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081029d | 최유희展으로 갑니다.
초대일시_2010_0512_수요일_05:30pm
관람시간 / 10:30am~06:30pm
관훈갤러리 KWANHOON gallery 서울 종로구 관훈동 195번지 신관1층 Tel. +82.2.733.6469 www.kwanhoongallery.com
상처를 위장하기, 드러내면서 더 깊숙하게 숨기기 ● 하이드홀릭(Hideholic). 최유희가 자신의 그림에 부친 주제다. 무슨 정신 병리학적이고 심리학적인 전문용어를 연상시키는 이 말은 작가가 만든 조어로서 은폐충동을, 그리고 좀 더 쉽게 말하자면 숨기 혹은 숨기기 놀이를 의미한다. 그렇다면 작가는 왜 숨고, 무엇을 어떻게 숨기는가. 의식으로부터 달아나 무의식으로 숨고, 상처를 무의식에 숨긴다. 이렇게 주제를 풀어놓고 보면 저절로 머리가 끄덕여진다. 이 주제는 작가의 유별난 경험을 대변한 것이면서, 동시에 그 개별적 경험의 경계를 넘어 보편성을 획득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그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누구나 살아가면서 상처를 입고, 또 그 상처를 속으로 삼킨다(무의식 속에 숨긴다). 그리고 작가는 그 상처를 남에게 들키고 싶지가 않다. 여기서 위장이 나온다. 자신을 화려하고 예쁘게 꾸며 상처 따윈 자기와는 상관없는 양 하는 것이다. 상처가 크면 더 화려하게 꾸민다. 외양이 화려한 만큼 상처도 더 크고 깊다.
상처와 위장, 그 이면에 상처를 숨겨놓고 있는 외장, 그 이중성과 양면성이 바로 작가의 작업을 관류하는 핵심이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의 인식은 얼핏 알만한 형상 같기도 한데 사실은 보면 볼수록 오히려 오리무중에 빠지게 만드는 형상들, 그 자체 결정적이라기보다는 지금 한창 변태 중인 현재진행형의 형상들, 친근하면서 동시에 낯선 형상들, 꼬리에 꼬리를 물고 끝도 없이 연이어지는 형상들, 무한 증식되는 형상들, 자가 증식하는 형상들로서 나타난다. 화려한 상처와 위장된 무의식(차라리 무장된 무의식으로 봐야할)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 작가의 그림에는 몇 가지 유형이 있다. 그 중 한 경우가 평면 위에 이미지를 포치한 것이다. 화면의 상당 부분을 파스텔 톤의 단색으로 칠해진 평면의 여백으로 처리하고, 그 화면의 한쪽에다가 이미지를 모아 놓은 것이다. 그 이미지를 보면 나무들이 모여 작은 숲을 이루게 했다. 나무들은 실물 그대로를 재현했다기보다는 다소간 양식화된 것들이며, 나아가 아예 추상적인 문양이나 패턴(이를테면 주로 식물을 양식화한 문양들과 땡땡이 문양이나 별 문양 등등)이 나무를 대신하기도 한다.
그밖에도 모티브들은 주로 꽃이나 버섯, 그리고 올망졸망 모여 있는 선인장 같은 식물을 떠올리게 하는 형상들이 많지만, 왠지 동물성을 느끼게 만든다. 동물성이 감지되는 식물성? 생물학적 혼성? 연이어진 관절을 지니고 있어서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절지동물이나 절지곤충의 돌기 같은 형상들이 있고, 수생식물이나 수생동물들의 형상도 보인다. 허물거리는 연체동물이나, 여러 개의 발을 가진 다족류, 그리고 보기에 따라선 신체의 장기를 보는 것 같기도 하다. 심지어는 무슨 무지개 빛깔의 막대사탕 같기도 하고, 애기들의 딸랑이 장난감을 연상시키는 형상도 있다. 알만한 형상들과 추상적인 문양이 그 경계를 허물고 상호 삼투되고 있는 그림들이 얼핏 잘 다듬어진 인공정원 같은데, 사실은 보면 볼수록 왠지 미심쩍고 의심스럽다. 어떤 알 수 없는 움직임마저 감지되는, 몸통(형상) 바깥으로 삐죽삐죽 돌출해 있는 돌기 형상이 혹여 위험할지도 모를 외부 상황을 탐지하는 곤충의 촉수 같기도 하고, 덧나고 부풀어 오른 내면의 상처(육화된 상처?) 같기도 하다.
그리고 이런 온갖 이질적인 형상들을 외부로부터 지지하는 장치(보조 장치?)가 보인다. 그 전형적인 경우가 상자다. 상자는 모티브를 하나로 모아 놓는 역할을 하기도 하고, 더러는 전개도처럼 펼쳐져 그 속의 내용물을 드러내 보여주기도 한다. 여기서 상자는 일종의 작가 자신의 내면풍경이나 무의식의 방을 은유한 것으로 볼 수 있고, 그 속에 담겨진 내용물들은 무의식을 상징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상자로 나타난 무의식의 방은 다른 그림에서 일종의 섬으로, 무대로, 나아가 무슨 지지대를 가장한 케이크로도 변주된다. ● 이처럼 여백이 있는 그림이 있는가 하면, 최소한의 여백조차 찾아볼 수 없는, 이미지들이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그림들도 있다. 공간공포(빌헬름 보링거가 추상충동과 결부시킨)를 느끼게 하는가 하면, 바로크적 확장이 감지된다. 화면 자체가 완결되어져있다기보다는 생성 중에 있는 것 같고, 자기 외부로 무한정 증식되는 어떤 거대한 비전의 일부를 보는 것 같다. 화면의 아무런 부분을 임의적으로 잘라내도 무방할 것 같고, 화면 속에서의 모티브와 모티브 간에 어떠한 서열도 찾아볼 수가 없는 균등화 내지는 균질화가 실현되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균질화된 화면은 말할 것도 없이 숨기 혹은 숨기기라는, 그리고 위장과 은폐라는 주제의식과 통한다. 군대의 얼룩무늬 위장복에서 볼 수 있는, 그리고 위장의 명수로 알려진 카멜레온이나 자벌레(여름에 초록색이었다가 가을에는 갈색으로 변하는)에게서 볼 수 있는 일종의 자기보호본능에 견줄 만한 상황(위장)이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더러 원색의 화면과 모노톤의 화면을 대비시킨 이중화면도 있다. 이중화면은 면과 색채에 의해 서로 단절되어져 있으면서도 동시에 구성상으론 하나로 연이어진다. 이중성과 양면성으로 나타난 마음의 지도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리고 무대를 연상시키는 포맷이 특징인 그림들이 있다. 자기내면의 방을 살짝 열어서 보여주는 이 일련의 그림들에서 작가는 그 마음 속 무대 위에 자신의 무의식이 그려낸 온갖 이질적인 모티브들을 출연시킨다. 이 무대에서만큼은 객석도, 무대도, 커튼과 같은 무대를 장식하는 보조 장치도, 그리고 심지어는 무대 위에 드리워진 빛 곧 조명마저도 하나같이 추상적인 패턴으로 전이돼 하나로 어우러진다. 과도한 판타지와 일루전이 시지각적 페닉 상태로 몰아가는 나르시스의 극장? ● 그리고 작가는 드물게 변형캔버스를 사용하기도 한다. 대개는 원형으로 나타난 그 그림들은 일종의 우주에 대한 메타포로서의 상징적 의미가 강하다. 특히 무슨 파충류나 물고기의 비늘 같은 하나의 문양이 반복적으로 중첩된, 그 집요한 반복이 거의 편집광을 연상시키는 그림이 우주의 만다라(우주의 원리를 추상적인 그림으로 도해한), 마음의 만다라, 존재의 만다라를 떠올리게 한다. ● 이외에도 머리가 크고 긴 꼬리를 가진 용 같은 형상도 있고, 설핏 사람 얼굴의 실루엣 형상도 보인다. 숲을 배경으로 폭포가 있고 절개지가 있고 단층이 있는, 그 한쪽에 연못과 분수가 조성된 인공풍경도 있다. 대지의 생명력을 느끼게 하는 풍경이 있는가 하면, 종류석이 주렁주렁 매달린 오랜 동굴(무의식의 메타포) 속 같은 스펙터클한 풍경도 있다. 이런 풍경과 함께, 기하학적 패턴으로 조성된, 중심성이 강한, 좌우대칭이 뚜렷한, 마치 이슬람 사원의 돔을 아래에서 올려다 본 것 같은 그림이 있는가 하면, 무슨 현란한 놀이기구 속에 들어온 것 같은 그림도 보인다. ● 그러나 정작 이 모든 그림들에서, 이 모든 형상들에서 분명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다만 무엇 무엇처럼 보일 뿐, 그렇게 암시될 뿐. 밤은 낮에 본 것을 감추고, 무의식은 의식이 본 것을 왜곡시킨다. 무의식은 억압된 의식이며, 그 억압이 왜곡으로 나타난 것이다. 왜곡된 형상은 설핏 실물을 닮았지만, 사실은 현실 속에서 그 어떤 등가물도 찾아볼 수가 없는, 그 자체 자족적인 생명력을 가지고 있고, 독자적인 존재성을 견지하고 있다. 이로써 작가는 세상에서의 사물이 놓여진 질서와는 전혀 다른 종류의 질서로 축조된 어떤 다른 세계로, 자기만의 방으로, 무의식의 방으로, 숨어있기 좋은 방으로 우리 모두를 초대하고 있는 것이다. ■ 고충환
Camouflaging and Revealing a Scar and Concealing it Deeper ● 'Hideholic.' This is a theme that artist Choi Yu-hee has attached to her paintings. This theme reminiscent of a psychiatric and psychological terminology is her own coined word. It implies an impulse to conceal, and more comprehensively, a play of hiding or being hidden. Then, why does the artist hide herself, and what does she hide? She runs away from her consciousness and her unconsciousness, and hides a scar in her unconsciousness. If we should interpret the theme as such, we would nod spontaneously. The theme represents the artist's unique experiences, while transcending the boundary of her individual experiences to be universal. Although more or less, everyone is hurt in their life and swallows the scar (conceals it in his or her unconsciousness.) Choi Yu-hee does not want that her scar will be detected by others. Here, she needs a camouflage; she makes up herself gorgeous and beautiful in order to affect to be irrelevant to the scar. The larger the scar is, she makes up herself more gorgeously. The more gorgeous she is made up, her scar is larger and deeper. ● Scar and camouflage. The makeup hiding the scar. Such duality and dual faces form a core flowing through her work. You may know the forms at a glance, but in fact, the longer you look at them, you may feel the forms shrouded more in mystery. The forms are at the height of being transformed or underway rather than determined. They are familiar and at the same time, strange. The forms continues in a string, being reproduced unlimitedly. They are being self-reproduced. They metaphor gorgeous scars and camouflaged unconsciousness or rather an armed unconsciousness. ● Choi Yu-hee's paintings have several styles. One is that images are arranged on a plane. Considerable parts of the canvas are treated as a margin painted with a pastel tone monochrome, while the images are concentrated on a side of the canvas. Upon looking at the images, you will feel that trees get together to form a small wood. The trees are formed rather than represented after their real images. In some cases, the trees are replaced with abstract forms or patterns (for example, the patterns express the plants, the rattles or stars). ● In view of the motives, the forms are often reminiscent of flowers, mushrooms and such plants in clusters as cactus. However, they seem to be animals for no reason. Are they the plants sensed as animals? Are they some biological hybrids? They look like the arthropods moving freely with their well-connected joints, or like the processes of the insects. We will find the forms like aquatic plants or animals. They look like wavering mollusks, multi-legged animals, and even the intestines of animal. At other times, they resemble a rainbow sweet bar or kid's bell toy. Familiar forms and abstract patterns absorb each other by osmosis, demolishing their boundaries, and thus, her painting is like an artificial garden well managed. However, they are suspicious and doubtful for no reason. Even some unknown movement is sensed. The processes protruding spikily outside the body (form) are like the antennas detecting a dangerous outside situation, or the internal (incarnated?) scars inflamed and swollen. ● And we can see a mechanism (an auxiliary device?) supporting such various heterogeneous forms from outside. The typical example is the box. It plays a role of converging the motive, or sometimes, it is unfolded like a development drawing to reveal its contents. Here, the box may metaphor artist's internal landscape or the room of her unconsciousness, and its contents may symbolize her unconsciousness. As it is, the room of unconsciousness which appears as the box is variated into an island, a stage or a cake camouflaged as a support in her other paintings. ● In contrast to such paintings with the margins, other paintings of hers do not show any margin; they are full of images. They are reminiscent of the spatial horror (which Wilhelm Worringer linked to the abstract impulse) or sensed for Baroque expansion. Not that the canvas itself has been complete but that it looks like being generated or that it looks like a part of some huge vision being reproduced unlimitedly to the outside. It seems to be all right to cut any part of the canvas arbitrarily, or otherwise, uniformity or homogeneity seems to be realized so that no hierarchy can be identified among motives. Such homogenized canvas alludes to the theme 'hiding or being hidden' or 'camouflage and concealment.' What is represented here is the situation (camouflage) comparable to a kind of self-protecting instinct, which can be witnessed in the military spotted camouflage uniform or the chameleon or the measurer both well-known for their camouflage - the latter is green in summer but brown in winter. At other times, the dual canvases contrast the canvas of the primary colors with the monotone one. The dual canvases are severed from each other by means of planes and colors, and at the same time, are connected into one structurally. They metaphor a mental map of duality or dual sides. ● And some of her paintings are characterized by a format reminiscent of a stage. In such series of paintings showing her internal room slightly, the artist shows various heterogeneous motives conceived by her unconsciousness on her mental stage. On such stage, everything - audience seats, real stage, curtain and other stage aids and even the lighting cast onto the stage - is transformed into an abstract pattern in harmony. Is it a theater of narcissus where excessive phantasy and illusion drive us into a state of panic? ● And the artist very rarely uses some varied canvases. Usually, the paintings shown as prototypes metaphor or symbolize the universe. In particular, the painting with a single pattern like reptile or fish scale repeated - the stubborn repetition is reminiscent of a monomania - reminds us of the Mandala of universe (illustrating the law of universe as an abstract ideogram), the Mandala of mind or the Mandala of being. ● In addition, we can see a form like the dragon with big head and long tail or a silhouette form of a human face. There is a fall, a cliff and a dislocation, all against the background of a wood. On one side of it, we can see an artificial landscape with fond and fountain. Some landscape urges us to feel a power of life, and other spectacle landscape looks like the inside of an ancient cavern (metaphor of unconsciousness) with the stalactites hung in cluster. Other painting is like an Islam temple viewed from below; the temple features geometric pattern, centrifugal and symmetric. We can also see a painting which deceives us as if we were inside a dizzy ride. ● However, there is nothing clear in all these paintings or forms. They just look like something or they hint something. Night hides what we saw during the day, while unconsciousness distorts what consciousness saw. Unconsciousness is a suppressed consciousness, and the suppression corresponds to distortion. A distorted form resembles some real thing at a glance, but in fact, any equivalence of it cannot be found in our reality. The distorted form has its own power of life, while its being is independent. As it is, the artist invites us to some different world where things are arranged in an order quite different from that of this world; she invites us all to her own room, the room of her unconsciousness and the room where she can easily hide herself. ■ Kho, Chung-Hwan
Vol.20100508h | 최유희展 / CHOIYUHEE / 崔有希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