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N GAME

2010 커뮤니티 스페이스 리트머스 자체기획전   2010_0811 ▶ 2010_0821 / 월요일 휴관

초대일시_2010_0821_토요일_06:00pm

참여작가_정혜진_정재민_이기언_박선아_정찬미_현다민_송아영 기획 및 행사진행_이아영_김수경 주최_커뮤니티 스페이스 리트머스 후원_한국문화예술위원회 협찬_BEARLY BURGER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커뮤니티 스페이스 리트머스 LITMUS COMMUNITY SPACE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원곡동 786번지 B1 Tel. +82.31.494.4595 www.litmus.cc

원곡동 - 리틀 아시아 ● 단일민족임을 과시해 온, 상대적으로 외국인들에게 관대하지 못한 문화를 가지고 있는 대한민국에 지역주민의 80% 이상이 외국인인 지역이 있다. 많은 아시아 이주민들의 커뮤니티가 집결한 경기도 안산시 원곡동이다. '국경 없는 마을' 혹은 '리틀 아시아'로 통하는 원곡동은 아시아 각국 이주민들의 서로 다른 문화가 반영된 간판의 가게와 식당 등이 즐비한 거리와 그 거리를 가득 매운 다양한 피부색의 아시아인들이 어우러진 독특한 풍경을 자아낸다. 원곡동의 다문화적인 지역적 환경은 특수한 문화적 현상을 낳으며, 다문화시대의 하나의 상징이자, 이해를 돕는 자생적 장으로서 기능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지역적 정체성 하에 좀 더 적극적으로 문화 생산과 교류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벌이는 커뮤니티 스페이스 리트머스가 이곳에 있다.

정재민_재민이와 함께 떠나는 원곡투어_혼합매체_50×50cm_2010
정찬미_무제_혼합매체_가변설치_2010

리트머스 - 출발점과 종점 ● 리트머스의 가장 젊은(?) 작가와 기획자들이 전시를 벌여 보고자 모였다. 원곡동의 풍경에 대한 익숙함의 정도는 다양했지만, 모두의 첫인상은 일종의 충격이었다. 이는 다양한 대중매체를 통해 피상적으로, 혹은 가공된 이미지들로 경험하던 아시아의 풍경들과는 다른 실체적 삶의 풍경으로 다가오는 아시아 각국의 인상들이 원곡동에는 조금은 껄끄럽게 퍼져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큰 충격은 바로 다수의 주민이 외국인인 원곡동에서 역으로 한국인인 자신이 이방인이 되어버리는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 이방인으로의 위치 전이는 평소에는 의식하지 못했던 스스로에 대한 정체성에의 의식을 가져온다. 결국 '다양한 아시아의 문화가 실체적 삶으로 충돌하고 부딪치는 한국 땅'이라는 독특한 원곡동의 환경은 '내가 누구인가와 너는 누구인가'의 정체성의 문제를 불러오게 한다. 그리고 이러한 원곡동에서 마주하게 된 차이들 속에서 이방인이 되어버리는 체험은 차이들과의 소통을 꿈꾸게 했다. 우리는 원곡동을 아시아 각국 사람들의 삶의 게임이 매일 벌어지는, 즉 차이들이 보이지 않는 룰 속에서 어우러져, 공존하며, 경쟁하는 거대한 퍼즐 혹은 게임판과 같이 느꼈다. 그래서 소통을 시도하는 또 다른 게임판 - 아시안 게임을 열기로 했다. 이를 통해 처음의 그 충격의 실체는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그 부딪침에서 우리가 어떤 의식을 갖게 되었는지를 돌아본다. 그리고 그 충격이 우리의 머리와 가슴 속에 남긴 어떤 스크레치와 이를 넘어서기 위한 우리 나름의 방법들은 결국 이 전시의 출발점이자 다시 종점이 된다.

박선아_무제_혼합매체_가변설치_2010
송아영_원곡동 용한 산기도 선녀보살 타로카페_혼합매체_가변설치_2010
현다민_무제_혼합매체_가변설치_2010
이기언_Do Volunteer Work_혼합매체_가변설치, 퍼포먼스_2010
정혜진_Souvenir shop_혼합매체_가변설치_2010

아시안 게임 - 개막식과 폐막식 ● 원곡동과 소통하기 위한 '아시안 게임'이라는 틀은 원곡동을 이해하는 보다 쉬운 모델로서 기능하기도 하고, 모여 즐기기 위한 의식의 틀로서도 기능한다. 먼저, 실제 '아시안 게임'은 아시아 각국이 스포츠로 모여 경쟁하며, 각 국가가 자국의 정체성-다름을 재확인하고, 또 역으로 공유하는 아시아성은 무엇인지에 대해 재발견하게 되는 국제적 스포츠 행사이다. 그런 의미에서 삶을 스포츠 경기에 비유할 수 있다면, 원곡동은 매일 아시안 게임이 치러지는 공간이다. 원곡동의 다양한 아시아 이주민들은 자신과 다른 다양한 아시아 국가의 사람들과 한 공간에서 만나게 되면서, 자국의 정체성,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더 강화하게 되고 동시에 아시아라는 공통분모를 의식하게 된다. 그리고 동일한 장소에 모여 공유하는 룰을 지키며 경쟁하고, 동시에 자신의 문화적 색깔을 풍긴다. 이어 노동의 시간이 지나고 놀이의 시간이 오면 서로 어우러져 함께 축제를 즐긴다. 이는 마치 아시안 게임이 끝났을 때의 폐막식을 연상하게 한다. 우리는 이 '아시안 게임'의 의식을 전시에 들여와 원곡동과 소통하고자 한다. 살을 맞대고 경기하는 선수처럼 선의의 경쟁을 다짐하는 개막식 퍼포먼스를 통해 원곡동 아시안 게임을 시작한다. 그리고 이 게임이 끝나는 폐막식은 누구도 패배하지 않은 불꽃놀이가 된다. 폐막식의 축제에서 아시아 작가들, 원곡동의 주민들, 그리고 우리 모두가 한 자리에 모여 먹고 춤추는 그야말로 몸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폐막식 축제를 벌이게 되는 것이다. 마치 축제의 밤 불꽃놀이처럼 다름을 안은 채 다양한 색채가 뿌려진다. 본 아시안 게임 속에는 원곡동의 독특한 분위기나 아시아 이주민들의 삶과 문화에 대한 겉핥기식 이해 혹은 오해들이 가득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이 이해이든 오해이든, 살이 부딪치는 축제의 시간이 지나서 서로를 알게 된 이후, 우리는 좀 더 이곳의 삶에 가까워지게 되지 않을까? 영원히 이해할 수 없을지라도, 적어도 이렇게 함께 놀 수 있지 않은가? ■ 이아영

Vol.20100810h | ASIAN GAME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