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10_0514_금요일_05:00pm
참여작가 김기라_김남표_김동유_김범수_배준성_이재효_홍경택_홍성철_황인기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인_GALLERY IHN 서울 종로구 팔판동 141번지 Tel. +82.2.732.4677~8 www.galleryihn.com
Multi Effect : 다중 효과 ● 전시는 언제나 기획자의 의도에 의해 수집되고 분류됨으로써 새로운 효과를 탄생시킨다. 다양한 형식의 집합은 그 안에서 일정한 흐름으로 조합되고 현상되며 의미화 된다. 이번전시는 각각 작가의 작품이 어떻게 관객에게 전달되어 그 의도가 관객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혹 다른 효과가 발생하지는 않는지 그것이 다른 작가 작품에도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수용자적 입장에서 작품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감상자가 현대미술을 해석하는 태도와 상황을 조합해 봄으로써 수용자적 입장에서 동시대 미술을 이해하는 방법을 짚어본다. ● 이번전시에 소개되는 8명의 작가는 작가 자신의 위치와 흔적이 뚜렷한 국내 작가들이다. 이들의 작품은 확고한 자신의 의지 안에 완성된 작품세계로 국내 현대 미술에서 자주 언급되는 작가이다. 작가들은 주로 이미지의 복제, 변형, 재해석, 중첩, 오브제의 활용, 변용과 기화, 거짓과 진실, 시각적 환영과 유희 등 다양한 형식으로 변화된 상황들을 포착하고 제시한다. 당연히 로컬을 타겟으로 시작되었지만 최근 아시아미술이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세계 여러 나라에서 지속적으로 소개 되는 작가들이다. 과연 이들의 작품이 글로벌 컨템포러리의 최전선에 위치하고 있다면 무엇 때문에 이들이 주목받는지 혹은 가능성을 보이는지 그렇다면 로컬의 특색을 넘어서 어떠한 형식적 다양성을 획득하여 글로컬화 되는지 확인해 보자는 얘기다. 다시 말해 이들의 작품은 여러 단계의 층위를 지니며 그들 사이사이에는 공통분모가 존재한다는 가정 하에 어떠한 시각적 효과로 그렇게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지 다양한 시각적 증거를 살펴보자. ● 이재효는 수 십개의 목재를 붙이고 갈아내어 물성이 가지고 있는 시각적 조형성을 끌어낸다. 개체의 군집으로 추상적 형상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로써 자연의 원형과 본질에 충실한 형상을 일궈 낸다. 김범수 또한 개체로 군집된 형상을 펼쳐낸다. 그 개채는 바로 폐기된 영화필름이다. 영화필름의 한 프레임은 한 개의 픽셀로 대체되어 기하학적 패턴을 만들어 낸다. 빛은 필름을 투과하면서 공간을 투영하는 그림자로 주변을 아우른다. 오브제의 활용에서 김남표는 김범수에 비해 보다 능동적으로 접근한다. 바로 인조털을 사용하는데 작가는 먼저 캔버스에 털을 붙이고 그 털에 어울리는 대상을 그려낸다. 예를 들어 털로 시작된 화면은 어느새 얼룩말로 분화되고 얼룩말 등쪽에서 폭포가 시작되며 폭포의 끝자락의 암석들은 악어로 변화되는 식이다. 최초 시작된 오브제로부터 연상 작용에 의해 능동적 이미지의 증식을 그려낸다.
작은 픽셀단위의 중첩이라는 키워드에서 김범수와 김동유는 형식을 공유한다. 그러나 김동유는 작은 이미지들의 집합으로 또 다른 인물을 탄생시킨다. 마릴린 먼로가 만들어 내는 케네디는 둘 사이의 관계를 아이러니하게 표현한다. 홍경택 또한 음악, 미술, 종교, 패션을 대표하는 유명인들의 이미지가 등장한다. 여기에 대중음악의 노래가사에서 가져온 의미심장한 문구들이 강조되면서 극적인 느낌을 부각시킨다. 강간, 섹스, 에이즈가 예수, 교황과 함께 공존하는 이미지는 작가가 지휘하는 음악적 요소들의 집합이며 권위적 아이콘들은 키치적 이미지와 함께한다. 홍경택의 훵케스트라가 은밀한 욕구의 경쾌한 표현으로 본다면 김기라는 권력과 차이를 들춰내며 관객의 불편한 상황을 유도한다. 인스턴트음식들로 채워진 정물화를 미술관의 형식으로 설치함으로써 미술관을 인식하는 길들여진 우리의 생각을 전복시키는 것이다. ● 배준성의 화면은 오필리아로 유명한 영국화가'존 밀레이'(John Everett Millais)의 작품을 등장시킨다. 자세히 살펴보면 등장인물은 동양 여성 사진으로 대체하고 렌티큘러화 시켜 인물의 벗은 모습을 교모하게 교차시킨다. 관람자는 이 흥미로운 이미지를 관찰하기 위해 몸을 이리저리 움직인다. 홍성철의 작품 앞에서도 마찬가지로 관객의 움직임을 유도한다. 엘라스틱 스트링에 인쇄된 사진들이 관객의 움직임에 반응하며 보다 명확한 이미지를 얻기위해서 움직일 수 밖에 없다. 사이사이가 비워진 불완전한 이미지는 우리가 움직임으로써 그 자리가 채워진다. 무언가를 찾는 듯 한 손의 이미지는 불안한 존재에 대한 성찰이 담겨 있다. 또한 홍성철 작업에서는 여러 갈래로 중첩된 이미지가 마치 3차원의 형상으로 변모되는데 그렇게 아날로그적 재료로 디지털이미지를 선사하는 것이다. 황인기는 안견의 몽유도원도, 겸재정선의 인왕제색도를 디지털이미지로 도트화 시킨다. 그것은 커다란 나무판위에 실리콘과 리벳, 레고 등 동시대적 재료로 디지털 산수화를 재탄생 시킨다. ● 이들은 이렇게 이미지를 만들어 낼 때 다층적 요소들이 서로 작용하여 의미화해내며 이는 각각의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과정에서 형식적 혹은 결과적으로 부분 부분에서 공통분모를 지니고 있다. 바로 이미지의 차용과 재해석, 개체의 군집과 형상화, 사회적 의미로 기호화된 대상의 해체, 오브제의 활용, 시각적 유희 등의 과정을 통해 동시대성을 획득하는 것이다. 이번전시는 자신의 확고한 예술세계를 펼쳐가는 작가들이 대상을 관찰하고 접근하는 방법들 비교해 볼 수 있는 흥미로운 기회가 될 것이다. ■ 황인성
Vol.20100516b | Multi Effect 다중 효과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