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s Body

2010_0506 ▶ 2010_0630 / 일요일 휴관

마리나 아브라모빅 Marina Abramovic_Nude with Skeleton_단채널 비디오_00:15:46_2005 ⓒ Marina Abramovic / BILD-KUNST, Bonn - SACK, Seoul, 2010

오프닝 리셉션_2010_0506_목요일_06:00pm

오프닝 세미나_2010_0506_목요일_04:00pm~06:00pm 예술가 신체의 지각 혹은 논리- 바디 스케이프(body-scape)에서 감각학(aisthesis)까지 강연자_강수미(미술비평,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연구원) 현대미술에서의 예술가 신체 : 참여작가와의 대화 및 토론

참여작가 고승욱 Seungwook Koh_김미루 Miru Kim_니키리 Nikki S. Lee_안강현 Kanghyun Ahn 이윰 Ium_이재이Jaye Rhee_이형구 Hyungkoo Lee_장지아 Jia Chang 마리나 아브라모빅 Marina Abramovic_재닌 안토니 Janine Antoni 마커스 코츠 Marcus Coates_줄리 자프레노 Julie Jaffrennou 마르쿠스 한센 Markus Hansen_미카일 카리키스 Mikhail Karikis 피피로티 리스트 Pipilotti Rist_스텔락 Stelarc

주최_코리아나미술관 스페이스 씨 후원_(주) 코리아나화장품_서울문화재단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일요일 휴관

코리아나미술관 스페이스 씨 Coreana Museum of Art, space*c 서울 강남구 신사동 627-8번지 Tel. +82.2.547.9177 www.spacec.co.kr

20세기 후반 현대미술의 전개에서 '예술가의 신체'는 그 중심축에 서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술가의 실존을 주장하기 위해 회화적 매개로 사용되었던 50년대 후반 잭슨 폴락 식의 예술가 신체는 이후 60년대 들어서면서 일상을 예술로 전이하는 도구로서 현대미술의 전면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서구 현대미술에서 예술가 신체의 표상은 일상을 예술 현상으로 제시하였던 60년대 플럭서스와 해프닝에서 시작, 70년대 미니멀리즘과 개념미술 등을 거치면서 본격화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신체라는 물적 기반을 인식의 절대적 매개로 상정한 신체 현상학에 대한 미니멀리즘 미술가들의 관심은 예술의 영역에서 신체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는데 일조하였다. 70년대부터 90년대까지 예술가 신체는 금기의 영역을 넘나들며 스스로를 위험해 처하게 하거나, 자기 변형을 시도하는 모조적인 초상작업, 비천한 신체, 파편화된 신체, 그로테스크 바디, 사이보그 신체 등으로 표상되면서 이성과 합리, 언어 영역 내에서의 인식론적 주체를 배제하고 물질적이고 체험적인 육체적 주체를 재인식시키는데 기여하였다. 현대미술이 신체에 몰두한 근본적인 원인은 그것이 데카르트적 주체와 이성 중심주의를 해체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탈 모더니즘적 대안이기 때문이었다. 70년대 이후 현재까지 현대미술의 중심에 자리한 신체 미술은 페미니즘 미술과 후기 식민주의, 정신 분석을 비롯한 후기 구조주의를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미술사 방법론들에 의해 그 영양분을 공급받은 것은 사실이다. 메를로 퐁티의 신체를 중심으로 하는 현상학적 논의들과 지식과 권력 담론의 지반으로서의 몸을 역설한 미셀 푸코의 사회적 신체, 조르주 바따이유의 '비천한 물질주의' 등은 현대미술에서 신체를 철학적으로 논의 가능하게 하였다. 이러한 신체 미술에 대한 일련의 미술사적 철학적 논의들을 배경으로 코리아나미술관은 신체를 미술의 직접적인 매체와 대상으로 삼아 신체 감각을 통해 작업하는 국내외 작가 16명이 참여한 『예술가의 신체』展을 마련 하였다. 이번 「예술가의 신체」展은 신체의 물질성과 육체성에 강박적으로 집착함으로써 논리와 합리적 이성에 의해 '억압된 신체'를 해방시키고 탈 중심화 된 주체를 적극 표방하려 몰두했던 90년대까지의 신체미술을 마주하면서, 2000년대 현재 시점에서 예술가 신체가 어떠한 방식으로 재사유 될 수 있는지를 고민하기 위한 것이다. 감각적 충격과 표피적인 자극으로 넘쳐흘렀던 이전의 예술가 신체들에 대응하여 몸과 몸의 친밀한 소통과 인간적 관계를 가능하게 하는 신체, 정신성과 내적 체험을 유도하면서 감각에서 사유로 이행하는 예술가 신체의 새로운 방향 가능성을 가늠해보고자 한 것이기도 하다. 이는 신체가 배제되고 이성과 합리성으로만 도달 가능하다고 믿었던 불구의 인간의 휴머니티가 아닌, 신체 속에 육화된 의식으로 도달 가능한 휴머니티를 예술가 신체 속에서 찾아보기 위한 시도이다.

재닌 안토니 Janine Antoni_Touch_비디오 설치_00:09:37_2004_ Courtesy of the artist and Luhring Augustine, New York

몸으로 사유하기 ● 우리가 정신이나 영혼으로 부르는 것은 몸으로부터 분리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몸 속에 내재하는 것이다. 스님이 좌선을 통해 정신의 최고 경지에 도달하듯이 몸은 정신의 근본적인 어떤 것이다. 몸이 배제된 정신이란 치명적인 추상성에 다름 아니다. 정신과 영혼이 육체를 통해서만 숨쉴 수 있고 '살'이 있는 곳에서 생각이 발생한다면, 몸으로 사유하기는 가능하다. 이때 정신을 몸 속에 내재하는 것으로 보지 않고 초월적인 것으로 상정하여 몸으로부터 정신을 분리시킨 코기토는 설 자리가 없어져 보인다. '몸으로 사유하기'는 마리나 아브라모빅의 최근 영상작품 「Nude with Skeleton」에서 가능하다. 1972년부터 자기 신체를 가지고 작업하기 시작, 고통과 육체적 저항에 대한 주제를 다루면서 인간의 한계를 탐구해온 그의 신체미술이 감각적 충격에서 사유로 전환된 것은 놀랍다. 해골은 90년대 이후 아브라모빅 작품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데, 이는 우리 모두가 직면할 마지막 거울이자 죽음과 일시성에 대한 은유적 표상에 다름 아니다. 정신은 그 자체로 존재하지 않고 육체를 통해 발현된다면, 이는 신체를 통한 정신수련인 명상의 과정과 유사하다. 바다 수평선과 평행되게 줄을 매단 후 줄타기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재닌 안토니의 비디오 퍼포먼스 「Touch」는 작가에게 있어 하나의 신체 행위라기보다는 명상 행위에 가깝다. 줄타기 퍼포먼스와 수평선이 교묘하게 "접촉"하는 순간에 대해 작가는 모든 사고와 에너지가 한데 모이는 명상의 최고의 극점으로 설명한다.

마르쿠스 한센 Markus Hansen_Other Peoples Feelings 2_2채널 비디오_00:10:35_2005~6 니키리 Nikki S. Lee_Punk project 6_후지플렉스 프린트_53×70.5cm_1997
마커스 코츠 Marcus Coates_Radio Shaman_HD 비디오 설치_00:09:31_2006_ Courtesy of the artist and Workplace Gallery,UK 이윰 Ium_Visions of the Flag_단채널 비디오_00:07:00_2005

타자와 세상과 소통하는 신체 ● 몸의 담론에서 주체는 자기 동일적인 존재가 아니라 언제나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성립되는 존재이다. 즉 몸은 영혼과 언어와 사회 안에 머물며 서로를 엮어나가는 모든 것의 중심지이자 축이다. 신체는 다른 신체와 어떤 세계와 연결 될 수 있는 탯줄이자 사회적 장소로서, 인간과 인간 사이의 모든 친밀한 의사소통의 기본이다. 따라서 신체 주체는 그 세계에 접근하는 다양한 양상에 의해 밝혀지는 '세계에로의 존재'인 것이다. 여기서 초월적인 주체는 부정되고 자신의 정체성이 타자와의 관계에서 끊임없이 재구성되어지는 상호주체적 상황이 만들어진다. ● 타인과의 소통을 통해 신체적 닮음의 중요성을 뛰어넘어 타인의 감정들을 재 상연한 마르쿠스 한센의 비디오 영상, 다문화 사회 내에서 다양한 커뮤니티와 동화되어 자신의 정체성을 변형시킨 결과물을 사진으로 제시하는 니키리의 작업, 자신의 신체와 그 주위의 환경을 푸름의 지중해 영역으로 동일화시켜 '세계에로의 존재'를 의미화하는 이재이의 비디오 퍼포먼스, 동물세계와 소통하는 샤먼의 역할을 자처하며 공공의 문제에 개입하고 사회 내에서의 중개자mediator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마커스 코츠의 비디오 퍼포먼스, 신의 속성인 루아흐를 통해 영적 세계와의 소통을 지향하는 이윰의 퍼포먼스 영상, 자본주의 사회 내에서 제도권으로 편입되지 않은 탈 코드화된 '막간'의 공간에 신체의 흔적을 남기는 고승욱의 제도 비판적 퍼포먼스, 버려지고 잊혀진 도시의 폐허공간에 누드로 침투하여 그곳을 탐험하고 교감하는 김미루의 신체, 의식세계와 리비도가 암시하는 무의식의 세계와의 소통을 상호텍스트적인 영상으로 표현하는 안강현의 비디오 퍼포먼스 등이 이에 속한다.

김미루 Miru Kim_Blind Door_단채널 비디오_00:10:33_2008
이재이 Jaye Rhee_Mediterranean_단채널 비디오_00:07:50_2009 안강현 Kanghyun Ahn_A World of Order and Disorder-Libido, Presented by a Woman in a Llama Mask_ 3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_00:15:00_2009

이질적인 몸 ● 이질적인 몸은 상징적 질서체계를 벗어나는, 그 속에서 수용되지 않은 신체를 의미한다. 특히 이질적인 몸은 페미니스트 이론에서 정의한 객관적이고 규범화된 '남성적 시선'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부재하는 것', '이질적인 것'으로서 부계적 질서 내에 포착되지 않는 여성 신체를 제시한 작가로 피피로티 리스트를 들 수 있다. 「I am not a Girl who Misses Much」에서 작가는 팝 뮤직 비디오의 형식을 차용, 단절된 편집으로 인한 파편화되고 흐릿한 여성신체와 빠르고 강렬하게 반복되는 목소리 등으로 대상으로서의 여성 신체를 해체하고 남성 응시를 재구성한다.

이형구 Hyungkoo Lee_Altering Facial Features with H-WR_디지털 프린트_121×121cm_2007 스텔락 Stelarc_Remote controlled suspension_퍼포먼스 다큐멘터리 비디오_00:03:20_1987
피피로티 리스트 Pipilotti Rist_Im Not The Girl Who Misses Much_단채널 비디오_00:07:46_1986_ Courtesy the artist and Hauser & Wirth, New York 줄리 자프레노 Julie Jaffrennou_Bride III_퍼포먼스 다큐멘터리 비디오_00:03:00_2006

상징적 언표 밖의 신체를 표현하는 방식 중 하나는 고통 받는 신체를 제시하는 것이다. 줄리 자프레노는 자신의 신체를 훼손하거나 극도의 고통과 결합함으로써 신체의 물질성과 육체성을 극대화하고, 개인과 집단의 심리적인 고통에 다가서게 하는 상징체계 외부의 신체를 표상한다. 20세기 후반 과학 기술이 가능케 한 신체 이식수술, 가상현실 등은 과학기술과 몸에 전통적으로 존재했던 경계를 무너뜨리고 몸의 불확실성을 심화시켰다. 예술가들은 신체에 인공물을 직접 부착함으로써 신체를 확장하고 육체적 한계를 뛰어넘고자 하였는데, 대표적인 작가가 바로 스텔락이다. 피부를 낚시 바늘로 꿰어 공중에 매단 뒤 원격조정으로 신체를 움직이게 하고, 팔목에 기계장치를 장착하거나 팔뚝에 인공 귀를 이식하는 행위 등으로 자신의 신체를 인간- 기계의 혼성적 존재로 변이시킨다. 확장된 신체를 추구하고 보다 진화된 인간 혼성물을 창조하여 포스트 휴먼에 궁극적으로 다다르고자 한 이러한 실험들은 이형구의 작업에서도 읽혀진다. 렌즈가 부착된 플라스틱 투구를 쓰고 시각적으로 변형되고 왜곡된 신체 이미지 보여주는 사진 「Altering Feature Faces」은 동 서양 남성의 신체차이에서 오는 사회 문화적 바디의 맥락이 교차되고 있긴 하지만, 육체의 기계적 확장과 개조, 생물학적 기능의 변경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포스트 바디의 개념을 공유한다.

미카일 카리키스 Mikhail Karikis_Introduction_단채널 비디오_00:06:10_2006

미카일 카리키스는 인간의 음역을 벗어나는 이질적 소리와 찌푸리기 등의 행위를 통해 신체를 공격하고 재인식시키는 보이스 퍼포먼스 작가이다. 그의 보이스 퍼포먼스는 말더듬기와 같은 명료하지 않은 언어, 분열되고 파편화된 소리 등 소리의 비정상적인 영역을 끊임없이 탐구한 결과이다. 왜곡되고 비틀어진 보이스는 극적 코메디와 같은 과장된 퍼포먼스와 결합되어 해방되고 비관습적인 인간 주체를 표상한다.

고승욱 Seungwook Koh_57_종이에 프린트_46×46cm_2009 장지아 Jia Chang_Fixation object_종이에 흑백사진 인화, 오줌 정착액_27×27cm_2007

장지아의 「Fixation Box」와 「Fixed Object」는 신체의 배설물인 오줌과 그것이 고착(fix)되는 이미지를 오브제와 사진으로 해석한 것이다. 배설물을 중심으로 하는 장지아의 작업은 인간이 하나의 주체로서 상징계 속에 거하기 위해 신체 내부에서 몰아낸 잉여물들을 다룬다는 점에서는 언어 외부에 위치하는 이질성을 공유한다. 예술가의 신체에서 주체는 언제나 결여loss와 결핍lack으로 존재한다. 그것이 감각적 충격을 던져주는 신체이든, 사유하는 몸이든, 또는 하나의 통로로서 타자와 세상과 소통하는 몸이든, 신체미술은 인간 주체가 명료하거나 완전하지 않음을, 타자와의 관계에서만 그 의미를 부여받으며 죽음과 소멸을 안고 사는 불안정한 주체임을 지속적으로 환기시킨다. 따라서 신체는 언제나 거기에 '존재'하지만 항상 '부재'한다. 60년대 이후 지금까지 중요성을 잃지 않고 집요하게 이어져오고 있는 예술가 신체 작업은 바로 이러한 불완전한 인간상에 대해 계속적인 질문을 던지는 끊임없는 실험의 과정일지도 모른다. ■ 배명지

Vol.20100504e | Artist's Body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