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10_0513_목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갤러리 아트랩 GALLERY ARTLAB 서울 강남구 청담동 100-20 지하1, 2층 Tel. +82.543.8485 www.demain.co.kr/galleryartlab
수직을 꿈꾸는 오후-花發 ● 세상은 참 오묘하고, 매순간은 햇살 같은 기적이다. 때로는 그 오묘함에 의문을 달기도 하지만 기적처럼의 삶은 정답이라는 부담스러움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그냥 기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생명은 기적의 소비가 아니다. 기적에 대한 투자다. 시간이 공평한 자산이라면, 열정으로 그 자산을 확장시키는 것이 노력하는 모든 것들이 가져야할 자세와 마음가짐은 아닐까! ● 꽃이 피는 것에서 또 하나의 기적을 발견한다. 햇살의 결을 따라서 머리를 디밀듯 피어나는 꽃의 향기는 흙을 움켜쥔 뿌리의 단단함으로부터 바로서기를 꿈꾸고 잎을 키우고 꽃을 피운다. 꽃들뿐만 아니다. 온 세상이 그러할 것이다. 그 중에서도 인간으로 살아가는 것은 가장 큰 기적일 것이기에, 다른 무엇보다 뜻을 세우고, 바로서기를 노력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그래서 "수직을 꿈꾸는 오후"는 나의 그림 그리기의 화두話頭가 되었다. 즉, 기적처럼의 삶속에서 어떻게 바로서야 하는가에 대한 사고를 그림 그리기를 통해 어떻게 표현해 내느냐의 문제인식에 대한 화두이다.
수직垂直은 바로서기의 상징이다. 길가의 전신주 하나도 홀로 바로서야 하듯, 나의 바로서기는 나의 자리 그 어느 곳에서 조차도 마음의 중심을 수직으로 세우며, 머리는 하늘을 이고 싶은 것이다. 오히려 오늘은 꽃이 이고 있는 하늘을 통해 나를 돌아봄이 수직을 꿈꾸는 오후의 한 자락은 아닐까! 내 속에 자리한 그림의 들춰냄이 부단한 붓끝의 수직을 수반함은 아니던가. 수직을 꿈꾸는 나의 오후, 그 햇살아래, 나는 흙을 움켜쥔 뿌리의 의지처럼 나의 의지를 키워 나가야 한다. 나무가 꽃을 피우듯, 하늘향한 가지가 향기를 아우르듯, 이처럼 온 세상의 기적을 바라봄이 사소함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나의 그림이 그렇게 피어나기를 기원한다. 오늘도 나의 꿈은 미래를 향한다. ■ 심재근(cafe.daum.net/simpson3494, [email protected])
꽃과 같은 그녀들... ● 사람 그리는 것을 좋아한다. 그림이 뭔지도 모르던 어린 시절 지나간 달력 종이 한 장 생길 때가 좋았고 달력 뒤편 빽빽이 병정들을 그려놓고 탱크도 그려놓고 좋아라 했던 것이 아직도 기억 속에 남아있다. 그 병정들 하나하나 하는 일 달리하고 표정 달리하고 또 이야기 달리하여 혼자 흐뭇해하던 그 마음이 아직 생생하다. 아니 아직도 그 마음으로 사람을 그리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 어떤 이는 사람보단 꽃을 그리라 한다. 사람들은 사람보다 꽃을 더 좋아한단다. 그래도 난 사람이 더 좋다. 그리고 난 이미 꽃을 그리고 있다. 다만 그가 모를 뿐이다. 나의 꽃들은 피어있지만 그 얼굴엔 슬픔이 가득하다. 슬픔이 피어 그 모습이 되었을까? 나는 대로 가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화사한 매화나 꽃집 한가득 그 향기를 뽐내는 장미와 백합, 고고한 자태를 과시 하는 난초보다 한적한 골목 어귀에 작고 가냘픈 모습으로 얌전히 바람에 몸을 맡겨 흔들리는 이름 모를 꽃이 더 좋다. ● 하지만 그들은 하나같이 슬픈 모습을 하고 있다. 그 뒤로 시들어 말라 서로 뒤엉켜 굳어있는 이름 모를 잡초더미는 또 왜 그리 슬픈 모습을 하고 있나? 외로움에 서로를 안고 토닥거리고 위로하며 함께 바람에 맞서다가 그리 되었을까? 마치 그들의 슬픔과 외로움의 눈물로 이름 모를 꽃을 피웠음을 그 향기로 이야기 하는 것 같아, 아름답지만 그 모습에서 슬픔이 베어 나는 것은 아닐까? 나는 그들의 그 모습을 사랑하며 그 모습에서 넓고 큰 아름다움이란 정의 속의 한줄기를 잡는다. ■ 류형욱(cafe.daum.net/shisun, [email protected])
웃기는 호랑이들... ● 현대에 있어 호랑이는 진부한 그림의 소재로 인식될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이 진부한 소재에 생명력과 신선함을 첨가하기위해 우선 화면에 다양한 상황설정이 필요하였고 다음으로 누가 보더라도 독특한 시대에 부합하는 호랑이 캐릭터의 창출이 요구되었다. 앞서 발표한 "굴욕호랑이展" 은 호랑이의 사랑과 질투, 굴욕적 순간, 자연과의 조화로운 삶, 민망한 배변 등의 상황설정이 있었고, 이번 필생화(筆生花) 전시에서는 목욕하는 상황, 샴(기형)호랑이, 하품하는 호랑이, 배변직전의 모습 등... 작업의 방향은 역시 새로운 상황 설정과 재밌는 표정에 중점을 두고서 제작한 작품들이다. ● 멀지않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내 작품의 성향 중 비중 있는 한 부분은 "웃음"이다. 즉 "사람을 웃게 하는 그림"을 그리고 싶은 욕구가 최근의 내 작업 방향을 좌우한다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왜 작품 속에 "웃음" 을 가미하고 싶은 것일까? 나로 인한 타인의 행복이 나의 행복이라서... 아니면 나 스스로가 많이 웃으며 살고 싶은 욕구 때문에...? 정확한 이유는 모호하지만 당분간은 "사람을 웃게 하는 그림"을 그리기 위해 유쾌한 상상을 자주 할 것 같다. ■ 박근표(blog.daum.net/kunpoya, [email protected])
Vol.20100513b | 筆生花 붓 끝에 꽃이 피다-심재근_박근표_류형욱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