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화력 : 그리고 별자리

김명아展 / KIMMYONGAH / 金明雅 / photography   2010_0512 ▶ 2010_0518

김명아_W2_04T_P239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13×9.5inch_2010

초대일시_2010_0512_수요일_05:30pm

주최_ART2513

관람시간 / 10:00am~07:00pm

가나아트 스페이스_GANAART SPACE 서울 종로구 관훈동 119번지 2층 제2전시장 Tel. +82.2.734.1333 gana.insaartcenter.com

낯선 이국땅에서 길 잃은 상기된 소녀의 감성으로 골목의 풍경과 사물들을 촬영한 김명아 개인전이 오는 5월12일부터 가나아트스페이스 2전시장에서 일주일간 열린다. 국내에서 네 번째 개인전을 치룬 후 미국으로 떠나 꾸준한 작업 끝에 5년여만에 선보이는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사색의 발걸음이 만들어낸 골목의 항로에서 만난 풍경과 사물들이 서로의 이야기를 가지며 얽혀 별자리처럼 자리매김을 하도록 촬영하고 편집한 작품을 선보인다. 또한 여행 중 문득 찾아오는 상념에 문장들을 이미지와 결합하여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작가 특유의 감상법을 관객과 공유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제한된 갤러리라는 공간 안에서 소설을 읽듯이 골목을 따라 사유하고 싶다면 5월에 열리는 김명아 개인전 관람을 추천해 본다.

김명아_W2_07_P27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51×13inch_2010
김명아_W2_12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2010
김명아_W2_13_P43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13×27.5inch_2010

김명아의 사진놀이 ● 예술은 흘러 넘치는 것. 나는 내가 나에게 감동하여 김명아가 흘러 넘치기를 수 없이 생각하고 고민했다. 김명아. 분명하다. 단아하다. 철저하다. 답답하다. 그것으로부터의 김명아이기를, 사진으로 자기만의 언어를 만들어 가고 있다. 김명아. 칠흑같이 어두운 날 길을 헤매다 막다른 골목에 서서 더 이상 나아갈 길이 없다. 때마침 천둥이 번개를 만나 더 이상 전진할 수 없는 너무도 답답하고 더 이상 버티기 힘든 막다른 그 골목에서 더 이상 길 없는 골목에 버티고 서서 다가오는 무서운 공포로부터의 길 찾기. 다시 돌아가 오던 길을 따라 그 길을 다시 더듬어 가면 쉽게 되어질 것을 김명아는 그렇게 쉽게 남이 걷던 길을 따라가지 않는다. 더 이상 갈 수 없는 숨 막히는 그곳에 버티어 서서 죽기 살기로 자기다운 길을 스스로 제시하고 있는 김명아만의 사진놀이를 발견해 낸 것이 이것이다. 숨 막히어 한발도 더 나아갈 수 없는 그곳에서의 가쁜 숨 고르기. 자기식인, 이렇게 살고 있음의 주장. 그 삶의 주장을 김명아는 사진으로 풀어가고 있다. 즉 다시 말하면 우리가 어릴 때 소풍 가서 보물찾기놀이 하듯 이 세상의 수많은 지식 정보로부터 방황하는 현대인의 삶의 방식을 카프카 식으로 제시하고 있다. 김명아의 허물벗기. 허물 벗은 그 허물의 가죽에 자기만의 보물을 제시하여 그것 손에 꼭 쥐고 살아가기를 전시장에서 요구하고 있다. 김명아는 지금 결혼 하여 미국에 산다. 그러기에 이제는 사진에서 여자로서 느끼는 자연의 근원성에 한발 다가서고 있다. 원이다. 지금까지 사각 프레임만을 고집하던 그녀가 원으로 둥글게 둥그러지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 기쁘다. 자기 식으로 변해가는 모습이 보이기 때문이다. 원. 그것으로부터 새로운 기대를 해 보는 즐거움이 생기어 좋다. 내가 인정하는 후배이기에 기대되는 친구이며, 지금 결혼 하여 미국에 살면서 드러나는 삶의 모습이 사진에 배어 있어 참으로 좋다. 동양과 서양의 만남이 사진에서 보인다. 만들어 가는 서양의 도전적 시선과 자연으로부터 만들어지는 시선이 만나 김명아식 느낌을 만들어 내는 파스텔톤 색들의 느낌이 아주 좋다. 그것으로부터의 새로움이 보인다. 동양과 서양에서 둘이 하나 되는 그 새로움이 나를 즐겁게 한다. ■ 최광호

김명아_W2_17_P297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34×13inch_2010
김명아_W4_07T_P18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13×13inch_2010
김명아_W4_07B_P304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13×13inch_2010

친화력 : 그리고 별자리 ● 골목을 돌면 만날 수 있는 어떤이의 은밀하면서도 솔직한 낙서들. 어떤이는 왜 그런 낙서질을 해버렸을까. 사진기로 찍는다. 그리고 상상한다. 벽인지 문인지 알 수 없는 공간. 벽을 따라가다 보면 문이 나오고 문이다 싶어 두드리려 하면 벽 속의 그림들 사람들 사물들이 출몰한다. 골목 놀이. 사람들로 인해 재구성된 골목의 풍경들, 그 세세함에 발길을 멈추거나 되돌아가 본다. 빽빽한 빌딩 사이의 작은 플라스틱 정원들, 일부러 가져다 놓은 의외스런 육중한 돌들, 그들만의 작은 알림표; 편지함, 금지, 사랑, 부재, 그리고 초인종. 골목은 어느새 작은 놀이터가 되어 있다. 숨은 그림 찾기. 보물찾기. 숨바꼭질의 장소. 고대인들의 밤 하늘에 어김없이 나타나던 별들. 그 별들에게 자리를 매김하고 모양을 주고 이야기를 만든다. 그리고 반복해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리하여 고대인의 지루함과 권태가 만들어 낸 신화 속 영웅들, 그 이야기는 지금도 들려지고 있다. 글자와 형태를 넘어선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이야기의 영원성. 소설을 읽는다는 것. 새로운 여행지를 돌아다닌다는 것. 발길을 멈추고 상상을 하는 것. 사진을 찍어두는 것. 목적지를 정한다 해도 발길이 가는데로 가게 되어 있는 긴 여행. 하루에 한번씩 하는 짧은 산보들. 해체되어 버리고마는 산만한 일상의 이미지와 상념들. 김명아의 상상 속에서 재결합중인 이미지들, 문장들. 선택적 친화력. 해체된 원소들이 재결합 할 때 원래의 원소들 보다는 서로 다른 원소들과의 결합을 원한다는 화학적 현상. 괴테의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의 또다른 발견. 괴테의 친화력은 선택적이었으나, 친절하지만은 않았다. 그 섬에 가고 싶었던 사람들은 결국 섬과 섬 사이의 소용돌이 속으로 많은 상념과 이야기들만을 남겨둔 채 책장 속으로 사라졌다. 현실을 투사해서 재현된 이미지들의 새로운 결합들은 아코디언의 주름 속에서 펼치고 접혀지며 만들어내는 유랑 음악가의 선율처럼 익숙하면서도 왠지 신비로운 감상을 갖게 한다. 끝이 없는 이야기들. 그 이야기들의 뒤엉킴 안에서 하나의 꼬리를 물고 따라가 본다. 이야기는 이미 시작이 되었고 어디서 끝낼지는 모른다. ■ 김명아

Vol.20100510e | 김명아展 / KIMMYONGAH / 金明雅 / photography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