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닝_2010_0515_토요일_03:00pm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주말_11:00am~08: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모아_GALLERY MOA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1652-469번지 예술마을 헤이리 Tel. +82.31.949.3309 www.gallerymoa.com
이윤복의 작품이 지니고 있는 표면의 투명성은 재료가 지닌 강도(强度)를 잠시 잊어버리게 하는 특성이 있다. 때로는 지구로 떨어진 운석이 되었다가 때로는 마법의 거울이 되기도 하는 그의 작품은 그 자체로 하나의 투명한 덩어리이며, 노동의 승리를 알리는 증거이자 우리의 의식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다. 그것은 참으로 흥미로운 경험이다. 언젠가 그의 작품 앞에 섰을 때 나는 내가 그 속으로 빨려들어 분해되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은 적 있다. 만약 그의 작품이 마력을 지닌 것이라면 바로 이러한 자기상실을 유혹한다는 데 있지 않을까. 현실 세계에서 나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비록 그것이 찰나에 일어나는 '지각의 착오'일지언정 이 마법의 공간 속으로 빨려드는 것은 흥미진진한 모험임에 분명할 것이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실재와 가상을 매개하는 통로일지 모른다. 무거우면서도 금방 날아가 버릴 것처럼 가볍고, 견고하면서도 마치 투명한 젤라틴 덩어리처럼 부드러운 그의 작품은 모방을 거부하는 '이상한 나라'의 자기 복제 적 생명체처럼 보이기도 한다. 세포분열을 하지만 동일한 형태로 복제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그런 생명체. 그래서 나는 그가 말하는 진화란 말을 다른 방식으로 수긍한다. 그것은 형태의 진화를 일컫는 말일 것이다.
이윤복은 말한다. "작품은 정신과 육체의 한계의 경계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몸의 아픔을 느끼면서 자고, 그리고 일어난다. ..… 나에게는 작업의 과정도 작품의 일부 이다" 라고(覺書). 자신의 분신 혹은 타자(他者)라고도 해야 할 작품과의 끝없는 대화와 갈등, 영혼은 이것들을 작가와 함께 하며, 작품 속에 無(공허)라는 요소로 작용한다. 작가에 의해서 '우연'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 은밀한 작업과정의 집적, 혹은 총체야말로 영혼의 궤적, 흔적 혹은 기척 그 자체이며, 마침내 작품은 '영혼의 은유'로서, 보는 사람의 마음을 흔들게 된다. 이윤복의 스테인리스를 굴곡 시킨 경면(鏡面)과 같이 갈고 닦은 작업은 모두 기묘하게 인간적이다. 우리가 거기에 우리의 영혼이 비추어지고 있다고 생각하게 하는 것은 그 때문인지도 모른다. (모토에 쿠니오의 평론글에서 발췌) ■ 최태만
Vol.20100516d | 이윤복展 / LEEYUNBOK / 李允馥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