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10_0409_금요일_05:00pm
기획_안세은
관람시간 / 12:00pm~06:00pm / 월요일 휴관
스페이스 15번지_SPACE 15th 서울 종로구 통의동 15번지 Tel. 070.7723.0584 space15th.org
자크 아탈리(Jacques Attali)는 유목민이라는 의미를 현대 첨단 기기들을 일컫는 디지털이라는 말과 조합하여 '첨단기술을 이용하여 자유로이 이동하며 일을 하는 사람들'이라는 의미로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라는 용어를 만들어 냈다. 공간적인 이동뿐만 아니라 특정한 삶의 방식에 매달리지 않는 디지털 노마드인 현대인들에게 집은 더 이상 의식주를 해결하고 가족과의 공동생활을 하는 과거의 보금자리가 아니다. 『Floating Nest』展은 세 작가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제시하는 거주 공간과 우리 주변 환경에 대한 해석이다.
박은영은 도시를 이루는 구조물들이 다양하고 복잡하게 변모해 가는 것과 대조적으로 사라지거나 파괴되고 잊혀져가는 것들에 주목한다. 바벨탑과 같이 상상 속에 존재하거나 확인되지 못한 구조물 혹은 월드 트레이드 센터와 남대문처럼 사라지거나 파괴된 건물들을 함께 엮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인간의 자취를 볼 수 없는 삭막한 'Ghost City' 설치 작업을 통해 작가는 가볍게 보아 넘긴 주변 환경을 환기시키며 우리의 일상을 되돌아보게 한다.
변지희의 큐브 보따리는 일정한 정육면체 모양의 견고한 형태와 그 속에 담긴 지각적 자유의 충돌을 대조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보따리에 싸인 정육면체의 견고한 상자들은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며 자리 잡고 있는데, 각각의 상자는 다른 듯 같고 같은 듯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잠재적 이동을 내포한 보따리는 삶의 한계성이 느껴짐과 동시에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세상과의 연결고리를 암시하며 닮은 듯 다른 상자들을 감싸 안는다.
홍지희의 설치 작업 '마음의 바람'은 외부 환경에 의해 변화하고 술렁이는 현대인의 모습과 닮아있다. 시들어 가는 풀잎과 껍질뿐인 하얀 조개가 유리로 만든 작은 집에서 하얀 천을 덮고 있다. 조직에서 떨어져 나와 생명력을 잃은 나뭇잎과 누군가의 집이였던 조개껍데기는 바람에 흩날리는 흰 천과 함께 흔들리고 술렁이며 한없이 슬퍼 보이기도 기뻐 보이기도 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이곳에도 저곳에도 마음 둘 곳을 찾지 못하는 싱숭생숭한 현대인의 모습이 이러하지 않을까? ■ 안세은
Vol.20100411h | Floating Nest-박은영_변지희_홍지희展