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10_0806_금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덕원갤러리_DUKWON GALLERY 서울 종로구 인사동 15번지 5층 Tel. +82.2.723.7771~2 www.dukwongallery.co.kr
기록의 증식과 변조 ● 윤지현은 기록을 통한 정보의 전달과 해석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기록이라는 것은 여러 가지의 방식과 매치들로 저장되며 전달되며 이를 다루고 연구하는 사람들의 관점과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다양한 변조를 겪으면서 삭제되고 덧붙여지는 수정이라는 과정을 거친다. 이는 과거의 벌어진 역사적인 사건들과 다양한 고전사상과 이론들뿐만이 아니라 가까운 시대에도 통용되는 이야기이며, 지금 현재에 벌어지고 있는 우리들 개개인들의 일상사에 있어서도 다를 바가 없다. 윤지현의 작업은 이러한 기록이라는 방식을 통해 우리가 알아 낼 수 있는 정보들이 어떻게 재해석되고 확장 되어나가는지에 대한 의문에서부터 출발 하고 있다.
윤지현의 작업은 작가가 스스로 개인적인 일상생활에서 1차적 정보를 수집하여 데이터로 만드는 과정과 이러한 1차적인 데이터들이 어떠한 방식을 통해서 재해석되어 우리에게 제시되는지 두 가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선 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을 살펴보면, 작가는 우선 어떠한 방식으로 개인사적인 기록을 모을 것인가에 대해 계획을 세운다. 여기에서 일단 작가는 자신의 행동을 여러 가지로 수치화 할 수 있는 요소들을 선정한다. 이렇게 이번 전시에서 사용할 수집정보는 주변의 온도, 이동 거리, 좌표, 그리고 심장의 박동 수이다. 그리고 작가는 이러한 정보를 수치화된 방식으로 저장하기 위해 자신만의 데이터 저장 기계를 제작하고 거기에 덧붙여 심장박동이 75이상이 넘어가면 디지털 카메라가 사진을 찍게 구동되는 장치를 덧붙였다. 이러한 기계를 2달 동안 착용하고 다니면서 일상생활을 하였으며, 이렇게 매일 매일의 기록이 수치화된 데이터로 쌓이게 된다. 이렇게 쌓인 수치화 된 기록은 2달 동안의 작가의 생활이며 어떠한 상황과 상태에 있었는지에 대한 매우 객관화된 기록들이자 매일 매일 쓰는 일기와도 같은 개인사이다.
두 번째로는 이렇게 기록된 수치화된 데이터를 어떠한 방식으로 우리에게 정보의 형식으로 다시 보여주는지를 살펴보자. 위에서 살펴본 대로 수치화된 데이터들은 작가가 만들어 낸 조건 값에 의해서 정리되기 시작한다. 이는 마치 일기를 쓰기 위해 지나간 시간들을 회상하는 것과 비슷하며, 수치화된 데이터를 통해서 거꾸로 그가 기록했을 동안의 일들을 회상하는 방식으로 데이터를 역추적을 해나간다. 이렇게 데이터를 분류하여 구동시키는데, 이는 심장을 닮은 설치 작업의 벽면의 수축과 이완의 운동을 통해 벽과의 사이의 차이의 정도에 의해 구동되어 심장박동에 의해 찍혀졌던 과거 그 어는 지점의 이미지가 화면에 나타난다. 이때 보여 지는 이미지들의 각각의 색상값을 통하여 다시 마그네틱을 긁는 소리로 변환되어 사운드로 나타난다. 또한 이 사운드는 다시 음역대를 분석하여 수치화되어 프린트에 비주얼 라이징 된다. 이렇게 기록된 데이터들을 특정한 조건을 통해 새로운 정보로 만들어내어 이미지에서 소리로 다시 이미지로 변환되는 과정을 거친다. 이러한 움직임들은 하나의 작동이 그 다음 구동되는 것의 원인이 되고 그것이 또 다른 것을 작동시키는 조건이 되며 순환한다. 이렇게 정보와 데이터가 묶여지는 관계는 근본적으로 가상적인 것이며, 이러한 데이터의 의미화는 정보를 선별하고 형태의 구조의 조직을 시각적으로 어떻게 구현하는 가에 달려있다. 이런 변조의 과정들을 살펴보면 1차적인 데이터가 많은 다양한 조건들을 거치면서 처음의 기록된 데이터에서 삭제되거나 덧붙여져서 다양한 방식으로 증식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증식된 기록들은 처음에 기록되어 있는 1차적인 데이터와는 계속해서 어긋나 버리고 만다. 결국 기록이라는 것은 최초의 기록에서부터 순수하게 남아 있을 수가 없으며 우리가 어떤 것을 읽으려 하는가에 따라 계속해서 증식하며 처음과는 다른 형태와 내용으로 변해버리는 진화하는 생물과도 같다.
윤지현은 자신의 개인적인 역사를 자신이 고안한 장치를 통해 기록하고 그것을 자신이 다시 기억을 더듬어 분석하여 변조시켜 다양한 방식으로 증식시키는 작업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그는 개인적인 자기만의 기록이지만 결국 이는 우리들이 기록하는 모든 것과 그것을 통해 세상을 기록하고, 분석하고 예측하는 인간 사회의 모습을 보여준다. 현대 우리의 사회에 있어서의 자료라는 것은 디지털화에서 데이터 수집에 이르기까지의 점점 아카이브와 데이터베이스로 나타나며 이는 기억의 본질적인 형식으로 나타난다. 이들 방대한 자료들은 상황에 따라서 의미 있는 자료들과 의미가 없는 자료들의 불연속적인 단위들로 구성된다. 따라서 그가 보여주고 있는 개인적인 네러티브와 매개된 기억의 구축을 반영하면서 데이터의 부분들의 총합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 윤지현은 어떠한 현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기록이라는 것을 통해 우리들이 쌓아가고 있는 데이터들은 끊임없이 변조를 일으키고 다양한 정보들로 재해석 되며 변조를 거듭할 것이고, 우리는 이러한 기록을 끊임없이 해나갈 것임을 이야기하고 있다. ■ 신승오
Vol.20100806f | 윤지현展 / JIHYUNYOON / 尹智鉉 / 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