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10_0511_화요일_07:00pm
작가와의 대화_2010_0526_수요일_07:00pm
주최_보충대리공간 스톤앤워터 후원_한국문화예술위원회_경기문화재단_안양시 기획/연출_조두호 진행/디자인_김민경 교육예술프로그램_이도경 창작_조혜원 / 비평_전영선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일,공휴일 휴관
보충대리공간 스톤앤워터 supplement space STONE & WATER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석수2동 286-15번지 2층 Tel. +82.31.472.2886 www.stonenwater.org
GYA PROJECT 2010 ● 2010년을 맞이하여 풍부한 예술 인적자원을 보유한 경기지역의 젊은 예술인을 발굴, 지원하여 지역사회와 연계된 시각문화 콘텐츠를 개발하고자 기획된 GYA PROJECT 2010 (gyeonggi young artist)의 작가들을 소개한다. 대학을 졸업하였거나, 대학원에 재학중인 비교적 알려지지 않은 젊은 예술 활동가들 중 자신의 작업에 소신과 철학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는 장래 유망한 작가와 비평가의 교류와 소통을 통해 예술 창작활동의 뚜렷한 목적성을 제시하고 이들의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새로운 미술유통 체계를 개발해 나가고자 한다.
전시설명 ● 도시의 연금술, 봉지 꽃 조혜원의 봉지꽃은 기원을 알 수 없는 과거의 연금술을 닮아있다. 생산과 소비를 거쳐 버려지는 비닐봉지를 재조립하고 가공을 통해 새로운 형태로 성형해내는 것이 그의 작업이다. 마치 돌이나 쇠 따위를 금으로 바꾸어 버리는 신비한 마법처럼 세상에 태어나 온몸이 찢기고, 늘어나는 수고를 하고도 처참히 버려지는 비닐봉지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다. 그렇다고 스스로에게 창조자로서의 의무감이나 거창한 사명감을 부여하지 않는다. 시골과 도시의 경계를 넘나드는 찰나에 손에 잡힌 무엇이 바로 비닐봉지였고 다소 느리지만 차분하게 자르고 붙이는 행위의 반복을 통해 작업을 이어간다.
그는 과밀화된 서울의 주거환경을 대신하는 위성도시로서 개발된 경기도 고양시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개발되지 않은 자연그대로의 환경에서 조혜원이 바라본 도시의 이미지는 약간의 경외심과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주변 환경이 급속히 변모해갔고 자신 역시 교육, 진학 등의 이유로 도시의 일원으로서 삶을 영유하기 시작했다. 끊임없이 파해쳐지고, 생산되고 다시 버려지는 소비구조 속에서 조혜원은 도시의 이미지에 비닐봉지의 이미지를 중첩시켰고 한 번의 사용으로 재활용될 수 없는 도시의 쓰레기, 봉지로 꽃을 피웠다. 리트머스 종이를 연상시키는 잘게 잘라진 가느다란 봉지의 파편들은 도안화된 이미지에 순서대로 입혀지고 중첩된다. 켜켜이 쌓여가는 먼지처럼 쌓인 봉지의 편린들은 형태를 이루고 면을 채워나가며 이미지로 전환되는 마법이 일어난다. 직전까지 도시에서 소비되고 버려진 쓰레기들은 그의 작업 속에 꽃을 피우게 된다.
조혜원은 도시의 찌꺼기를 예술로 포장해 동양적 심벌로 적절히 버무렸다. 그리고 그가 만들어 내는 프레임 속 색채들은 수차례의 붓질도 물감의 채색도 들어있지 않다. 무수히 많은 칼질과 고단한 인내의 연속인 접합의 과정을 거쳐 다양한 문양과 여러 갈래의 색채로 탄생된다. 추상표현주의에서 오토마티즘이 그러했듯이 무의식속에서 반복적으로 잘려나가고 다시 붙는 일련의 과정은 일종의 동양의 종교적 수행과 닮아있다. 개념만 있으면 혹은, 아이디어만 있다면 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 있는 현 시대에서 더디고 막대한 노동력이 투자되는 그의 작업은 어쩌면 너무 바보 같다. 마치 물레를 치고, 도자를 굽고, 공예를 다루던 장인을 닮았다. 그리고 무수한 반복의 과정을 통해 표출되는 주머니의 이미지는 도시를 대변하는 봉지의 물질적 특성을 동양적 패러다임을 이용해 상쇄시키려 하는 의도를 엿볼 수 있다. ■ 조두호
GYA 2010 비평 ● 비닐주머니 속에 나타난 은유된 자아 한 작가의 작품이 '어디서부터 시작하느냐'를 이해하는 일이야말로 그 작가를 이해하는 시작일 것이다. 이것은 그 작품이 처하고 서 있는 상황이나 장소의 이해이며 그 작품들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인상들을 그러한 지점으로 되돌려 재구성하고 그것으로 미루어 작품의 전모를 다시 음미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조혜원의 작업 역시 '어디서부터 왜 시작했느냐'의 이해에서 출발해야 할 것이다. 지금 이 시대는 엄청난 속도와 확장된 대상들이 사회 속에서 사건과 현상의 검증이나 연구 없이 빠른 속도에 적응하며 앞으로 나아가기에만 급급하다. 미술 역시 후기모더니즘과 함께 장르와 매체가 해체되고, 작가의 개인적 정체성이 우선적이게 되었고 그 안에 시대적 요구가 내재되어 수많은 양식의 작업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미술은 20세기와 21세기라는 시간을 관통하면서 거대 주제에서 한 발짝 내려와 개인의 일상이라는 열린 체계로 확장되어 대중들의 공통관심을 끌어내면서 시대를 대변하고 문화를 선도해 나간다. 조혜원의 이번 작업도 역시 이러한 시대적 흐름과 그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조혜원은 현대 산업사회 구조 속에서의 도시적 삶에 적응해나가는 자신의 개인적 삶 속에서 현재 진행중인 작업들의 재료적 소재를 찾았다. 그것이 바로 '비닐봉지'! 색색의 비닐을 작업의 재료로 선택하게 된 것이다. 이런 비닐봉지들은 시골에서 태어나 자란 작가가 도시에 왔을 때의 무서움과 적응하면서 겪게 되는 현실들을 나타내며 그 현실의 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즉 도시의 빠른 생활문화를 대변하는 작업의 재료로 작가는 비닐봉지가 자신의 작업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직감을 하게 된 것이다.
조혜원의 화면은 평면을 이루고 있으나 입체적이다. 그리고 단순한 듯 복잡하다. 회화로써의 평면인 듯 하나, 하나 하나 섬세하고 가지런히 연결되어 있는 비닐들을 보고 있으면 입체적인 화면이 스친다. 또한 이러한 느낌은 색색의 비닐들이 가지는 재료적 특징인 가벼움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비닐의 가벼움은 어디론가 날아올라 갈 듯한 파장을 화면에 제공하고 있다. 또한 전체적인 화면의 구성은 단순하고 정적인 것 처럼 보이나, 자세히 살펴보면 조금씩 다른 색색의 비닐들이 치밀한 구성력과 스케치 아래에서 각자의 위치에 배열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렇게 계산된 색색의 비닐들은 화면 전체에 그라데이션 효과를 주고 있으며 비닐의 가벼움과 팔랑거림으로 인해 화면을 반짝 반짝 빛나게 보이게끔 하고 있다. 도시 생활에서의 적응과정에서 부정적 도시 이미지의 물건이였던 '비닐'이 조혜원의 작업에서는 그 부정을 넘어서고 있는 듯 하다. 화면이 이렇게 빛나고 있으니 말이다. 조혜원은 자신의 작업에서 「주머니」라는 제목을 등장시켰다. 그의 작업에서 일관성 있게 찾아볼 수 있는 명제인데 대개 작품명은 작가의 의식이나 신념을 따라가 볼 수 있게 하는 작은 통로라 할 수 있다. 이 점에서 그 제목은 작가가 바라보려는 세상에 대한 관조적 입장을 보여주는데 곧 그에게 있어서 '주머니'란 자신을 찾아가는 시도요, 과정이다. '주머니'에 '무엇을 담다'라는 의미의 표상체 보다는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주머니에서는 한국적 미와 소재를 찾을 수 있다. 주머니는 곧 우리의 전통적인 복주머니, 또는 보자기이다. 그리고 화면에 나타난 주머니에 새겨진 꽃, 나비의 문양은 자수의 문양들을 떠올리게 한다. 조혜원이 작품을 통하여 보이려고 한 자신은 밝고 희망찬 모습이다. 낭만적 감성이 묻어나는 맑고 밝은 색들의 조합이 그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낭만은 곧 상상이며 공상이고, 자유이며 꿈이다. 낭만적 감성이 가득한 색들로 채워진 그의 화면은 꿈의 세계로 향하는 정신적 날갯짓이다. 색색의 가벼운 비닐들로 반짝이며 주머니에 '나'를 담아 날아오르는 것 - 이것이 그의 화면에서 느껴진다. '비닐주머니 속에 나타난 은유된 자아'는 조혜원의 작품에서 조용히 계속될 것이다. ■ 전영선
GYA 2010 창작 ● 작업을 하는 궁극적 목표는 내 작업을 보는 이들이 모두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나는 모든 이들이 긍정적이고 성공보단 완성의 삶을 살기 바란다. 비록 현재의 작업에서 그것을 바로 느끼기는 힘들겠지만 최종 목표를 향해 전진하고 있다. 매체를 통하여 소비사회를 비판하고 냉소적인 태도를 취하기보다는 현시대와 관련된 재료들로 그 이전의 시대를 되돌아보고 현재를 알고 미래를 보다 아름답게 계획하길 바란다. ■ 조혜원
Vol.20100511i | 조혜원展 / CHOHYEWON / 趙惠元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