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080622d | 이계원展으로 갑니다.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7:00pm
인사아트센터 INSA ART CENTER 서울 종로구 관훈동 188번지 3층 제1특별관 Tel. +82.2.736.1020 www.insaartcenter.com
ROMANTIK ROMANTIC + K = ROMANTIK ● 2008년 『요정이야기(fairy tale project)』로 첫 번째 개인전을 열었던 이계원(a.k.a Kien)이 2년 만에 두 번째 전시로 찾아왔다. 도심 곳곳에 출몰한 요정들의 이미지로 우리를 환상 속에 몰아넣었던 작가는 이번에는 좀 더 내밀한 목소리로 낭만을 이야기한다. ● 낭만浪漫 / ROMANCE. 실현성이 적고 매우 정서적이며 이상적으로 사물을 파악하는 심리 상태. 또는 그런 심리 상태로 인한 감미로운 분위기.
이계원이 속삭이는 낭만은 주의나 이즘으로 포장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일상의 언어로 논해지는 낭만이고 사전적 정의에 충실한 낭만이다. 이러한 낭만을 어떻게 현실로 불러올 것인가? 그것을 위해서는 먼저 작가가 생각하는 '낭만-적'이란 무엇인지를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이계원이 생각하는 로맨틱이란 다음과 같다.
"가족도 애인도 친구도 없이 혼자만의 것으로 가질 수 있는 순간, 그 순간들이 낭만적이다. 예기치 않게 혼자 맞이한 고요한 한 때, 지친 나를 쉬게 하는 시간들에서 낭만을 느낀다. 한여름 밤에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마시는 차가운 샤도네이 한 잔. 녹초가 된 몸을 이끌고 힘들게 올라온 지하철 계단 끝 밤하늘, 아무도 없는 순간." (이계원)
낭만적인 순간은 누구에게나 예고 없이 찾아온다. 그 순간에 우리 각자는 오직 홀로 세계에 존재하고 약간은 외롭지만 동시에 자유롭고 편안하다. 정교하게 짜인 도시의 삶 속에서 어쩌다 만나게 되는 느슨한 휴식의 순간에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잠시 멈춰 서서 가벼운 탄식을 내쉬고, 그 시간 속에 잠시 머무르며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그리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어떤 이들에게는 그 낭만적 순간이 찰나의 마주침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삶 속에서 영속성을 지닌다.
"내 몸집만큼이나 크고 무거웠던 렘브란트의 화집을 혼자 넘겨보던 시간들. 도쿄 우에노 파크 미술관 정원에서 마주쳤던 마이욜의 지중해. 루브르 박물관의 어느 계단을 돌아 올라간 순간 내 눈을 사로잡은 사모트라케의 니케. 내가 작업을 멈추지 않은 것은 이때의 먹먹함을 잊지 못해서이다. 10대 시절, 아니 그 이전의 내 마음에 남은 깊은 각인 때문이다." (이계원)
이계원에게 낭만적인 것이란 곧 예술적인 것이다. 세계가 온전히 나만을 향해 열려 있고 나 역시도 세계를 향해 열리는 그 순간, 그 낭만적 순간에 얻게 되는 행복과 자유가 바로 이계원의 예술이고 그의 'ROMANTIK(로맨틱)'이다. C로 끝나는 모두의 로맨틱이 아니라 이계원(Kien), 즉 K로 종결되는 그의 로맨틱인 것이다. ● 이번 로맨틱 시리즈는 여름의 문턱에 이른 어느 날 밤, 대문을 들어서는 순간 날아온 라일락 꽃 향기를 맡은 작가가 마주친 낭만적 순간에 대한 기록이다. 작가의 눈을 통해 이 세계를 바라보고, 그가 발견한 세계의 숨겨진 낭만 속에 빠져들어 보자. 쓸쓸하지만 아름다운 장밋빛 환상 속에서 세계와 나만이 존재하는 휴식을 보내는 것이다. 이 얼마나 낭만적인 시간인가. ■ 박성진
Vol.20100714f | 이계원展 / LEEGYEWON / 李癸沅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