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10_0509_일요일_04:00pm
참여작가_강정헌_노경희_배미정_양은주_이경하_이이립_현효준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주말,공휴일_10:00am~05:00pm
한전프라자 갤러리 KEPCO PLAZA GALLERY 서울 서초구 쑥고개길 34(서초동 1355번지) 한전아트센터 1층 Tel. +82.2.2105.8190~2 www.kepco.co.kr/gallery
Between the Acts - 확장된 순간의 경험 ● 어떤 그림을 보고 있습니다. 그림 속에는 공간이 있고 물체가 있고 사람이 있습니다. 그림 속 장면은 정지돼 있고 우리는 그 앞에 서 있습니다. 2초, 3초 ... 10초 ... 그림 속의 정지된 장면은 내가 그림을 보는 시간만큼 확장되어 우리 앞에 펼쳐집니다. 마치 연극이 돌아가는 중간에 잠시 행동이 멈추고 모두가 숨죽여 그 상태를 목도하듯이. 이렇게 확장된 순간, 그림 속 요소들을 찬찬히 들여다보다보면 하나하나의 요소들이 의미있게 부상하기 시작합니다. 눈에 쉽게 잡히는 사물들뿐 아니라 색의 구성, 터치까지도 그것을 인식하지 않고 있던 때와는 달리 그림 속 이야기를 내포하는 요소로 다가오게 됩니다. 예를 들어 벽 사이로 스며드는 빛(이이립-still life)이나 바닥의 검은 동그라미(현효준-strange spaceⅢ) 같은 것들도 그렇습니다.
그림을 보는 그 짧은 시간 동안 우리는, 이렇게 의미있게 부상한 요소들을 부지런히 조합하면서 그림 속 상황을 파악해갑니다. 그리고 그림 속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미 일어났거나 앞으로 일어날 사건들을 추적해갑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와 같이, 그림의 장면을 통해서 모종의 상황을 제시하거나 이야기를 암시하고 있는 그림들을 모아보았습니다. 이와 같은 장면은 그 자체로 생경하고 감각적인 상황이기도 하고 전후에 일어난 사건에 대한 힌트가 되기도 합니다. 우리는 사건의 어느 찰나 정지된 장면을 통해 그 전체적인 상황을 읽어내게 됩니다.
이러한 그림 읽기 과정은 의식적이고 지적인 과정이기도 하지만 순간적이고 감각적인 과정이기도 합니다. 이 모든 판단이 그림을 보는 순간 단번에 이루어지기도 하고 몇 번을 다시 봐도 알쏭달쏭하기도 합니다. 어떤 그림의 경우에는 이러한 읽기가 엄두가 나지 않아서 다른 그림으로 발걸음을 옮기기도 합니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는 그림을 보는 순간 그림 속의 상황이 한 눈에 파악되고 그림에서 전달된 심상에 심장이 요동치기도 합니다. 이럴 때면 그림에서 쉽게 발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어떤 그림의 경우에는 매번 새롭게 발견되는 의미에 재미를 느끼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다시 그림을 찾게 되기도 합니다. 이번 전시의 그림들을 통해서도 관객분들은 욕심내시는 만큼 다양한 의미를 찾아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 양은주
Vol.20100509a | BETWEEN THE ACTS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