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공유 Sharing memories

이미경展 / LEEMEKYEOUNG / 李美京 / painting   2010_0823 ▶ 2010_0904 / 일요일 휴관

이미경_봄날에-김제에서_종이에 잉크펜_100×80cm_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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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10_0823_월요일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일요일 휴관

빛갤러리_VIT GALLERY 서울 종로구 소격동 76번지 인곡빌딩 B1 Tel. +82.2.720.2250 Vitgallery.com

기억의 공유 - 이미경 빛갤러리 개인 초대전 ● 이미경의 작품에는 소소한 일상의 고고함과 여유와 따스함이 배여 있다. 그녀의 그림에는 순박함과 풋풋한 어머니의 옛정 같은 것이 있으며 또 그것을 사랑하고 아끼는 소중한 마음이 담겨 있다. 그러한 이유일까? 조그만 구멍가게는 그녀가 자주 그리는 소재이며 그녀의 마음의 고향이며 안식처이다

이미경_나 어릴적에-01_종이에 잉크펜_60×100cm_2009

넘쳐나는 물량사회 속에서 수많은 물질적 부유자를 양산하는 디지털시대의 구석에서 조금씩 팔고 조금의 행복을 얻는 그 곳은 걸어서 가야하고 띄엄띄엄 있기에 다소 불편하기도 하지만 그곳에는 흥정과 소통이 있어 정보 매체와의 전쟁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다. 이미경에게 있어 작디작은 구멍가게는 소박함이 있어 잠시 숨을 고를 여유가 있고 편히 쉬어 갈 수 있는 엄마 품 같은 정겨움이 있다. 이렇듯 각자의 기억 속 구멍가게에는 소박하다, 작다, 정겹다는 공토분모가 있다. 다만 그 의미를 해석하고 이해하는 차이 즉, 과거로의 두려운 회귀와 소중한 추억의 향수가 다를 뿐 구멍가게는 확실히 우리세대 의식에 깊게 자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미경_엄마의 보물상자_종이에 잉크펜_80×80cm_2009

없어지기에는 너무 아깝고 당당하게 동네의 파수꾼을 자처하며 외딴 바닷가든 첩첩산중이든 민간인 출입통제구역이든 그 속에서 꿋꿋하게 버티고 있는 구멍가게를 이미경이 주로 찾아 다니며 그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수고와 노력에도 불구하고 장자상회, 진건상회, 종점슈퍼 같은 도심 주변의 구멍가게들은 개발의 포획아래 하나 둘씩 사라져 가고 그런 장면을 바라보는 그녀의 심정은 마치 고향을 잃은 여인의 마음처럼 가슴이 무겁기만 하다.

이미경_형제상회_종이에 잉크펜_60×100cm_2010

이미경은 우리에게 너무나도 친숙한 팬이라는 도구를 이용하여 그림을 그린다. 팬이라는 소재는 비교적 단순하고 드로잉적인 이미지가 강하다는 인식 때문에 회화의 한 장르에서 초대받지 못한 손님으로 비추어지곤 하지만 이미경에게 팬은 특별한 존재이다. 무엇보다 이미경은 펜이 가지고 있는 날카롭고 섬세한 특징을 잘 잡아낼 줄 알며 그러한 매력을 작품으로 승화시킬 줄 아는 작가이다.

이미경_금곡정류장가게_종이에 잉크펜_70×100cm_2010

실제로 그녀의 작품을 자세히 드려다 보면 선의 굵기가 칼끝 보다 더 예리하고 얇은 것을 느낄 수 있는데 이러한 선들이 하얀 종이 위에 꼼꼼하게 채워져 있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참으로 놀랍다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 올 수 밖에 없게 만든다. 또한 정직하게 쌓아 올린 선과 선이 서로 마주하면서 그 사이에 생기는 여백들이 보는 이로 하여금 여유로움을 느끼게 만들어 준다.

이미경_아차산역가판대_종이에 잉크펜_55×45cm_2010
이미경_꽃가게_종이에 잉크펜_70×50cm_2010

이미경에게 있어 구멍가게는 마음의 고향으로 빨려 들어가는 비상구 역할을 한다. 그곳은 모든 실수도 너그럽게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친 할머니 같은 다정다감한 미소가 있어 정겹다. 그곳이 이번 전시를 통해 진정으로 우리가 바라는 마음의 안식처이며 따뜻한 어머니의 품 같은 곳이 되기를 기대한다. ■ 김철희

Vol.20100823c | 이미경展 / LEEMEKYEOUNG / 李美京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