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10_0813_금요일_05:00pm
참여작가 유창창_김재희_VAMA_ETHER_이승환_심대섭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월요일 휴관
스페이스 웅_space woong 서울 종로구 팔판동 64-2번지 Tel. +82.2.725.7371 www.woonggallery.com
현상이나 표현을 체계화, 정식화하고, 기호적으로 양식화하고, 탈주와 잉여를 누락시키거나 억압하며 위계를 형성하는 질서에 대한 욕망 자체는 정치권력을 넘어 모든 개인과 집단의 중심에 실존해 왔다. 팬옵티콘(원형감옥)은 단순한 정치적 감시와 통제의 개념을 넘어서 사회와 개인이 일반성과 정상성을 획득하는 과정에 대한 직유나 일종의 게임이론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번 전시는 각기 다른 표현 양식과 기호 생성 과정을 보여주는 6명의 작가들을 통해 하나의 기호가 생산되는 과정에서 변형, 왜곡, 누락, 코드화되는 무의식과 심리 기제에 주목하여 우리가 획득한 일반성과 정상성의 한계와 이면을 조명하고자 한다.
공포와 유희의 난교적 악몽에 의해 범람하는 기호들의 카오스모제적 결말(유창창), 기표의 이형분열 반복을 통해 형성되는 유기적 기표의 가능성(김재희), 주파수 변주에 의해 드러나는 기호의 정신물리학적 허구성(VAMA), 이미지가 기호적 감염을 일으키며 증식되는 과정(ETHER), 속도와 시간의 미분과 프랙탈화가 동시에 진행되며 형성하는 리토르넬르(이승환), 가학적 기표와 피학적 기의의 충돌로 벌어지는 순수한 사건(심대섭)에 주목해 보자.
언어학, 기호학, 정신분석학이 언표행위의 체계화에 집중하여 획득한 정식성과 일반성은 때로는 환원주의적 오류를 범하여 작품의 다의성을 잃게 만들기도 한다. 체계는 위계를 만들고 위계는 권력을 만든다. 한국은 행위가 아닌 말 한마디, 인터넷 게시물 하나만으로도 뉴스가 되고 수사를 받거나 구속될 수 있는 사회이다. 표현의 자유에 관한 논란과 사례를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우리 사회의 표현에 대한 억압적 분위기와 체계 자체가 가진 강박과 불안을 감지하기란 어렵지 않다. 하지만 동시에 한국은 인터넷 보급률 세계 1위의 나라이기도 하다. 때문에 만약 이러한 억압적 상황을 푸코의 팬옵티콘에 비유하려면 그 형태는 조금 달라야 할 것이다. 거대한 원형 감옥 안에서 보이지 않는 감시탑의 텅 빈 권력의 눈과 귀를 의식하는 죄수들에게 자발적 규범화가 진행되는 건 변함없다 하더라도 감시탑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멀리 떨어진 감옥의 외벽 가까이에서는 실존에 대해 고민하는 죄수들이 하나 둘 생겨날 수도 있다. 그리고 어쩌면 바로 그곳에서 다양한 실존 양식과 표현 양식의 가능성이 싹틀 것이다. ■ 심대섭
Vol.20100813f | OUTSKIRTS OF THE PANOPTICON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