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거주:과도기적 발생

2010_0723 ▶ 2010_0808 / 월요일 휴관

초대일시_2010_0723_금요일_06:00pm

참여작가_김세은_김예지_석다슬_이훈구_전효경_최승호_표창연_홍의만

관람시간 / 12:00pm~06:00pm / 월요일 휴관

스페이스 15번지_SPACE 15th 서울 종로구 통의동 15번지 Tel. 070.7723.0584 space15th.org

작년 가을 부터 시작된 우리의 '공동의 거주'는 부지, 용지 또는 건축물을 리서치하는 것에 대한 공동관심에서부터 시작 되었다. 이 '공동'은 이화여자대학교 서양화과 학생들과 고려대학교 건축학과생 들이 모여 만들어진 것이다. 2008년 봄 서양화과 학생들은 학교에 새롭게 들어선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의 작품 ECC 대한 리서치를 시작으로 작업을 전개하였다. 건축학과에서는 이들의 사이트에 대한 창조적 접근과 이해, 미술 언어로 드러나는 건축물에 대한 해석 등이 건축적으로도 유효하다고 생각하고 둘 사이의 협업을 시도하여 시너지 효과로서 다양한 층위의 시각을 가질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보았다. 이렇게 만나게 된 8명은 그간 어떤 사이트를 정하고 리서치를 하는 것에 대해 익숙하지만, 그 과정은 매우 다른 방식이었다는 것을 전제하고, 이제 도시 속의 한 장소를 알아가는데 생겨나는 이슈와 함께 경험하는 사건들 에 대한 기록과 의견교환을 바탕으로 한 협업에 대한 가능성을 논의하기 시작하였다. ■ 전효경

김예지_전효경_표창연_홍의만_낮에 만들기_비디오_2010
김예지_전효경_표창연_예를들면 삼분집_혼합재료_가변크기_2010
전효경_협업에 관한 보고서_종이에 프린트_21×30cm_2010

협업을 위해 모인 우리 구성원 모두 언젠가 자신이 평생 건축 혹은미술의 길을 걷겠노라고 결심을 할 때 크게 영향을 주었던 것은 이 두 분야의 현대적 측면이라기 보다는 짓고 쌓아 올리고, 또한 무엇인가를 만들고 꾸미는 '원초적인 건축적, 미술적 행위 자체'이었을 것이다. 이러한 공통점을 안고 협업을 통해서 실제로 거(居)할 수 있는 건물 혹은 물건, 혹은 공간을 만들고, 실제로 공동거주를 시행함으로써 협업의 의미, 공적공간과 사적공간의 실제적인 의미를 몸소 체험하기로 한다. 이렇게 작업을 진행하는 동안점차 분업이 이루어지고 또 관리를 누가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가 등장한다. 이제, 모두는 협업에서 큰 문제가 될 수 있으나 아무도 말 하지 않았던 '소유'에 대해 현실적으로 이야기 하게 된다. 결국 구성원들은 협의에 의해 물리적으로 세명의 것으로 나눌 수 있는 집('예를 들면 삼분(三分)집')을 완성시키고 공동거주와 개인의 의미에 대해 실험해 보기로 한다. 그렇게 '거의 다 만들어진 집' 을 실제로 사용해 보기 위해 구성원들은 이틀간의 캠프를 계획한다. 이때 협업을 통해 발생되었던 우연적인 사건들과 작업자의 경험을 여러가지 방법으로 나누는데 특히 캠프의 밤이 되면 마지막으로 임시로 서 있는 삼분집의 기둥을 제대로 만들어 세우기로 한다. 1미터 남짓의 각목 기둥을 30센티씩 나누어 맡고 자기만의 방법으로 밤새 다듬고 깍아 완성하는 '최후의기둥' 은 지난 7개월간 서로를 통해 겪었던 건축적, 미술적 추구와 욕망 갈등, 타협 그리고 같을 수 없는 개인의 서사를 드러내는 체험의 오브제가 될 것이다... ■ 김예지_전효경_표창연

김세은_석다슬_최승호_불량거주지_혼합재료_가변설치_가변크기_2010
김세은_석다슬_최승호_불량거주지_혼합재료_가변설치_가변크기_2010
김세은_석다슬_최승호_불량거주지_혼합재료_가변설치_가변크기_2010
김세은_석다슬_최승호_불량거주지_혼합재료_가변설치_가변크기_2010

지금의 옥수동의 모습이 갖추어지기 이전, 이곳에 들어와 살기 시작한 사람들은 도시의 이방인이었으며 대부분 불법적으로 집을 짓고 거주를 시작했다. 최소한의 공간이 필요했던 그들은 긴 시간 동안 일정한 공간에서 생활하면서 자연스럽게 생겨난 집, 마당, 집기 등의 물리적 환경과 서로간의 원조를 통해 생활하는 어떤 시스템을 유지하며 결국엔 국가로부터 그 공간을 자신들의 장소로 인정받아 주인이 되었다. 이렇게 형성된 동네에 대한 관심으로 우리는 옥수동을 찾았다. 골목 들을 둘러보며 우리도 이방인으로서 그 곳에서 시간을 보내고 의미 있는 행동들을 통해 사건을 일으켜 그 한 모퉁이를 당연하게 사용하는 일원으로 인정받을 수 않을까 기대가 되었다. 우리는 동네의 한 구석 계단에 자리를 잡고 필요한 것을 가져다 두거나 만들면서 서서히 그곳을 차지해 나갔다. 동네 주인들의 보이지 않는 기준에 순응하기도하고 밀어내기도 하면서 우리 스스로와 우리 물건들의 물리적 존재를 유지하는데 노력했다. 계단의 조건에 걸맞게 만든 차양은 지붕과 같은 오브제로 도난과 파손 등의 우여곡절 후에도 그곳에 아직 버티고 서있고, 바닥 칠 등으로 공간의 경계를 만들고 우리가 그곳에서 시간을 보내며 만든 간이식 가구들은 실제로 우리가 지내기에 안정된 공간이라는 만족감을 주었다. 안 본 사이, 누군가가 우리의 화분에 선인장을 뽑고 거침없이 심어놓은 무법의 호박잎으로 화가 났지만 지금은 우리가 가져다 놓은 식물들과 주민들의 것이 함께 여러 사건 속에서 자라나고 있다. 우리는 그곳에 곧 백반정식을 배달해 먹을 수 있는 주소도 얻게 될 것이다. ""럭키슈퍼 오른쪽으로 꺽고 고양이 3마리 집을 지나 긴 계단 핑크 호박잎 집"" ■ 김세은_석다슬_최승호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대부분의 건축 행위는 수익성과 경제성에 의해 좌우되는 효율적인 건축 행위를 요구한다. 한정된 공간과 한정된 비용은 아파트라는 가장 효율적인 공동거주 방식을 탄생시켰으나, 아파트의 편의성과 경제성의 이면에 가려져 주목받지 못했던 공간의 잠재적 결함들을 관찰하는 과정에서 경제적 논리에 의해 간과되었던 감정적 불편에 대한 징후적 특성들이 발견되었다. 익명의 타인과 공간을 공유하면서 발생되는 심정적인 불안과 불편들에 대해서 이야기함으로써 현대주거공간이 갖는 측정 불가능한, 수치화 할 수 없는 비가시적 결함들에 대해서 주목한다. ■ 이훈구_홍의만

Vol.20100723e | 공동거주:과도기적 발생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