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10_0529_토요일_05:00pm
세미나_윤리적 실천으로서의 공예Ⅱ 2010_0601_화요일_02:00pm~05:00pm_서울대학교 미술대학 52동 308호 발표_『윤리적 일상』展 참여작가
space HaaM은 PRIME Motor社가 지원하는 비영리 미술전시공간입니다.
참여작가_박성철_손채이_박상미_SaeRi Cho_임효정_박규리_조새미
관람시간 / 11:00am~06:00pm
스페이스 함_space HaaM 서울 서초구 서초동 1537-2번지 렉서스빌딩 3층 Tel. +82.2.3475.9126 www.lexusprime.com
사회적인 선(善) ● 『윤리적 일상/ Ethics in Everyday Life』전은 우리의 삶의 자세에 대한 고찰이다. 이에 작가들은 지속적인 우리의 일상에서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던 것에 대하여 조금 다른 시각을 제시한다. 그렇다면 여기서 '윤리'는 무엇을 의미하고 어떤 의미로 기능(ergon)하고 있는가? 『니코마코스 윤리학』(Nikomachische Ethik) 세계 최초의 체계적인 윤리학서로 전 10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강의 초고이며, 그의 만년의 원숙한 사색이 드러나 있다. 그의 아들 니코마코스가 편집하였다. 행복한 삶에 대한 연구서로 원리론(제 1권~제3권 5장)과 덕의 현상론(제3권 6장~제 10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은 최초의 윤리학 전서로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강의 초고이다. 릿터(J. Ritter)는 아리스토텔레스가 이 책에서윤리적인 것은 거주(Wohnung)의 장소이자 풍습까지 의미하는 에토스의 영역에 속하는 것이어서 윤리적인 것은 풍습, 관습, 인습, 바르고 적절한 태도의 방식인 덕이며, 더 나아가서 이런 것들을 담지하고 있는 기구 제도인 가정, 신에 대한 제사, 친교관계, 전쟁, 예식이나 장례식을 위한 공동체 등 까지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span class="color-b"」릿터(J. Ritter), 아리스토텔레스 실천철학에서의 정치학과 윤리학 (Metaphysik und Politik. Studien zu Aristoteles und Hegel, Frankfurt a.M, 1969) pp.106~132, in: 푀겔러, 오토(ed.), 박순영 역, 『해석학의 철학 Hermeneutische Philosophie』, 서울: 서광사, 2009(1972), p.202「/span」 즉 아리스토텔레스의 윤리학에서 어떤 행위를 윤리적이라고 규정할 때의 바르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습관 들여진 제도로서의 생활세계에 의해서, 그리고 생활세계와 함께 정해진 인습적인 언어와 형식 속에서 전달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있어 윤리적이라고 하는 여러 규칙들 중에는 오늘날 우리가 보기에 어떤 절대적인 선에서 비롯된 윤리이기 보다는 사회적인 선을 강조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 바로 이 지점에서 이 전시를 통해 질문하고자 하는 윤리와 행복한 삶의 문제가 시작된다.
미, 윤리, 그리고 새로운 호모 파베르 ● 역사적으로 제작인(Homo Faber)의 운명과 미의 해석의 문제는 끊임없이 담론의 장을 형성해왔다. 그런데 여기에서 주목하고 있는 것은 근대적 의미의 호모 파베르의 문제가 아니라 21세기 초, 사회적 선의 상징으로서의 미와 제작인과의 관계이다. 올바름과 유용성은 어떤 관계인지, 윤리적 미라는 것은 어떻게 정의될 수 있는지, 선의 미는 어떻게 기능할 수 있는지, 수 많은 미와 윤리의 질문들이 지금 여기에 우리를 향해 있다. ● 이 전시에 참여하는 일곱 명의 작가는 21세기의 새로운 의미의 제작인으로써 윤리적 미와 행복한 삶과의 관계에 대하여 사유한다. 박성철은 작업에 대한 작가의 자세를 보여주는 「손에 의한 복제」 프로젝트를 진행, 물질과 기술 시대에 대한 고찰을 하게 한다. 작가는 2007년 4월 19일 시작으로 단동(동 90%, 아연 10%)을 재료로 지름 9 cm, 높이 10 cm의 컵을 매일 하루에 하나씩 제작하고 있다. 「손에 의한 복제」는 눈으로만 보았을 때 모두 똑같이 보임에도 불구하고 작가가 지정해 놓은 여러 조건들로 말미암아 기술 복제를 통해 제작된 물건들과 차별된다. 나아가 「손에 의한 복제」는 우리 삶의 물질적, 정신적 소모에도 대항하는데, 작가는 과연 과학과 기술의 힘이 우리에게 선천적으로 부여되어 있는 '인간의 조건'마저 완전히 극복해 내는 방법으로 충분할 수 있는가를 매일의 노동집약적인 반복 작업을 통해 역설적으로 질문한다. 손채이는 방산시장, 을지로의 소규모 공장에서 생산과정에서 배출되는 pre-consumer plastic을 재료로 이를 상감, 구미히모 등 전통기법과 결합하여 장신구를 제작한다. 작가는 폐 플라스틱을 장신구의 재료로 사용함으로써 그것이 제작인의 재료로써 가지는 가능성에 대해 모색한다. 또한 작가는 소비자의 사용과정을 거치지 않은 폐기물을 통해 인간이 만들어 내는 물질과 아름다움의 관계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을 제기한다. 박상미는 서울의강남, 강북의 수선집에서 발생되는 자투리 천을 재구성하여 다시 의상을 만듦으로써 서울의 모습을 재구성하여 보여주는프로젝트 진행하고 있다. 그 옷은 현대 도시인의 옷에 대한 과잉 소비 욕구를 보여주듯, 예를 들면 팔의 길이만큼 더 긴 소매 자락이 있게 의도적으로 제작되어 있다든지 하여 착용자의 활동을 의도적으로 방해한다. 작가는 자신이 재료를 수집한 도시의 풍경을 착용자의 신체로부터 제시하는데 이 때 신체는 다시 "도시풍경"으로 전환된다. Saeri Cho Dobson은 미국 엘 에이에서 소수 민족 및 소외 받는 사람들에게 과연 사회 정의와 법이 어떤 의미인지를 제고하게 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작가는2007년 워싱톤의 행정판사 피어슨씨가 세탁소 주인의 실수로 잃어버린 10불짜리 바지를 세탁소에 걸어둔 간판 'Satisfaction Guaranteed (고객 만족 보장)'을 시비 걸어 본인의 만족을 보상받지 못했다면서6백7십만 불의 소송을 걸고 몇 년에 걸쳐 재판을 끌었던 사건에 주목하면서 세탁소 사람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세탁소 사람들을 인터뷰 하는 과정에서 한인 및 다른 소수민족들이 겪어야 했던 인종차별, 사기, 대기업의 횡포, 고객들의 억지와 직원들의 부당한 소송 등의 얘기를 듣게 되었는데, 「7 Deadly Seams」에서 작가는 강철 대형 옷걸이에 이 이야기를 타이포그래피로 실크스크린 되어있는 옷들과 그래픽 작품들로 제시한다. 이 작업은 퍼포먼스와 함께 진행되는데, 이는 읽기만 하는 판독의 정적인 글자 작업으로서가 아니라 입체적인 가독성을 더하여 소외된 소수민족의 이야기를 관객들이 보다 친근감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임효정은 일상 속의 식문화에 관심을 두고 맥도날드나 컵라면 등 페스트 푸드를 우아하고 격식 있게 먹는 장치로서의 작업을 구성하고 있다. 작가는 음식이란 단지 우리의 허기진 배만 채워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정신까지도 채워주기 때문에 식(食)은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이야기한다. 이는 fast food, ready-made meal 에서 비롯되는 편리함, 빠름이 허기진 배를 채움에 있어 필요 조건일지언정 충분조건은 아니라는 이야기일 것이다. 이에 작가가 끌어들이는 것은 테이블 매너의 아름다운 형식이고, 또 바르게 먹기이다. 박규리는 우리의 일상 중 주거에 대한 이해로 우리를 끌어들인다. 「에코 파티 메아리」프로젝트 디자이너로서 그린 디자인을 실천해 온 작가는 2009년 인도 여행 중 맞닥뜨려진 뉴 델리의 도시 빈민의 천막집에서 우리의 주거에 대한 의문을 시작한다. 그는 우리가 얼마나 더 넓고, 얼마나 더 좋은 마감재로 꾸며진 집을 가져야 행복해질 수 있는지, 우리의 끝없는 욕구를 채우기 위해 버려지고 새로 쓰이는 콘크리트, 인테리어 자재, 가구 등은 결국 지구의 자원을 고갈하며 극단으로 치닫도록 하는 부채질에 다름 아닌지 질문한다. 작가는 길에서 주운 스티로폼을 바닥에 깔고 인삼과 떡 따위를 싸던 나일론 보자기를 엮어 대나무 위에 세운 텐트를 제작하여 한 사람이 몸을 누이는데 필요한 공간과 재료에 대해 성찰한다. 조새미(필자)는 보조기의 미적 승화를 통해 미(美)의 사회적 적용을 추구하는 프로젝트 진행하고 있다. 그의 작업들은 '우리에게 도구란 무엇인가?', '우리의 신체와 사물의 관계란 무엇인가?' 하는 질문에 대한 응답의 성격을 지닌다. 그렇지만 작가의 관심사는 형이상학적 탐구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공동체의 행복 추구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 2005년부터 지속적으로 과제로 삼아온 「재활 프로젝트」의 대상은 신체가 자유롭지 못한 사람들인데, 문신(tatoo)과 피어싱(piercing)의 사회 병리학, 심리학적 배경에 대한 리서치를 의료 보조기 제작에 실험적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결과적으로 작가가 제작한 보조기는 특정 환자에게 의료기의 기능적 역할 뿐 아니라 새로운 활력을 줄 수 있는 미학적 장신구로서 역할을 하게 된다. 작가의 관심은 인간의 신체적 활동들, 그리고 삶의 세계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실존으로서의 공예 ● 미래지향적인 제작인의 활동은 21세기에 변해버린 삶의 다양한 조건 대한 철학적 성찰을 기초로 그것을 재배치하여 실천해 내는 행동(action)이어야 한다. 그 행동은 인간의 행복한 삶을 지시하고 있으며 더불어 사는 자들이 고민해야 하는 문제를 향해 있다. 새로운 제작인(Neo Homo Faber)의 패러다임의 가능성은 여기에서 열린다. ● 이 전시를 통해 작가들이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자신의 육체, 자신의 욕망, 자신의 시간, 자신의 노동을 부지불식(不知不識) 중 타인에게 맡기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주체적으로 관리한다는 의미, 전유(appropriation)로서의 작업이다. 달리 말하면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조건이 위기에 처해지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소외되지 않은 인간, 자기 존재를 자기가 소유하고 있는 인간에 대해 모색하자는 것이다. 전시에 등장하는 작업은 우리의 먹기, 자기, 입기, 일하기와 접속하고 결국엔 우리 삶을 행복과 가깝게 하고자 하는 여정과 관계한다. 이 전시를 통해 작가들이 자신의 노동에 의미를 부여하고, 우리의 환경에 관한 통념을 전복시키고, 사회적 약자의 일상을 회복시키고자 노력하는 등 실천적 활동에 개입하고 있으니 말이다. ■ 조새미
Vol.20100530b | 윤리적 일상_Ethics in Everyday Life-행복한 삶에 대한 연구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