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오올

도대체 유기된 것은 누구일까? 함영미의 작업은 생뚱맞은 질문에서 시작한다. 개는 길을 잃거나, 버림을 받거나, 또는 주인을 잃은 채로 새로운 누군가와 같이 살고 있을 때도 항상 같은 생각을 한다. '내 주인은 어디 있는 걸까?' 그 바보스러운 지각력은 동요 없이 꾸준히 일관한다. 그런 바보를 이길 순 없다. 결국 흔들리고 마음 아파지는 쪽은 바보가 아닌 생각 많은 사람들과 버린 사람과 잃은 사람들 그리고 서서히 기억에서 지워져가는 이들이다. 모질게 이야기 하면, 개들에게 향한 미안하고 측은해 하는 따위의 양심 비슷한 것들에는 사용목적이 있다. 그것은 오히려 슬픔에서 오래 머물지 않고 떠날 수 있는 방법으로 쓰이기도 한다. 꼭 거기까지 생각이 치달아야 할 필요가 있을까? 하지만 그녀의 작업은 미안함도, 자책도 떨쳐내고 나서야 시작되었다.

함영미_꽃빨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45.5×53cm_2010

함영미_강남면 논현리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45.5×112cm_2010

사람이 개를 일부러 유기했거나 아니면 개가 길을 잃었거나, 그로 인해 울거나 양심의 가책을 느끼거나 골칫거리를 덜었다고 생각하거나, 그 모두가 한 방향으로만 흐르는 사람의 생각이기에 일방적이다. 그리고 그것이 일반적인 것이 된다. 개에 대한 의식은 '사람의 기준과 판단'이라는 강력한 룰 안에서만 존재한다. 그것이 작가의 기본적 고찰이었다. ● 상반된 모순이 하나에 오롯이 담겨있다면 그것은 큰 가치를 지닌다. '튼튼하고 가벼운' 것 처럼 공존하기 힘든 모순된 성질들을 하나에 담아 각자 제 기능을 훌륭히 하게 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것이다. 그 가치는 기꺼이 인정해야 한다. 그래서 어딘가 좀 모자란 함량미달의 모순가치에도 우리는 종종 타협해준다. 작가는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모르고 화폭 앞에 선다. '유기'라는 처연한 현실 앞에 개와 사람은 마주 본다. 그러나 여전히 개는 즐겁고 신나자고 한다. 삶과 죽음의 경계 어디쯤인지 알 수 없는 모호한 모습은 더 단순해지고 더 바보같이 웃는 모습으로 표현된다. 누구나 그런 장면을 본 적이 있다. 엉엉 울고있는 아이에게 아랑곳 없이 핥아대며 꼬리를 흔드는 강아지. 울던 아이는 결국 엉덩이에 털이 난다는 경고를 듣고 만다. 울다 웃는다. ● 모순의 가치를 만들어내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모르고 물정 없이 순진한 발상으로 시작한 그림이, 역설적이게도 순진한 표현을 가능하게 했을지도 모른다. 화폭의 개와 마주하는 작가는 마냥 아이가 되어간다. 작가가 표현하는 단순한 색채와 꽃의 모양, 강아지의 개구진 모습들은 명백히 유년의 정보다. 같이 놀고 싶어 죽겠어하는 아이의 설레임이다.

함영미_묻지마, 하늘갈거야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3×194cm_2010

함영미_유기견들을 위한 안내표지판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12×112cm_2010

그녀의 작품들은 '절제'라는 개념 안에서 다듬어진 형태의 단순함을 지키고 있다. 그것에는 조심스럽게 계획된 모양을 만들기 위한 고민이 있었겠지만 그럼에도 자유스러운 느낌은 곳곳에 전해진다. 공을 물고 꽤나 의기양양하게 보이려고 하는 강아지를 그리는 작가는 "오오올~"하는 소리를 함께 그려내고 싶어했다. 그녀의 작품들은 당당하게 유치하다. 꽃으로 치자면 촌스런 개나리꽃, 젓니가 듬성듬성 빠진 치아를 한껏 드러내고 '나 이뿌지?' 하고 어거지를 피우는 여자아이처럼 말이다. ● 무겁게 시작한 주제를 두고 작가는 딱히 작품으로 고발하지 않는다. 불편한 진실을 보자며 붙들지 않는다. 그저 좋아하고 행복해 할 줄 아는 바보와 함께 웃다가 울다가 하는 것을 원하는지도 모른다. 그것은 감정을 통제할 줄 알아야 마땅한 사회적 인간들이 조울증으로 진단을 받는 것 따위의 것은 분명 아니다. 여러 상반된 성질의 감정들이 함께 섞이는 것도 마음에서는 자연스러운 것임에도 이성과 합리라는 것으로 압박하고 경직하는 우리의 표정을 앞에 두고 웃고 장난을 친다. ● 길을 잃고 헤메는 강아지를 위한 표지판은 무사히 집에 돌아오거나, 혹여 돌아오지 못한다면 늘 가고 싶었던 곳, 또 가서는 안 되는 곳 등을 안내하고 있다. 그것은 그 들의 고난스러운 여정에 즐거운 추임새를 넣으며 재미있는 동행을 하고 있음을 함축한다. 또 그러한 의미가 작품 전반에 장난스레 다리를 걸치고 있다. 놀고 있는 강아지들의 존재 자체를 굳이 묻는 질문에 대해 작가는 굳이 말하자면 '반은 살아있고 반은 죽어있는 아이들'로 말한다. 그럼에도 '같이 잘 놀고 잘 살자'는 것은 말 그대로일 뿐 다른 의미는 없다고 말한다. 현대인들은 복잡하다. 행복에는 필사적인 무엇인가가 필요한 각오를 해야 하거나 조건이 많아 처음부터 포기하는게 편하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말 그대로를 받아들이려면 논리적인 설명과 이성적인 생각이 한 바퀴를 멀리 돌고 나서야 그대로의 의미뿐 인 것이 왜 진리인지를 알게 되는 우매함도 있다. 작가는 그렇게 자신을 돌아봤다고 말한다. 그림에 말이 씌여 있다면 딱 그 만큼이다. 너희들 참 즐겁고 행복하구나? 같이 잘 살자! ■ 박철권

함영미_유기견보호소_캔버스에 실_가변설치_2010

Who's being abandoned? Ham Young Mi's work starts with a offbeat question. When dogs get lost, abandoned or lost by it's owner and lives with somebody new, they're thoughts are identical. They would think 'Where is my owner?' and they're silly perceptivity will not be shaken. Such a thing can not be beaten. Eventually the people getting hurt are not the silly people, but the one's who have lost, abandoned, lots of thoughts and the ones who's slipping from one's memory will be hurt. Speaking harshly, conscience such as sorriness and pity toward the dog has a purpose. It's rather used to overcome sadness and not linger. Does it have to go that far? But her work begins after by dismissing her sorriness and guilt. ● Purposely abandoning the dog or the dog getting lost and by that crying, feeling guilty or think you got rid of the trouble, all of these thoughts goes to the same point so it's one-sided. And this becomes general. The sense towards dogs only exist in the powerful rule of 'Human's standard of judgement'. That's the artist's fundamental consideration. ● If directly-opposed contradictions are put into one, it has great values. Coexisting contradictions like 'Durable and light' is hard to put it into piece and make it function each way. The value must be acknowledged. So if contradiction value fall short we often let it go. The artist doesn't realize how hard this is and stands in front of the canvas. Human and a dog look each other having the sad 'abandonment' ahead. However the dog wants to be happy and get excited. The vague boundary of life and death is expressed as smiling more simply and sillier. Everyone has seen that kind of sight. A dog wagging it's tail without concerning a crying baby. The baby eventually gets to hear the warning "If you cry and laugh your buttocks will grow hair". The baby will cry and laugh. ● Without knowing how hard it is to create a contradiction value and started drawing with naive ideas, ironically it may have been possible to express naiveness. Artist facing the dog in a canvas becomes childish. An artist expressing simple color, shape of flower and a bit naughty dog cleary are from childhood. It's the anticipation of a child who wants to play. ● Her works has a concept of 'restraint' and is simply revised. It might had careful concerns yet expresses freedom. Artist drawing a dog with a ball trying to be exultant will try to draw it with a sound like "well done". Her works are imposingly childish. For a flower it would be forsythia and a girl with teethes fallen out saying 'Am I pretty?'. ● The artist with a serious subject wouldn't report it as work. Won't hold you to look at the inconvenience truth. Maybe just wants to be laughing and crying with a foolish person who knows how to be just happy. It's not just the people who are good at controlling they're emotions. It is normal for different emotions to be mixed but is laughing and making fun of our stiffened expressions made by pressures on reasons to be rationalized. ● The sign for a lost dog can help the dog return to home, of if it can't the sign leads to place where it always wanted to go or places it never should go. Those have implications making a rough trip with joyfulness. Also those senses are ranged generally in the work. If the artist was to speak about the existence of the playing dogs, she would say as "half dead and half alive children". Nevertheless 'Let's have fun and live well' is just meant to be literal with no different meanings. Modern people are complicated. They believe they need some kind of desperate determination or many conditions to be happy, so they believe giving up is easier. To understand literally, it sometimes need logic explanation and rational thoughts, but later you realize the truth. That's how the artist herself looked around. If the painting has words it's just that much. You people look very happy! Let's live together! ■ PARKCHULKWON

Vol.20100714g | 함영미展 / HAMYOUNGMI / 咸泳美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