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그림자

강경구展 / KANGKYUNGKOO / 姜敬求 / painting   2010_0504 ▶ 2010_0604 / 월요일 휴관

강경구_8월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2.2×112.1cm_2010

초대일시_2010_0504_화요일_06:00pm

갤러리 스케이프 기획展

관람시간 / 화~금요일_10:00am∼07:00pm / 주말_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스케이프_GALLERY skape 서울 종로구 가회동 72-1번지 Tel. +82.2.747.4675 www.skape.co.kr

먼 그림자 ● 스윽 스윽, 스윽 스윽, 무심한 듯 그어진 먹 선들이 때로는 산이 되고, 물이 되고, 남녀가 되고 풍경이 된다. 문학가가 원고지를 채워 나가듯, 종이 위로 스르륵 번지는 먹 선을 통해 작가의 생각이 번져나간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먹 드로잉들은 2003년 이후의 미발표 작으로, 작가의 말을 빌자면 '의식하고 그린 것, 발표를 위해 제작된 것, 목적성을 가지고 그려진 작품들이 아니기에 어떻게 보면 가장 진솔한' 고백이다. 마치 일기를 써 나가듯 일상 속 단상들이 스윽 스윽, 툭툭 검은 먹 선에 녹아나며 삶의 관록과 깊은 사색이 스민 드로잉으로 기록되는 것이다. ● 작가의 한 작품의 제목에서 온『먼 그림』에는 이번 전시작에 대한 작가의 생각이 응축되어 있다. 존재를 필연적으로 암시하는 그림자의 불투명성과 흐릿함이 먹의 검은색과 오버랩되어 명확하진 않지만 분명히 내재된 것, 때로는 가깝고 때로는 멀리 있는 생각들을 담아낸다. 드로잉이라는 장르가 가진 순발력은 사념(私念)들을 서슴없이 기록해내며, 작가에게 있어 이후 그림과 왕래하고 목판화와도 상통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작용하게 된다. 먹 드로잉은 무심한 듯 간결한 선들이 이루어내는 조용한 사색의 공간이며, 먹의 검은색은 차가운 검은색이 아닌 정감을 가진 오히려 투명한 검은색이다. 이러한 그의 먹 드로잉은 조용히 숨을 쉬듯 형상을 통해 내면을 관조할 뿐 아니라, 마치 요란한 현대 회화에 일침을 놓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 동양화에 뿌리를 두고 현대적 감성의 한국화 찾기에 앞장서 온 작가는, 몇 해 전부터 아크릴이라는 새로운 재료를 도입하여 한국화의 정신을 현대적 조형 언어로 선보이고 있다. 특히 인도 여행에서 영감을 받은「물길」시리즈에서는 '삼라만상이 살아가는 상'을 발견하고 '물에서 마음을 읽었다'고 하는 작가의 진중한 사색이 향 내음처럼 흩어져 퍼진다. 인간에 대한, 인간의 삶에 대한 작가의 통찰은 먹과 아크릴이라는 대조적인 재료를 아우르며 간결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진솔한 필치로 집약되어 보여진다. ■ 갤러리 스케이프

강경구_드로잉_종이에 먹, 아크릴채색_가변크기_2003~10

드로잉이란? 직접적이고, 꾸밈이 없으며, 확실하고, 단호할뿐더러, 주저함이 없고, 눈치 봄이 없으며, 선택적 체험에서 오는 뜨거운 전율이다. 그것은 온 우주질서에 대한 젊디 젊은 통찰이다. ■ 강경구

Vol.20100504f | 강경구展 / KANGKYUNGKOO / 姜敬求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