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Factory 2010:정지된 동화, 작동하다

2010_0526 ▶ 2010_0601

차명임_저 너머에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93.3×521.2cm_2010

초대일시_2010_0526_수요일_05:00pm

참여작가_Story Factory (이경애_이승혜_조송_차명임_천동옥)

관람시간 / 10:00am~06:00pm

인사아트센터 INSA ART CENTER 서울 종로구 관훈동 188번지 본전시관 1층 Tel. +82.2.736.1020 www.insaartcenter.com

2010년, 정지되었던 동화(童話)가 작동(作動)을 시작하다...! ● 그룹"Story Factory"는 이화여자대학교 서양화과라는 공통분모와 이 시대를 비슷한 연령으로 함께 살아가는 40대 후반, 다섯 명의 작가들로 구성되었다. ● 그녀들은 삶의 질이나 교육 정도로 보았을 때, 사회적으로는 부르주아(Bourgeois) 계층에 분류된다. 그러나 세상에 대한 시각이나 기존 질서 안에서 호불호(好不好)의 기호는 마치 보헤미안(Bohemian)의 자유로운 영혼에 근거하는 듯,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 사치하지 않고, 위선적인 욕망에 굴하지 않는다. 본질을 가장한 껍데기를 가려낼 줄 아는 지혜와 부조리를 비판하고 분석하고 또한 바람직한 제안으로써 자유로운 정신과 예술의 사회적 순기능을 이야기 할 줄 아는 용기를 가진 작가들이기도 하다. ● 미국의 저널리스트 데이비드 부룩스(David Brooks)가 자신의 저서 『BOBOS in Paradise』에서 말하는 신종인류가 바로 그녀들인 것이다. 그녀들은 이 사회에서 여성이 맡아야 할 모든 역할을 적극적으로 누리며 즐기고 있다. 부모의 딸로서, 남자의 아내로서, 아이들의 엄마로서, 누군가의 동무로서... ● 그녀들은 이 모든 역할을 훌륭하고 열성적으로 수행하면서 동시에 그녀들 내면의 욕망을 비우거나 밀어내지 않고 끊임없이 작가로서 숙련된 손과 머리와 마음을 다듬으며, 여유롭게 때를 기다린다. 관객에게 보여 줄 이야기를 축적하면서... ● 우리 미술계의 규모가 병적으로 비대해지고, 모든 하찮은 것들조차 숫자로 환산되며 그것이 마치 새로운 세기의 가치 기준인 마냥 얄팍한 유행이 예술가들을 현혹할 때, 그녀들은 예술의 본질과 그리는 행위의 기본에 충실한 아름다운 작가들이다. 그룹"Story Factory"의 이경애, 이승혜, 조송, 차명임, 천동옥이 바로 그들이다. 정지된 듯 혹은 정지한 듯... ● 가정의 달 오월의 끝자락에서 그룹"Story Factory"는 '정지된 듯 혹은 정지한 듯'했던 그녀들의 동화를 구연(口演)할 준비를 마쳤다. ● 그룹"Story Factory"의 동화(童話)는 모든 동화의 화법이 그러하듯 상징과 은유를 통해, 삶의 현실 안에서 호흡하는 비밀스러운 본질과 주어진 상황에서 교차하는 다양한 심리적 충돌 그리고 화해의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 그녀들의 구연동화(口演童話)는 동화가 남기고자하는 교훈을 교조적이지 않으면서도 거부감 없이 우리들 사이에서 자연스러운 공감을 유대하게 만드는 도구로써 사용되고 있다. ● 인사아트센터에서의 시각적 구연동화,『Story Factory 2010:정지된 동화, 작동하다』展의 작가들은 이번의 전시에서 관객들이,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에서 강요되고 정형화된 삶의 교훈이 아닌 스스로 생각해서 얻어 낸 자신들만의 독특하고 다양한 삶의 해답이 찾아지기를 희망한다. 계단과 고양이 - 차명임 ● 그룹"Story Factory"의 구성원 가운데 유일한 선배인 화가 차명임은 길고양이와의 우연한 만남으로 오래전부터 확장된 개념의 생명운동에 열성적인 작가다. 그래서 그녀의 작품에는 길고양이가 등장한다. 그런데 그녀의 그림에 등장하는 고양이는 그림의 내용을 주도하거나 길고양이가 처한 잔인한 현실에서 묘권(猫權)을 대놓고 주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존재의 흔적만 있을 뿐이다. 살랑대며 사라지는 꼬리의 끝자락이나 이 안과 저 밖의 그 어느 어중간한 지점에서, 등을 지고 있는 것인지 혹은 우리를 노려보고 있는 것인지 분명하지 않은 고양이가 있을 뿐이다. ● 그녀의 작품 「저 너머에」는 그녀의 관심사와 전시 주제인 동화(童話)가 만나 장화신은 재기발랄하고 영민한 샤를 페로(Charles Perrault)의 고양이를 만날 것이라 기대했는데, 나의 상식적인 기대는 어이없이 깨지고 말았다. ● 화면 전경에 가득한, 어지러이 배치된 계단들과 이오니아 혹은 코린트식 기둥 사이 사이에 캣 타워나 고양이 과자, 이동장 등 고양이 용품이 확대되어 건축의 일부인 것 마냥 풍경에 녹아있다. 그리고 우측에는 아치형 문에 기대어 앉아 있는 고양이와 물이 필요한 듯 축 늘어진 화분의 화초 실루엣이 보인다. ● 안으로 들어가야 할 지, 벽돌담 너머 잔인한 세상으로 되돌아가야 할 지 긴장된 조심성을 가지고 문가에서 상황을 살피며 망설이는 고양이가 있다. 늘어진 화초는 그 고양이의 상태, 피곤과 애정의 갈증을 대변하는 기제로 보인다. ● 고·저의 바닥차가 있는 공간을 연결하는 구조체인 계단들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뿐 아니라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의 자만심을 버리고, 이 세상에 살아있는 모든 생명과 다각적으로 소통하자는 작가의 의지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다. 또한 배경에 녹아있는 고양이의 용품들은 이 사회에 버려지고 학대받는 길고양이들이 생명을 가진 우리의 일원으로서 이 사회 안으로 다시 초대하고픈 작가의 소망과 배려로 보인다. ● 저 멀리 보이는 거대한 화초와 밤하늘을 깨알같이 수놓은 반짝이는 별들은 그녀가 생명과 희망이 있는 약속의 땅이 있음을 암시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 곳은 우리의 어린 시절, 마냥 즐겁고 웃음으로 가득 찼던 여름, 별이 쏟아질 것만 같았던 행복으로 가슴이 벅차오르던 파라다이스의 밤하늘을 떠올리게 한다.

이경애_보냄받은 연못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160cm_2010

물과 비상구 - 이경애 ● "Story Factory"의 작가 이경애는 캔버스 안에 아름다운 정원을 가지고 있다. 그녀는 오랫동안 주변의 자연을 보아 왔고, 그 풍경은 그녀의 망막에서 가슴으로 그리고 기억의 창고에 채워진다. 그녀의 풍경 기억 창고에는 캔버스 정원을 가꾸는 화초도 있고, 화분도 있고, 온실도 있다. 그녀의 캔버스 정원은 그렇게 풍경 기억을 꼴라주한다. 파리의 유학생활을 마치고 귀국한 이후, 한 때 사진에 몰입하면서 물을 사진에 담더니 그 후로 물을 그린다. 아니 물에 담긴 풍경을 그린다. 그녀의 작품에서 '물'의 의미는 무엇일까? 물은 유일하게 액체, 기체, 고체를 넘나드는 원소이며, '슬픔이 강물처럼', '꽁꽁 얼어붙은 나의 마음'과 같이 감정을 표현하는 매개 역할을 하기도 하다. 물은 바라보는 이를 그대로 반영하여 품어주기도 하지만, 거울처럼 자기를 직면하는 도구이기도 하다. 땅의 여신 가이아처럼 물도 위대한 어머니이다. 어머니의 자궁 속 양수처럼 그 물의 영토는 그래서 퇴행적 도피처이기도 하다. 또한, 물은 생명의 근원이며 정화와 그리스도의 표상이기도 하다. ● 이경애의 작품 「운디네(Undine)의 나라」에서 물은 고요하고 슬퍼 보인다. 운디네의 사랑이 보상받지 못하고 요정들의 규율대로 되돌아가야 할 그녀의 세계를 보여주는 것 같다. 젊은 기사 훌트브란트(Huldebrand)와의 끊어진 인연을 상징하는 듯 화면 우축에 있는 한쪽이 끊어져 풀어진 끈, 부유하는 섬 안의 홀로된 존재들, 고요와 정적으로 가득 찬, 삶의 의미를 잃은 적막한 고향의 풍경을... ● 그런데 작품 「보냄 받은 연못」에서는 시선의 흐름이 화면 좌측의 오각형 물체로부터 시작한다. 사랑과 주어진 운명에 순종하며 감내하던 운디네의 표상인 듯, 원망이든 그 무슨 빛깔의 감정이든 토해낸다. 그것이 하단으로 흘러 싹을 띠운다. 그것은 다시 파도가 밀어주는 배가 되고 희망의 푸른 세계에서 새로운 정체성을 찾는 운디네의 인생 여정이 파노라마로 보여 지는 듯하다. ● 고요하고 정적뿐이던 그녀의 화면에 작고 희망찬 움직임이 포착된다. 작품 「나뭇잎에 걸린 비상구」는 온통 짙은 가을 색으로 화면을 가득 채웠다. 자연이 겨울을 준비하듯 잎은 떨어지고 가지에 붙어있는 잎사귀도 말라 투명해지는, 죽음을 준비하는 순리의 풍경에서 화면 중심에 아주 작은 문이 저 멀리 보인다. 지나친 비약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거기서 장님의 눈을 씻자 새로운 세상의 빛을 보게 했다는 영험한 실로암으로 이끄는 희망의 출구를 본 듯했다. ● 화면에 중첩된 안료와 화면을 구성하고 있는 중력이 배제된 사물의 배치는 마치 물속에 박제된 듯 했다. 들숨과 날숨의 반복을 힘들게 할 만큼 고요와 정적은 단단하고 무거워 보였다. ● 그런데 작품 「보냄 받은 연못」에서는 '배출'이, 「나뭇잎에 비상구」에서는 다른 세상과의 소통의 구멍이 보여 숨통이 트이는 듯 안도감과 희망의 번짐을 느낄 수 있어 마음이 따뜻했다.

이승혜_선택의 자유 - 80일간의 세계일주_리넨에 유채_97×97cm_2010

동화의 재구성 - 이승혜 ● 그룹"Story Factory"의 이승혜는 뛰어난 색감과 세련된 화면 구성 그리고 현대인의 심리를 통각을 동반하지만 유쾌하고 통쾌하게 꼬집을 줄 아는 작가다. 『Story Factory 2010:정지된 동화, 작동하다』展에서 이승혜는 쥘 베른(Jules Verne)의 『80일간의 세계일주』와 이솝우화의 『황금알을 낳는 거위』등의 동화를 소재로 화면을 재구성하였다. ● 『80일간의 세계일주』는 시간에 철저한 주인공 피리어스 포그(Philieas Fogg)가 클럽 친구들과 80만에 세계를 일주할 수 있다는 내기를 증명하기 위해 하인 파스파르투(Passpartout) 그리고 여행에서 만난 여인 아우다(Aouda)와 함께 하는, 세계의 풍속·문화·지리·역사를 카탈로그를 보듯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그들의 여행을 기록한 과학 동화다. ● 이승혜는 「선택의 자유-80일간의 세계일주」에서 동화의 핵심을 주어진 시간과 정해진 공간을 여행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그것의 이미지를 '원순환'이라는 기하학적 모양으로 파악하였다. 화면 좌측 상단에 달의 주기와 우측 하단에 지구 그리고 그 지구를 둘러 싼 다양한 교통수단은 '시간·공간'이라는 주제를 이미지로 구현한 것이다. ● 재미있는 것은 『80일간의 세계일주』에서는 당시의 첨단 교통수단인 열기구가 빠지고 그녀의 그림에서는 미래의 첨단 교통 수단인 우주를 여행할 우주선이 있다는 것이다. 『80일간의 세계일주』에는 피리어스 포그와 파스파르투 그리고 아우다가 있었다면 「선택의 자유-80일간의 세계일주」에는 롤로브레이드를 타는 소년, 산책하는 성인 남자 그리고 말을 탄 여자가 등장하는데 꼭 그녀의 가족 같다. 이렇게 『80일간의 세계일주』는 「선택의 자유-80일간의 세계일주」로 이승혜화 한다. ● '황금알을 낳는 거위'는 등록망촉(得隴望蜀)하여 소탐대실(小貪大失)한다는 만족할 줄 모르고 '더 많이'를 외치는, 어리석은 욕심 때문에 결국 모든 것을 잃어버리는 인간의 속성을 경계하는 이야기이다. ● 이승혜의 작품 「인기-황금알을 낳는 거위」는 전경에 있는 거위와 그 거위가 낳은 황금 알과 군중들의 모순된 비례로 인간의 어리석은 욕심이 사물을 어떻게 왜곡시키는지 꼬집고 있다. ● 세련된 색상과 화면 가득한 여백의 구성은 욕심에 대한 우리의 어리석음을 비난하기보다는 살짝 꼬집으며 잊지 않도록 주목하게 만드는 그녀만의 은유적 메시지가 담겨있다.

조송_주루룩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26×18cm_2010

눈물의 무게 - 조송 ● 그룹"Story Factory"의 조송은 이미 루이스 캐럴(Lewis Carroll)의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Alice in Wonderland)를 소재로 한 전작들이 있다. ●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에서 작가는 어떤 매력을 느끼는 것일까?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는 엄격한 교육으로 예의바르지만, 태평스러움과 엄청난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는 매력적인 소녀 엘리스가 토끼를 따라 이상한 나라를 환상 탐험하는 이야기이다. 이 동화에는 엘리스와 그 주변의 다양한 캐릭터로 풍부한 이미지를 차용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엘리스의 눈물에 주목한다. ● 그녀의 작품 「주루룩 I」, 「주루룩 II」을 보면, 푸르고 보석 같은 눈물과 빨간색 그물이 보인다. ● 엘리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엘리스의 눈물은 이야기 전반에서 토끼 굴에 떨어졌을 때 나온다. 낯선 환경과 상황 그리고 신체 치수의 변화는 혼란과 당혹을, 그리고 눈물을 촉발한다. 신체 치수의 변화는 엘리스에게 엄청난 정체성의 혼란을 경험하게 하고, 자기가 배웠던 구구단이나 친구들의 이름을 되뇌며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려 한다. 그러다가 물약, 과자, 그리고 버섯이라는 매개물을 통해 신체 치수의 변화를 겪고 환경에 따라 조절하는 방법을 체득하며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혼란을 아이답게 잊는다. ● 작가가 작품 「주루룩 I」, 「주루룩 II」에서 표현한 눈물은 인간의 눈물샘에서 나오는 분비액이 아니라 조개의 이상분비물인 진주같이 영롱하게 표현되었다. 그것이 성숙한 성적 분위기를 자아내는 빨간 그물 안에 걸려 있는 것이다. ● 작품 「주루룩 I」, 「주루룩 II」을 보고 있자니 마치 소녀 엘리스(눈물)가 여성 엘리스(빨간 그물)로의 새로운 정체성을 구현하는 과정 가운데 눈물(소녀)은 기화(氣化)하거나 스며드는 것이 아니라 빨간 그물(여성) 안에 간직되어 보관되는 것을 작가가 상징적으로 그린 것은 아닐까하는 낭만적인 생각을 가지게 한다.

천동옥_Seeking pebbles_캔버스에 혼합재료_194.3×130.3cm_2010

통과제의의 공간 : 숲 - 천동옥 ● "Story Factory"의 천동옥은 우아하고 여성미 넘치는 소위 참한 인상의 작가다. 그녀는 만남에서도 가족들의 저녁 끼니와 너무 늦지 않은 귀가 시간을 챙기는 전형적인 현모양처의 모습이라 그녀의 작업과 가정이 충돌하면 그녀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할 지 짓궂게 물어보고 싶었다. 그런데 그녀의 작업실에서 그녀의 작품들을 보는 순간 입 밖에 내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 생각했다. ● 그녀의 그림은 보는 이의 감정을 역동시키는 힘이 있다, 가시적으로 보여 지는 울퉁불퉁한 근육에서 나오는 에너지가 아닌 시간에 의해 숙성된 밀도 높은 고농축 에너지로. ● 그녀의 작품은 샤를 페로(Charles Perrault)의『빨간 모자』(Le Petit Chaperon Rouge, Little Red Riding Hood)와 『그림형제』(Jacob & Wilhelm Grimm)의 『헨젤과 그레텔』(Hansel and Gretel)의 한 장면을 재구성하였다. ● 작품 「Walking with Tranquillity-Red Riding Hood」는 빨간 모자 소녀가 신비로운 분위기의 숲 속을 서늘한 바람 한 줄기를 맞으며 걸어 나가는 장면을 그리고 있다. 천동옥의 빨간 모자 소녀는 아픈 할머니를 방문하러 가는 것 보다는 다가 올 미래를 겁내지 않고 담담하게 걸어가는 침착하고 성숙한 빨간 모자 소녀로, 그녀는 절대 늑대에게 잡혀먹지 않을 지혜와 용기가 있어 보인다. 이 장면 이후로 페로의 빨간 모자가 천동옥에 의해 다른 이야기로 바뀐다면 어떤 내용일까 하는 재미있는 상상을 해 본다. ● 작품 「Seeking pebbles-Hansel and Gretel」은 조약돌을 지표 삼아 집을 찾는 남매의 시선에 잡힌 어두운 숲의 풍경이 보인다. 헨젤과 그레텔은 새엄마의 간계로 숲에 버려질 계획에 맞서 조약돌을 준비한다. 준비된 상황에서도 남매에게 숲은 두려운 공간이다. 다양한 감도의 초록으로, 화면과 부딪히는 붓의 어지러운 흔적과 강·약의 터치로 헨젤과 그레텔이 겪고 있는 불안과 슬픔이 그대로 전이된다. 그럼에도 달빛이 반영된 은은한 조약돌은 마음에 안정을 준다. ● 이 두 작품에서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숲'은 주인공들이 찾게 될 희망, 행복의 전 단계로 반드시 문제를 해결하고 거쳐나가야 할 신비스럽고 두려운 제의의 공간이며, 문제를 해결한다면 힘을 충전해 주는 거듭남의 영토이다. ● 이 공간의 힘을 그녀는 강렬하고 폭발적인 붓 터치에서 나온 다양한 감도의 초록 자국으로 표현하고 있다. 화면 가득 채워진 초록 자국들은 작가의 열정적인 에너지 흐름의 기록이며, 그것은 보는 이에게서 저절로 탄성을 촉발시킨다. 작동하다! ● 『Story Factory 2010:정지된 동화, 작동하다』展에서 이경애는 삶의 변화를, 이승혜는 욕망의 경계를, 조송은 정체성에 대하여, 차명임은 공존을, 천동옥은 역경을 극복하는 희망의 에너지를 캔버스에서 시놉시스를 짜고 우리들에게 그 이야기를 구연하고 있는 것 같다. 그녀들의 화법은 화려하지 않아 혼란스럽지 않고, 높은 소리로 외치지 않아 경청하게 된다. 이렇게 복잡하고 시끄러운 세상에서 그룹"Story Factory"가 엉뚱한 논리로 현혹하지 않고, 낮은 목소리로 구연하는 그녀들의 매력적인 시각 동화를 앞으로도 오랫동안 보고 싶다. ■ Danie LEE

Vol.20100527e | Story Factory 2010:정지된 동화, 작동하다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