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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소라展 / YUSORA / 兪소라 / drawing   2010_0703 ▶ 2010_0725 / 월요일 휴관

유소라_room_재봉틀로 드로잉_52×36.5cm_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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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10_0703_토요일_05:00pm

대안공간 아트포럼리 신진작가展

관람시간 / 12:00am~08:00pm / 월요일 휴관

대안공간 아트포럼리 ALTERNATIVE SPACE ARTFORUM RHEE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상동 567-9번지 Tel. +82.32.666.5858 www.artforum.co.kr

몇 주 동안 치우지 않은 방, 옷이 겹겹이 쌓여있어 앉을 수 없는 의자, 부엌, 공간을 채우는 물건들. 그런 사소하고 평범한 장소를 왜 그리고 있는가. 나의 커피 잔에 당신이 꼭 관심을 가져 주길 바라는 것은 아니다. 누가 읽기를 바라며 일기를 쓰는 사람은 없다. (미니홈피 다이어리라면 좀 다르겠지만) 나의 그림들은 일기와도 같다. 다만 日에 따른 기록이 아니라 장소, 또는 사물에 대한 기록이다. 우리 집, 나의 방, 작업실의 내 책상, 내 자리, 나의 서랍. 어떤 날이든 상관없이 그 자리에서, 그곳에 내가 있거나 없거나 상관없이 나의 장소로써 나를 품고 있다. 나의 소소한 욕심들로 채운 공간이, 공간을 채운 어떤 것들이 그곳에 내가 있었다고 증명하고 있다.

유소라_gorgeous room_종이에 중성펜_35.7×25.6cm_2010
유소라_gorgeous room2_종이에 중성펜_39.1×54.1cm_2010

욕심은 애정에 비례 한다. 慾心과 欲心. 慾心은 대체로 부정적인 의미지만 欲心은 '하고자하는 의욕'이란다. '나의 것'들을 만들어내고 그것에 애정을 담아 '나의 장소'를 만들어 나가는 시작이기에, 나는 욕심을 긍정적인 에너지, 일상 그 자체로 표현한다. 때로는 소소한 욕심이 정말 분수에 맞지 않아 크고 버겁게 느껴지지만 사실 그것은 같은 크기의 애정인 것이다. 버거운 것들 속에 있지만 즐거워 보이는, 욕심이 나를 위협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져 있는 것이다.

유소라_my room 4,5_재봉틀로 드로잉_각 52×36.5cm_2009
유소라_my room 6,7_재봉틀로 드로잉_각 52×36.5cm_2009
유소라_29"heavy_재봉틀로 드로잉_80×117cm_2010

처음으로 나의 집을 방문한 사람이 어질러진 나의 방을 보며 집에 대한 나의 애착을 조금이라도 이해 할 수 있을까. 이곳이 나에게 어떤 존재인지, 전혀 쓸모없어 보이는 물건이 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지 내가 아무리 설명한들 그대로 느낄 수 있을까. 어질러진 더러운 방의 리얼리티가 아니라, 삼성이나 스타벅스 같은 리얼리티가 아니라,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는 '장소'에 대한 나의 마음이다. 이 물건이 어떤 의미가 있냐고 물으면 대답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 물건에 어떤 사연이 있냐고 물으면 오늘 처음 만난 사람이라 해도 긴 수다를 떨 수 있을 것이다. 그 물건에, 나의 그림에 담긴 것은 '의미'라기 보다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다. 보잘것없고 부끄러운 물건도, 감당하기 버거운 욕심도 모두 구석구석에 따뜻한 시선과 이야기가 담긴 나의 일상이다. ■ 유소라

Vol.20100703h | 유소라展 / YUSORA / 兪소라 / draw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