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ayer

노미리展 / NOHMIRI / 盧미리 / installation   2010_0518 ▶ 2010_0601

노미리_prayer_OHP필름, 폴리에스텔, 낚시줄, 설치_가변크기_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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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10_0518_화요일_06:00pm

관람시간 / 01:00pm~09:00pm

갤러리 미스홍_Gallery MythHong 서울 마포구 서교동 366-7번지 Tel. +82.2.334.8255 blog.naver.com/hongsalon club.cyworld.com/hongsalon

나는 투명성이 가지는 상반되는 개념들을 통해 관계와 소통, 삶의 의미에 대해 질문하고 답을 찾는 작업을 한다. 첫 개인전에서 투명한 재료의 물리적인 특성이 가지는 중의적이고 상반되는 개념들에 집중하여 인간관계에 대해 고찰하였다면, 이번 개인전에서는 그 물리적인 특성을 활용하여 삶의 의미를 탐구하는 첫 단계로서의 작업을 보여준다.

노미리_prayer_OHP필름, 폴리에스텔, 낚시줄, 설치_가변크기_2010

prayer [prέər] / 명사 / 1. (불가산) 빌기, 기도, 기원 / 기도 / [명사] 인간보다 능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어떠한 절대적 존재에게 빎. 또는 그런 의식.

노미리_prayer_OHP필름, 폴리에스텔, 낚시줄, 설치_가변크기_2010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기는 하나 이 세상의 모든 일들을 인간의 노력이나 힘으로 해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나날이 발전하는 과학기술과 엄청나게 달라진 물리적인 삶에도 여전히 우리에게는 우리 스스로 보듬어 안고 가야 할 '사람'으로서의 문제들이 있다. 몇 천 년이 더 지나 발전과 변화의 끝에 인간이 우주에서 사라질 그 날까지도 이 문제들은 항상 우리 곁에 있을 것이다. 인간의 삶에 대한 이러한 반어성은, 삶에 대한 수많은 날들의 생각들이 끝을 맺지 못하고 꼬리를 물며 이어지는 뫼비우스의 띠를 통해 형상화 된다.

노미리_prayer_OHP필름, 폴리에스텔, 낚시줄, 설치_가변크기_2010

그렇다면 이 모든 후회와 욕심과 슬픔과 고뇌의 고리에서 인간은 영원히 벗어날 수 없는 것일까? 나는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은 인간을 넘어서는 어떠한 절대적인 힘 – 종교를 가지지 않은 이들도 가끔은 체험하게 되는 – 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단순한 희망이나 긍정적인 태도가 아닌, 그 어떤 절대적 힘이 작용할 것을 바라고 믿는 것이 바로 이 순간을 살고 있는 나의 삶 속에서는 아닐지라도 인류 전체를 통한 궁극적인 변화와 무한 순환 고리의 끝을 가져다 줄 것이라 믿는다.

노미리_prayer_OHP필름, 폴리에스텔, 낚시줄, 설치_가변크기_2010

기도란 그런 것이다. 우리가 스스로 끊어낼 수 없는 끝없는 고리 위를 걸어가고 있음을 받아들이고, 때 묻고 더께가 쌓여 어지러워진 삶에 담근 발만 내려다보며 슬퍼하지 않는 것이다. 끈적하게 먼지 날리는 우리 영혼과 마음을 하나씩 내어놓고, 그것들이 하나하나 깨끗하게 닦여 종국에는 투명하게 저 하늘로 사라져갈 것을 소망하는 것이다. 삶을 놓고 기원한다. 기쁨도 있고 슬픔도 있고 감사함도 있고 후회와 원망도 있는 이 삶의 고리에서 벗어나게 될 날을. 우리네 삶이 인간이라는 껍데기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영혼이 될 그 날을. ■ 노미리

Vol.20100522b | 노미리展 / NOHMIRI / 盧미리 / installation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