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쇼니, 함께 무릎을 보이다

It shows knee, 一緒に.展   2010_0720 ▶ 2010_0801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_김민경_신상우_이승오_한상윤

기획_ARTEO 조재현

이브갤러리는 ㈜이브 자리에서 운영합니다.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주말_10:00am~06:00pm

이브갤러리_EVE GALLERY 서울 강남구 삼성동 91-25번지 이브자리 코디센 빌딩 5층 Tel. +82.2.540.5695 www.evegallery.co.kr blog.naver.com/codisenss

『It shows knee 一緒に』展 잇쇼니, 함께 무릎을 보이다. ● '잇쇼니'로 발음되는 'It shows knee.' 는 '무릎을 보이다'라는 뜻의 영문이다. 또한 똑같이 '잇쇼니'로 발음되는 '一緒に' 는 '함께'라는 뜻의 일본어이다. 두 단어는 '잇쇼니'로 동일하게 발음되지만, 언어의 국적과 그 의미가 전혀 다른 동음이의어로 이번 전시 타이틀은 동음이의어의 두 가지 뜻을 우리말로 함께 해석해 '함께 무릎을 보이다.' 라는 주제를 의미한다. ● 과연 '무릎' 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과거 예와 도를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꼽던 우리나라는 남자는 긴 바지와 긴 두루마기, 여자는 긴 치마와 그 안에 긴 속치마, 속바지를 입고 정조를 지키고자 하였다. 예를 들어 양반들은 강을 건너기 위해 신발을 벗어 맨발을 드러내고, 바지를 무릎까지 올리는 행위를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는 것처럼 부끄러워하였다. 여성은 남성에 비할 것도 없이 더할 수 없는 치욕이라 여겼다. 그만큼 무릎의 의미가 쉽게 드러낼 수 없는 소중한 자아의 표현, 자존심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는 흔히 어떤 것에 자존심을 굽히거나 복종을 의미할 때 '무릎을 꿇는다.' 라는 말을 사용한다. 바닥에 무릎을 대고 꿇어 앉아, 상대방의 시선보다 낮게 위치하여 위로 올려다 보는 복종을 뜻하는 일련의 행위를 비유적으로 사용하는 말이다. 즉, 무릎은 꼿꼿이 지켜야 할 자존심이며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는 신념의 상징이다. ● 이처럼 '무릎'은 그 사람의 자존심을 상징하며, 쉽게 굽히지 않는 자신의 신념과 생각을 의미한다. 이번 전시는 4명의 작가들이 자신의 무릎(생각,가치관,신념)을 대중들에게 선보여 생각을 공유하는 소통의 자리이다. 또한 이번 전시에서 작가의 '무릎(Knee)'은 작가가 목표하고자 하는 한 지점 즉, 작가가 최종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작품세계의 끝지점'을 뜻하기도 한다. 작가가 궁극적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생각을 그들 각자의 작품을 통해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김민경_Camouflaged short cut hair_람다프린트, 싸이텍, 플라스틱_60×50cm_2010
김민경_Camouflaged selves-orange_람다프린트, 싸이텍, 플라스틱_150×120cm_2008

김민경 작가는 환조형식의 두상을 제작하여 사진 촬영과 싸이텍(Saitec)처리를 통해 평면형식으로 만들고, 그 위에 부조형식의 형태를 덧붙이는 방식으로 작품을 제작한다. 하나의 얼굴이 반복적으로 등장하고 그 위에 다른 형태와 표정을 가진 수많은 페르소나(Persona)가 다양한 가발, 컬러, 가면 등을 통해 드러난다. 즉, 현대를 살아가는 인간들이 겪는 사회 속 존재감에 대해 묻고, '실제의 나'와 '위장된 자아' 사이의 괴리감에 대해 고찰한다. 그녀의 작품은 달콤하지만, 그 속에서 나를 볼 때 씁쓸한 감정을 지울 수 없다.

신상우_Modern People-The City Life_우드 컷_40×60cm_2010
신상우_Modern People-A Circus Show_모노타이프_35×69cm_2010

제도적인 사회는 불가피하게 그 구성원을 일종의 기계부품으로 만들어버린다(찰리채플린의 영화『모던타임스』에서 그 극단적인 경우가 예시된). 이처럼 기계화 된 현대사회 속에는 일탈이 들어설 자리는 없다. 하지만 신상우 작가는 판화를 통해 현대인의 달콤한 꿈을 표현한다. 달콤한 색감, 역동적인 화면, 패턴화된 이미지는 흡사 유아가 그린 것 같이 천진난만하고 자유분방하다. 신상우의 작품은 현대인의 억압된 욕망을 분출하는 출구가 된다.

이승오_Layer-고흐의 아이리스_종이 콜라주_72.7×90.9cm_2010
이승오_Layer-마릴린 먼로_종이 콜라주_91×91cm_2010
이승오_Layer-캠벨수프_종이 콜라주_각 35×35cm_2010

겹겹이 쌓여진 종이들은 삶의 기억과 무게를 의미하는 듯 하다. 동시에 수많은 종이결로 재구성된 작품의 이미지는 소멸과정을 거쳐 탄생의 기쁨을 맞이하는 즐거움을 준다. 이승오 작가는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자신만의 표현방식으로 과거의 작품들을 오마주한다. 즉, 과거라는 시간의 때(불순물)와 표현기법의 틀을 지우고 그 작품에 깃든 작가의 정신만을 가져와 이승오만의 표현기법으로 재구성한다. 즉, 작가는 작품에 담긴 내적 가치의 중요성을 역설적으로 표현한다.

한상윤_별이빛나는밤-만리포에서_장지에 분채수묵_65×65cm_2010

한국적인 표현방식(장지위에 분채, 수묵)으로 종이 위를 자유롭게 이동하는 붓의 터치는 명품 루이비통을 입은 돼지, 비통맨에게 생명력을 부여한다. 한상윤 작가의 비통맨은 작가 자신과 현대인이 투영된 소통의 매개체이다. 비통맨에 투영된 현대인의 자아는 그림속에서 꽃바람이 날리는 봄의 여유를 느끼고, 별이 빛나는 만리포에서의 밤을 즐기며 삶의 무게를 덜고 일탈과 자유를 느낀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현대인의 자유를 대리만족하며 삶의 이상향을 꿈꾼다.

한상윤_와!!봄이다(홍매)_장지에 분채수묵_65×65cm_2010

김민경의 사진과 부조, 신상우의 판화, 이승오의 종이콜라주, 한상윤의 한국화. 독특한 표현 방식으로 자아를 표출하는 4명의 작가를 한자리에서 만나 그들과 소통, 공유할 수 있는 자유를 느껴본다. ■ 조재현

Vol.20100720d | 잇쇼니, 함께 무릎을 보이다 -It shows knee, 一緒に.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