 李知淑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