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주말_11:00am~06:00pm
미술공간현 ARTSPACE HYUN 서울 종로구 관훈동 106번지 창조빌딩 B1 Tel. +82.2.732.5556 www.artspace-hyun.co.kr
Flower Drawing ● 우연. 우연히 해금이라는 전통 악기를 접하게 됐다. 연주자와의 특별한 인연으로 연주회 리플렛 작업으로 해금과 플라워드로잉이 접목된 드로잉 작업을 하게 되었다. 드로잉 작업을 위해 연주자와 직접 만나 이야기도 듣고, 해금도 직접 볼 수 있었다. 직접 만난 연주자는 드로잉 작업에 꼭 필요한 해금을 직접 보여주었고, 가장 궁금했던 연주자의 손을 볼 수 있었다. 연주를 그토록 많이 한 악기는 연주자의 혼이 깃들듯 나무와 줄은 연마된 모습이었다. 그리고 연주자의 손은 오랜 연주 탓에 굳은살이 노력의 흔적이라고 말하는 듯 가득했다. 만남 후 해금 드로잉 작업은 무사히 연주자의 안내 책자로 나왔고, 연주자의 친분으로 해금 독주회를 관람할 기회가 생겼다. 연주는 감동이었다. 그것이 단지 해금이라서, 친분에 의해 관람하게 된 연주회라서가 아니 였다. 그동안 상상하던 해금의 소리. 저 단순한 줄과 나무에서 나오는 소리는 알 수 없는 감동으로 내 마음을 요동치듯 마구 두드렸다. 학창시절 배웠던 단소, 장고 등의 악기들에선 왜 감동이 없었을까 생각했다. 그건 내 어설픈 연주 실력으로 인한 오해라는 걸 깨닳았다. 동시에 전통 악기에 대한 나의 편견과 무지함에 창피함을 감출 수 없었다. 해금을 알게 되면서 국악에 사용되는 악기들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고 만약 연주자가 나에게 드로잉 작업을 의뢰하지 않았다면 무산됐을 이 기회가 그토록 감사하다.
전통악기. 일상생활에서 많이 접할 수 없어 어려웠고, 접하려 하지 않았던 전통음악은 클래식과 현대음악을 주로 듣던 나의 마음에 커다란 물결로 요동치게 만든 음악이다. 사용 재료들이 각기 다르지만 대부분 나무와 돌, 자연재료를 사용하는 악기들에서 그 모습만으로 전통 악기들은 자연을 말하고 있는듯했다. 플라워드로잉 또한 꽃과 식물, 자연적 모습을 그리는 작업이기에 그 둘은 자연스럽게 잘 어울릴꺼라 생각했다. 그 둘을 함께 접목한다면 전통악기에 대한 어려운 시선을 조금 쉽게 다가가는 시작이 되지 않을까란 생각에 재미있는 작업이 될 꺼라 생각했다.
음악과 드로잉. 플라워드로잉은 그 자유로움에 매력이 있는 것이다. 음악도 회화에 못지않은 예술이므로 그 자유로움은 비교 할 수 없다. 자연스러운 모습을 지닌 꽃들의 모습을 드로잉으로 표현 하는 것은 작가의 상상력과 그 자연적 식물의 모습을 진심으로 들여다보아야 "자연스러움"라는 표현이 나올 수 있다고 본다. 꽃과 식물을 어떤 느낌으로 표현하느냐, 음악을 어떤 재료로 어떤 방법으로 표현하느냐 하는 것은 전통음악과 플라워드로잉 두 요소를 어떤 방법으로 접목하느냐 하는 문제일 것이다. 이 점에 가장 고민을 두었다. 음악소리를 어떤 형태로 드로잉 하느냐... 이 점을 풀어가는 가장 좋은 재료적 방법은 한국적인 재료 (먹물과 붓)와 서양적인 재료 (파스텔)를 함께 쓰는 것이었다. 붓과 먹물, 파스텔은 "순간"을 표현하기에 흥미로운 재료들이었다. 소리를 드로잉으로 표현하는 것은 그 소리를 진심으로 느끼고 상상하는 것이었다. 음악과 드로잉을 함께 종이위에 표현하는 순간, 전통악기 소리와 플라워드로잉은 나에겐 서로 다른 형태로 느껴지지 않았다. 그 순간이 난 행복했다.
연주된 음악을 듣고 작업하는 건 어렵지 않았지만 전통악기에 대한 연주 음악은 쉽게 구할 수도, 들을 수도 없었기에 이점이 가장 어려웠다. 특히나 현재 사용되지 않아 연주되지 않는 악기들은 악기 형태를 보고 그 특징에서 나올듯한 소리를 상상하며 작업해야했다. 이 점은 안타깝기도 하다. 우리의 소중하고 멋진 악기들이 사라져 간다는 것. 왠지 내 것을 잃어버리고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잊혀져가는 그 악기들에 조금이나마 플라워드로잉의 작업으로 그 악기의 아름다움을 알게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작업했다. ● 플라워드로잉. 나의 플라워드로잉은 자유로움, 즐거움이다. "음악을 듣는다, 붓을 든다, 순간을 느낀다." 빠르게 표현해야 그 자유로움이 배가 되는 드로잉은 음악과 잘 어울린다. 난 오늘도 음악을 들으면서 플라워드로잉을 한다... ■ 한유진
Vol.20100707b | 한유진展 / HANYUJIN / 韓瑜珍 / illustr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