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yond the scene

김병권_이시현展   2010_0813 ▶ 2010_0904 / 일요일 휴관

이시현_공항_코튼에 유채_40×72.8cm_2010

초대일시_2010_0813_금요일_06:00pm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일요일 휴관

갤러리 포월스_GALLERY 4WALLS 서울 강남구 논현동 248-7번지 임피리얼팰리스호텔 1층 Tel. +82.2.545.8571 www.gallery4walls.com

나의 작업은 어떤 풍경을 '발견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1회 개인전까지의 작업이 '창'에 대한 기억으로 시작된 풍경이라면 그 이후에는 실내와 오가는 길에 마주치는 '익숙한 풍경들'로 연장되어 나타난다. ● 작업실을 얻기 전,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내던 나는 집안의 모습을 관찰하는 시간이 늘어나게 되었고 이를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다. 익숙한 장소나 사물이라도 때에 따라 낯선 느낌으로 다가오기도 하는데 이러한 풍경은 나를 압도하곤 한다. 여름이 지나 제 역할이 끝난 선풍기, 구석에 놓인 트라이포트, 쌓여있는 그릇들. 무심코 바라보다 마주친 이러한 사물들을 응시하고 있으면 어느 순간 그들은 '사물'이 아닌 '존재'로서 다가온다. 나는 그들을 주인공으로 사진을 찍고 다시 캔버스로 옮긴다. 때로는 대상에 집중하게 하기 위해 배경을 생략하기도 한다.

이시현_KTX6_광목에 유채_91×116.8cm_2009
이시현_카트_코튼에 유채_72.7×116.8cm_2008
이시현_세면대_광목에 유채_50×72.7cm_2010

한편 자주오가는 장소- 주차장, 마트 등도 그림의 소재이다. 몇 년 전 부산으로 이사 오면서 서울을 오가는 KTX창을 통해 바라보는 풍경 역시 눈길을 끈다. 단 몇 시간의 거리 이지만 도착지에 다다라 변해있는 하늘의 모습이나 계절에 따라 다른 색을 보이는 풍경은 언제나 흥미롭다. 이는 '창'을 통해 바라보던 예전작업과 맞닿아 있는 것이기도 하다. ● 내가 익숙하지만 어떤 풍경에 압도되는 건 그런 이유인 것 같다. 지금 생각하고 있는, 다니고 있는 이 시간과 또 다른 시간대가 존재하는 듯 정지되어 조용한 풍경들, 일상이지만 문득 '일상'이 제거된 듯 낯설게 느껴지는 경험 때문인 것이다. ● 하이데거는 작품의 사물적 현실성이 사물을 통해 작품에 이르는 것이 아니라, 역으로 작품을 통해서 사물에 이르게 된다고 말한다. ● 나는 내가 '바라보고 있는 곳'을 사진으로 기록한 후 다시 캔버스로 옮긴다. 이는 보는 이로 하여금 작가의 시선을 따라 관찰하도록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 이시현

김병권_Memory&Travel_캔버스에 유채_90.9×60.6cm_2010
김병권_Memory&Travel_캔버스에 유채_112.1×145.5cm_2010
김병권_Memory&Travel_캔버스에 유채_60.6×90.9cm_2010
김병권_Memory&Travel_캔버스에 유채_72.7×53cm_2010

나에게 있어서 작업이란 기억 속에서 흩어져버린 조각들을 찾는 행위임과 동시에 한 조각 혹은 한 장면을 연출하는 수단이며 방법이다. 그 시발점이 되는 것이 흔히 마주 칠 수 있는 풍경이며 그 풍경 속에서 볼 수 있는 장면이다. 그것을 캔버스에 옮기면서 나의 작업은 시작된다. 하지만 기억 속 풍경은 때로는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형태가 불안정하다. 곧 그것은 나의 감정적인 부분과도 연결되며 그 장면에 있었을 때의 감정 상태를 표현하기 위해서 대상을 일그러트리고 단순화 시킨다. 최근 작업에서는 주로 나에게 밀접하게 연결 되어있는 풍경을 다뤘다. 내가 항상 지나치고 머물면서 생각하고 고민하는 일상이 반복되는 장소, 그 중 일부의 장면이 캔버스에 작은 붓으로 터치를 반복하면서 기억 속 풍경으로 재생된다. 누구나 한번쯤은 봤을법한 풍경 속에서 나만의 주관적인 생각을 전달시키는 것은 어렵지만 그림을 보는 이의 감정 상태에 따라, 그들의 기억과 경험에 비추어 자유롭게 해석되고 재 경험 될 수 있다면 나와 작품, 그리고 관람자 사이에 소통이 이뤄 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연계성이 내 작업의 내러티브(narrative)가 된다. ■ 김병권

Vol.20100813c | beyond the scene-김병권_이시현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