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망-망설임

이호철展 / LEEHOCHUL / 李昊瞮 / sculpture   2010_0818 ▶ 2010_0824

이호철_지티석, 대리석, 스텐레스 스틸, 자갈_230×230×200cm_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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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10_0818_수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6:30pm

성보갤러리_SUNGBO GALLERY 서울 종로구 관훈동 192-14번지 Tel. +82.2.730.8478

자동인형은 인간의 꿈을 꾸는가(Do Automaton Dream of The Human?이호철 3th 개인전 '꼭두각시 인형은 꿈이있다'展 투박한 것, 담박(淡泊)한 것이 환영받지 못하는 세상이다. 쿨(Cool)해지거나 핫(Hot)해지거나. 그것만이 대한민국이라는 배틀로얄 사회에서의 생존법칙이 된 지 오래다. 그래도 작가 이호철은 여전히 투박하다. 술을 마셔도 그 어눌한 말투는 변하는 법이 없고, 어느 누구처럼 설익은 이론을 주워섬기는 일도 없다. 작품보다는 부수적인 자신의 언행으로 - 마치 "나 자신이 예술이다." 라고 강변하는 듯 - 주목받고, 살아남아 보려는 작가들이 넘쳐나는 때에 그 흔한 블로그 하나 운영하지 않으며 작품 활동을 이어가는 이호철의 존재는 오히려 신선하기까지 하다. 노자는 도덕경을 통해 자주 도를 다듬지 않은 통나무에 비유한다. 소박하고 이름도 없지만 어느 누구도 함부로 할 수 없는 것, 도의 모습이 과연 그러한 것인지 나로서는 그러려니 할 뿐이지만 나는 종종 이호철의 모습에서 통나무를 보곤 한다. 완전한 웅변은 눌변으로 보이듯, 어쩌면 그의 비어있음은 완성의 지표가 아닐까 생각하는 것이다. 그리고 작품의 깊이는 사람에서 나온다. ● 2007년 관훈 갤러리에서의 첫 번째 개인전, 그리고 올해 초 동경 무브마치야 갤러리에서의 두 번째 개인전을 통해 이호철은 '집' 과 '꼭두각시 인형' 이라는 모티브를 통해 인간의 고립과 그로부터 비롯되는 불안을 탐구해 왔다. 그렇다면 왜 '집'이고 '꼭두각시 인형' 일까? "나는 무의식의 형상화를 시작점으로 삼는다… 개개인의 무의식을 '공간'으로 해석하고 그 안에서 감정적으로, 촉각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그 과정을 통해 사람들이 작품과 소통하고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기를 원한다." (이호철,2007) 이호철의 시작점은 옳다. '집'이란 아직 개체화 되지 못한 인간이 부모와의 일차적 관계를 통해 최초의 사회화를 경험하는 곳이고, 그 과정을 통해 개인의 무의식은 더욱 복잡한 형태를 띄게 된다. 무의식과 그 욕망은 사회화 과정을 통해 제어 되면서 인간은 집을 떠나 개체화되지만, 우리는 결국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 '개체화'라는 환상…. 우리가 사회화 과정을 통해 얻은 것은 어쩌면 삶의 동인(動因)으로서의 자발성이 거세된 자동인형(Automaton)이라는 껍데기 뿐 인지도 모른다. "난 인간이라는 연약한 동물이다. 지금으로서는 더 이상의 의미를 찾기 힘들다. 매일 아침 거울을 통해 보이는 현재의 내 모습이 전부다. 그래서 또 두통이 찾아오고, 살기위해 나 자신을 설득한다." (이호철, 2010) 촌스럽게 신의 죽음 따위를 언급하지 않아도, 삶의 의미를 내포하는 세계상은 더 이상 없다. 매일 삶을, 세상을 마주하며 겪는 그의 두통은 그래서 실존적인 망설임이고 우리는 스스로를 '설득'하는 수밖에 없다. ● 이번 전시의 작품 「갈망 - 망설임」은 '집'이라는 모티브를 동굴을 연상시키는 공간으로 변용했던 올해 초 일본에서의 전시작품과 직접적인 유사성을 지니지만, 작가는 이전보다 작업 과정에서 스스로와의 거리감과 객관성을 유지하려 애썼노라고 얘기하고 있다. 이전 작업의 꼭두각시 인형이 작가 자신이었다면, 이번에는 지나친 감정이입을 배제하고 작품의 완성도에 심혈을 기울였다는 뜻일 터이다. 전시공간의 입지와 결코 작지 않은 스케일의 작업을 그 공간에 배치한 수완도 인상적이다. 이호철의 작업을 보며 모쪼록 사람들이 잠시나마 꼭두각시나 자동인형이 아닌, '인간의 꿈'을 꿀 수 있기를 바란다. ■ 조재휘

* 자동인형은 인간의 꿈을 꾸는가(Do Automaton Dream of The Human? 영화 블레이드 러너의 원작으로 유명한 필립 K. 딕의 소설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의 제목을 패러디

Vol.20100819f | 이호철展 / LEEHOCHUL / 李昊瞮 / sculpture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