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집다

2010_0707 ▶ 2010_0713

초대일시_2010_0707_수요일_06:00pm

참여작가 김가슬 [email protected] 김진우 [email protected] 김태현 [email protected] 박준형 [email protected] 이언정 [email protected] 이정인 [email protected] 전선영 [email protected] 전선하 [email protected]

관람시간 / 11:00am~06:00pm

나무화랑_NAMU ARTIST'S SPACE 서울 종로구 관훈동 105번지 4층 Tel. +82.2.722.7760

뒤집다 뒤집다 뒤집다 ● 첫 번째 뒤집다 이번 전시,『물구나무』에 출품된 작품들은 젊은 작가들이 예술가로서의 삶을 시작한다는 출사표와도 같은 것이다. 이들의 모습에서 갓난아기가 세상과 첫 번째 한 판 뒤집기를 하는 '배 뒤집기'의 모습이 겹쳐 보인다.

김태현_Untitled-10_폴리주조, 혼합재료_가변설치_2010
김진우_The supreme sacrifice1 지고의 희생1_목판화_110×80cm_2010
박준형_pm5:00_석판화_50×50cm_2010
이정인_虛_에칭_30×90cm_2010

관점을 뒤집다. 이들 8명의 젊은 작가들은 자기 정체성과 예술가로서의 태도의 문제에 끊임없이 고민하고 그것을 표현하고자 부단히 실험하고 있다. 이들은 계속해서 세계에 질문을 던진다. 그 첫 번째 행위가 뒤집어 바라보기이다. 물구나무를 서고 보는 세상은 뒤집어 진 모습이다. 또한 판에 새기는 세계는 관점을 뒤집어서 본 세계이다. 이들은 다른 각도에서 뒤집어 봄으로써 기존의 보편적 가치에 의문을 던지며, 그 과정에서 분열되는 자기 정체성의 허약함에 불안을 느낀다. 그러나 피할 수 없는 주체의 분열을 인정함으로써 이들은 자기만의 특이성을 발견할 수 있으며 그것을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의 작업은 자기 내면에서 들리는 다른 목소리의 질문에 대한 응답이며, 예술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은 그것을 찾아가는 행위 그 자체의 과정이다. 이것은 뒤집어 보고 기존의 것에 대한 전복을 향한 작가의 욕망의 행위이다. 그 행위 그 자체가 작품의 형식을 구성하는 동시에 내용이 되는 것이다.

전선하_Paradise IIII_석판화_70×100cm_2010
전선영_Tied 002_석판화_70×50cm_2010
이언정_CITY P(2X2)_실크 스크린_각 24.5×33.5cm_2010
김가슬_Monozygotic I 일란성 쌍둥이I_실크 스크린, 스텐실, 목판화_45×75cm_2009

세계를 뒤집다. 판화는 판을 통해 세계를 간접적으로 표현함으로써 세상과 거리두기를 하지만 동시에 그 판을 통해 세계와 대면하게 한다. 세계를 그린 판과 그것을 찍은 그림은 서로 같으면서도, 같은 것이 아닌 소위 짝패(double)이다. 몇몇의 기법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판화는 판에 그림을 뒤집어 그린다. 작가는 세계를 뒤집어 판에 새기고 그 판을 뒤집어 찍는다. 뒤집히고 다시 뒤집힌 세계는 보고 있는 세계와 같은 모습으로 보이지만, 보이는 세계와 찍혀진 세계는 전혀 다른 세계이다. 닮았지만 전혀 다른 세상이 거기 있다. 그것은 외밀한 세계이다. 다시 말해서 안이면서 동시에 밖인 세계이다. 판화는 판을 통해 세계와 거리두기를 함으로써 친숙한 것이 낯선 두려움으로 되돌아오게 한다. 판을 통해 찍혀진 세계는 정확히 계산되고 묘사되어 찍혀진 것이지만 찍혀진 세계에는 우연이라는 왜상이 덧입혀진다. 거기에서 판은 마치 환상처럼 실재와 접하게 하면서 동시에 실재를 가로막는 가림막이 된다. 같은 이미지이지만 뒤집혀서 반복되는 행위를 통해 겹쳐진 이미지들 사이에는 간극이 있다. 거기에 낯섬이 느껴진다. 그 간극 속에서 불쑥 내비쳐지는 충동의 시선, 그것은 판이 찍혀질 때 그것을 비집고 나오는 우연의 얼룩들이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그것은 우연과 필연이 만나 열리는 틈새이며 삐딱하게 봐야만 제대로 볼 수 있는 세계이다. 이것은 전복이며 판의 전복이다. 반복된 이미지는 완전한 자기반영이라는 플라톤적 환영이라기보다는 홀바인의 해골 같은 얼룩이기 때문이다. 반전된 이미지 위에 얼룩으로 흔들리는 것 속에서 우리는 예술가들의 사유의 흔들림을 볼 수 있다. 또한 시뮬라르크의 자유로운 변이와 변종, 복제의 향연을 만날 수 있다. 이것은 욕망의 얼룩들로 인식과 경험의 한계이며 시각적 충동의 공간이다. 우리는 여기서 보편적 가치를 깨고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유쾌한 파괴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 박수진

Vol.20100707h | 뒤집다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